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이 작품을 볼 때 선호하는 캐릭터 유형은 무엇인가요? 에디터 비아는 선역도 좋아하지만, 매력적인 악역도 참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악역을 떠올리면 늘 따라오는 색상이 하나 있을 텐데요. 바로 초록색입니다. 말레피센트, 조커 등 당장 떠오르는 캐릭터가 꽤나 많지 않나요? '악당들은 왜 늘 초록색일까?' 이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오늘의 이야기가 구독자님께 해답이 될지도 몰라요.
구독자님은 추억의 애니메이션, <티미의 못 말리는 수호천사>를 기억하시나요? 니켈로디언 코리아가 2022년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더는 TV에서 이 프로그램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네모바지 스폰지밥>과 함께 추억 속에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는 니켈로디언 시리즈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난 11월, 넷플릭스에서 <티미의 못 말리는 수호천사>의 후속작인 <못 말리는 수호천사: 새로운 소원>을 공개했습니다. 이 작품은 전작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딤스데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주인공 '티미'는 등장하지 않지만, '헤이즐'이라는 소녀가 새로운 주인공이 되어 코스모, 완다와 함께하게 됩니다. 전작과 다르게 3D로 작업이 진행됐는데, 조금씩 달라진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주인공과 배경, 작업 스타일 모두 모두 전작과 달라졌지만, <못 말리는 수호천사: 새로운 소원>에서 변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요. 바로 '초록색'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작품에서 악역이 능력을 사용할 때나 공간을 묘사할 때, 부정적인 느낌을 표현할 때면 어김없이 초록색이 등장합니다.
사실 이건 이 작품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에요. 서양에서는 유규하게 초록색을 부정적인 묘사에 사용해 왔기 때문이죠. <해리 포터>의 슬리데린, 마블 시리즈의 로키, <라이온 킹>의 스카 등 서양의 콘텐츠에서 악역을 초록색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요. 이건 서양 문화권에서 녹색이 '악함', '역겨움' 등의 의미를 가진 색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랍니다.
초록색은 어쩌다가 부정적인 상징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을까요?
흔히 초록색 하면 '자연'을 떠올리곤 하지만, 사실 초록색은 그 어떤 색보다도 '인공'적인 색이랍니다. 사람들은 아주 오랫동안 자연의 초록색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지만 미흡한 염색 기술 때문에 색을 구현하는 일은 어려웠고, 원래의 빛이 바래는 현상이 잦았답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인들은 녹색을 안정적인 색이 아니라 '수시로 변화하는 색'으로 인식하게 됐죠.
기독교의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었는데요. 성서에서는 두 가지의 재료를 섞어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금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두 가지 색의 혼합이 창조주가 구현한 질서를 위반한다고 여겼고, 이를 불길한 행위로 생각했다고 해요.
역사적으로도 초록색은 기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답니다. 십자군 전쟁 당시, 기독교와 무슬림은 적대관계였는데요. 이슬람 국가는 무함마드의 영향으로 초록색을 신성시했기 때문에, 중세 유럽에서 초록색은 악마와 깊은 관련이 있는 색으로 여겨지게 됐죠. 마이클 파처의 작품 <성 볼프강과 악마>에서도 악마를 초록색 피부로 묘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기독교에서는 혼색(混色)을 금했지만, 이에 대한 금기는 르네상스 이후부터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점차 다양한 초록색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1775년, 스웨덴의 과학자 칼 빌헬름 셸레가 비소를 연구하던 중 초록색 염료를 발명했고, 이는 셸레 그린(Scheele's green)이라고 불리게 됐죠. 약 500톤에서 700톤에 이르는 셸레 그린이 영국에서 생산되었고, 셸레 그린은 벽지, 옷감, 식용색소 등 생활 속 모든 곳에서 활용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독성을 함유하고 있었던 셸레 그린은 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길로 이끌었어요.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건 이 색상을 활용해 만든 벽지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답니다. 일련의 사건 이후로 초록색은 사람들에게 위험한 색상으로 인식되게 되었죠. 서양에서 부정적인 묘사에 초록색을 사용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랍니다.
색채 전문가 미셸 파스투로의 말처럼, 색은 그저 빛의 파장에 대한 눈의 반응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침투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색을 인식하는 방법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지도 몰라요.
뮤지컬 실사화 영화 <위키드>가 지난달 20일 개봉했습니다. 영화 에에올(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에 출연한 배우 양자경과 브리저튼 시즌2의 남자주인공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조나단 베일리, 그리고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출연하는 초호화 캐스팅과 브로드웨이에서 이미 인정받은 탄탄한 스토리라인으로 큰 기대를 모았는데요. 2시간 40분의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마니아들과 n차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봉 6일만에 70만 돌파, 누적 관객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 성적을 써내려가고 있어요.
<위키드>는 미국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스핀오프로, 자신의 잠재된 힘을 깨닫지 못한 엘파바와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글린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우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박혜나, 정선아, 고은성, 남경주, 정영주 등 한국의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참여한 더빙 버전 역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시즌2 개봉이 2025년이라 인터미션이 길다는 점이 제일 아쉽다는 영화 <위키드>, 자막판과 더빙판 중 취향에 맞춰 극장에서 연말맞이 브로드웨이 뮤지컬 한 편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요즘 연말을 맞아 브랜드마다 진행되고 있는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 리드나이터도 한 번쯤 보셨을 것 같은데요. 업체 입장에서는 새해가 오기 전에 남은 재고들을 정리할 수 있고, 소비자는 특별 할인된 가격으로 연말 쇼핑이 가능하다 보니 매년 이 기간을 이용해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날이 동시에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즉 ‘Buy Nothing Day’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은 1992년 캐나다의 예술가 테드 데이브가 물질주의와 과잉 소비를 비판하며 하루동안 소비를 멈추자는 제안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소비를 통해 느끼는 행복감은 짧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고 오래 지속되니, 불필요한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필요한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 이외에 과시하거나 유행에 편승하기 위해 하는 소비 대신 우리 자신을 진정 기쁘게 하는 일들로 찾으며 올 겨울을 나보는 건 어떨까요? 더 따뜻하고 웃음이 나오는 연말이 될거에요!😊
⭐️ 더 많은 리드나잇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