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대학 1학년을 마치자마자 세상이 닫히는 경험을 한 세대입니다. 강의실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배워야 할 시기에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화면 너머의 얼굴들만 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일을 배우기 전에 '사람'을, 그리고 '세상'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을요. 책과 강의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망설이다 용기를 냈습니다. 낯선 분들께 먼저 커피챗을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4가지를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1. 거절당하면 어떡하죠?
Q. 용기 내서 요청했는데 거절당하면 너무 상처받을 것 같습니다.
거절은 상처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제 경험상 10명에게 요청하면 3~4명이 응답하고, 그중 1~2명이 실제 커피챗으로 이어집니다. 나머지는 바쁜 일정이나 개인적인 사정처럼 저와 무관한 이유로 답이 없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답장이 오지 않을 때마다 '내가 부족해서일까' 하고 위축됐습니다. 정성껏 쓴 메시지에 며칠째 답이 없으면, 다음 사람에게 보낼 용기가 사라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응답률을 그저 숫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무응답은 거절도 아닙니다. 그저 상대의 받은편지함이 바빴을 뿐입니다. 거절은 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상대방의 상황일 뿐입니다. 10번 중 6번이 무응답이어도, 남은 만남이 제 시야를 통째로 바꿔놓았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두드리면 성공률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2. 막상 만나면 무슨 질문을 해야 하나요?
Q. 어렵게 자리를 만들었는데,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막막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질문은 상대방의 경험과 통찰을 끌어내는 개방형 질문입니다. '예/아니요'로 끝나는 질문보다 '어떻게', '왜', '무엇을'로 시작하는 질문이 대화를 훨씬 풍부하게 만듭니다.
특히 그 사람만이 답할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을 물어야 합니다. "조언 좀 해주세요" 같은 막연한 질문 대신, "그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라고 물으면 대화의 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번은 전혀 다른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께 "그 일을 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으셨나요?"라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잠시 멈칫하시더니, 명함에는 절대 적히지 않을 진짜 이야기를 꺼내주셨습니다. 그 30분이 제가 막연히 동경하던 직업의 민낯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알던 '직업'과 '삶'의 범위가 얼마나 좁았는지 깨달았습니다. 좋은 질문 하나가, 책 한 권보다 넓은 세계를 열어줍니다.
3. 첫 만남이 너무 떨립니다
Q. 긴장을 줄일 방법이 있을까요?
긴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저 역시 첫 커피챗을 앞두고 카페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문을 열기 전 휴대폰으로 상대방의 프로필을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찾은 방법은 세 가지였습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만나기 직전 심호흡을 하고, 속으로 저를 응원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어색했던 첫 대화도, 돌아보면 모두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실제로 제 첫 커피챗은 질문 순서가 꼬이고 침묵도 길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오히려 그 어설픔을 편하게 받아주셨고, 저는 그제야 상대도 완벽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횟수가 쌓일수록 저는 낯선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끌어가는 일에 익숙해졌고, 어느새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제 무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떨림은 줄어들고, 대화의 근육은 늘어납니다.
4. 얼마나 자주 하는 게 좋나요?
Q. 커피챗의 적정 빈도가 궁금합니다.
빈도는 각자의 시간과 에너지, 목표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너무 잦으면 피로가 쌓이고, 정작 대화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소화할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제 경험상 주 1회 또는 격주 1회가 가장 균형 잡힌 빈도입니다.
한때 의욕이 앞서 한 주에 세 번씩 약속을 잡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많이 만났지만, 정작 어떤 대화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만남이 소비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정도 간격이어야 만남에서 얻은 통찰을 정리하고, 실제 제 삶과 일에 적용해볼 여유가 생깁니다. 커피챗은 명함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양보다 소화가 중요합니다.
5. 만나기 전, 이것만은 준비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실제 커피챗 직전에 제가 반드시 거치는 준비 과정을 하나 덧붙이고 싶습니다.
저는 만나기 전에 상대방의 링크드인 프로필과 최근 글 5개를 꼭 읽고 갑니다. 그러면 그분이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무엇에 몰두하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그 위에서 정말 궁금한 질문 2~3개를 미리 골라 가져갑니다. 막연한 질문이 아니라, "최근에 ○○에 대해 쓰신 글을 봤는데, 그 결론에 이른 계기가 궁금합니다"처럼 구체적인 질문이 됩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상대도 '이 사람이 나를 제대로 보고 왔구나' 하고 마음을 엽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중요합니다. 질문을 던진 뒤 답을 듣기만 하고 끝내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가 제게 질문을 되돌려줄 때 성실히 답하고, 또 그 답에서 다음 질문을 이어가야 합니다. 커피챗은 정보를 받아오는 인터뷰가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일방적으로 묻기만 하면 상대는 면접관이 된 기분을 느낍니다. 주고받는 흐름이 생길 때, 비로소 한 번의 만남이 오래가는 인연으로 남았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저는 수많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분들의 삶을 한 조각씩 들여다보며, 제가 아는 세상의 범위는 분명히 넓어졌습니다. 코로나로 닫혔던 문을, 결국 커피 한 잔이 다시 열어준 셈입니다.
커피챗도 하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오늘 한 가지만 점검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가장 궁금한 분야의 사람이 떠오르시나요? 그렇다면 그분의 링크드인 프로필부터 열어, 보낼 메시지의 첫 문장을 적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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