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구독자님은 혼자인가요? 화면에 비친 빛이 희미하게 손끝을 비추고, 고요한 방 안에는 당신의 숨소리만 울려 퍼집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분명 주변엔 아무도 없는데, 어딘가에서 구독자님을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아마도 착각일 겁니다. 어둠 속에서 상상이 커지는 건 흔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혹시, 방금 등을 스친 건 옷자락이 맞나요? 문득 화면 아래에서 잠시 어른거린 그림자는?
괴담은 종종 우리의 현실을 침범합니다. 두려움에 빠지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그 매력. 오늘은 최근 크게 흥행 중인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와 함께 그 묘한 쾌감을 탐구해 보려 합니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스릴러 장르의 웹소설로, 사전 연재가 시작되자마자 현대 판타지 장르에서 최단기간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사람들이 마음껏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인터넷 괴담 위키 ‘어둠탐사기록’. 주인공 ‘김솔음’은 어둠탐사기록을 테마로 한 팝업 이벤트에 갔다가 괴담에 빙의되고 마는데요. 괴담 탐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신입사원이 된 ‘김솔음’. 문제는 주인공이 자타공인 쫄보라는 사실입니다.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회사에 출근하며 오늘도 ‘김솔음’은 간절하게 외칩니다. “집에 보내주세요, 제발.”
귀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뛰고 몸이 굳지만, 괴담 팝업 이벤트는 소중한 연차까지 내고 갈 정도로 좋아하던 주인공. 저 또한 주인공 못지않은 겁쟁이임에도, 요즘 아날로그 호러에 푹 빠져 있는데요. 무섭지만 끌리는 심리, 우리는 왜 괴담을 듣고 싶어 할까요?
인간의 감정 중 공포는 가장 오래된 진화적 기원을 갖는 감정으로 위험에 신속히 대응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의 경험 또는 트라우마를 통해 공포를 학습하는데요. 흥미로운 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상에 대해서도 공포를 느낀다는 점이에요. 이는 생득적 해발 기구라 하는 진화심리학과 동물행동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특정 자극에 대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행동 기제를 의미합니다. 높은 곳에서 두려움을 느끼거나, 뱀, 불, 뾰족한 사물 등을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반응도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이처럼 공포라는 감정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이며,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결국 유쾌함보단 불쾌함에 가까운 감정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공포는 강렬한 스릴과 긴장감을 통해 특별한 쾌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 흥분-전이 이론
공포물을 볼 때 우리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작품 속 귀신 또는 살인마를 대상으로 고조됩니다. 그러나 작품이 끝나면서 이 대상들은 사라지고, 함께 상승했던 긴장감도 해소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돌프 질만의 흥분-전이 이론이 작동합니다. 초기의 부정적 정서(공포와 스트레스)가 새로운 정서(희열과 안도감)로 전환되며, 관객은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 안전한 두려움
실제로 위험에 처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하는 두려움은 "안전한 두려움"을 제공합니다. 이는 뇌가 긴장 상태를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아드레날린)을 분비하고, 이후 안정감을 되찾는 과정에서 강렬한 쾌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인데요. 우리의 뇌는 위협이 가상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실제 위험을 느끼는 상황보다 생리적 각성이 빠르게 해소되도록 합니다. 결과적으로 긴장감이 희열로 전환되어 스트레스 해소와 동시에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러한 심리현상으로 인해 괴담은 위험을 피하는 지침이 되는 동시에 쾌락을 전달하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한때 괴담은 어두운 밤, 모닥불 주변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경험과 상상을 엮으며 즐기던 담화였는데요. 시대가 변하며, 괴담을 향유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현대의 괴담은 인터넷이라는 무대를 통해 더 넓은 세계로 퍼지고, 개인의 상상을 넘어선 집단 창작의 장으로 자리 잡게 됐어요.
인터넷상에서 괴담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SCP 재단입니다. SCP 재단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괴담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오픈소스 공포 위키로, 가상의 초자연적 현상이나 괴물을 수집하고 격리한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 SCP 개체에는 상세한 배경, 과학적 격리 절차, 또는 감동적인 서사가 담겨 있어 독자들이 마치 실제 비밀 기밀 문서를 읽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정말 많은 소재가 있지만 간단하게 몇가지를 소개해드리자면, 평범해 보이는 '대문 앞 주차 금지' 표지판(SCP-399-KO)에 이를 무시하고 그 앞에 주차할 시 차량이 설명할 수 없는 방법으로 파괴되는 괴담, '모든 장기 삽니다'라는 광고 전단지(SCP-424-KO)로 전화를 거는 순간 장기 이식에 연루되어 특정 신체 기능을 상실하는 괴담 등이 있어요. 평범한 일상에서 출발해 공포로 전환되는 SCP 재단의 매력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 공포를 즐기는 독자들이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직접 창작자가 되어 이야기를 확장시킬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다만 해당 위키 유저가 늘어나며 더 많은 설정이 덧붙기 시작하고 과도한 정보 속에서 긴장감을 잃어 초기의 강렬했던 매력이 옅어졌다는 평도 다수 존재해요. 공포란 때로 알 수 없기에 더 두려운 법 아닐까요?
괴담은 단순히 두려움을 넘어,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지 못하는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시대를 거쳐 우리 곁에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도시 전설들. 당신은 어떤 괴담에 끌리시나요?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에 앞서 <오징어 게임: 모바일 서바이벌>을 발표했습니다. 이 게임은 32명이 참여하는 파티 로얄 대결 게임으로, 넷플릭스의 게임 스튜디오인 보스 파이트(Boss Fight)에서 개발했습니다. 원작 시리즈의 명장면을 재현한 챌린지와 새로운 장애물 코스에서 친구들과 함께 협력하거나 경쟁하며 최고의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도전을 펼칠 수 있다고 하네요. 넷플릭스는 이 게임만의 특징으로 다양한 챌린지와 일일 미션 및 테마 이벤트, 더불어 광고 및 인앱 구매가 없다는 점을 언급했는데요, 원작 드라마에 등장했던 게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코스가 포함되어 보다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며 무엇보다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 시청 전, 게임으로 먼저 원작을 몸소 즐겨보는건 어떨까요?👾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를 앞두고 3주 전 발표한 공식 티저에 이어, 오늘 공식 메인 예고편을 발표했습니다. 공개 3시간 만에 조회수 약 15만 회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했는데요,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과 함께 시즌 1에서 우승자로 남았던 기훈(이정재)의 귀환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팬들의 기대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기훈은 의문의 리무진에 탑승해 프론트맨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게임에 참여하기로 결심하며, "난 그 게임을 멈추려는 거야"라는 강렬한 의지를 드러냅니다. 반면, 프론트맨은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게임은 끝나지 않아"라며 게임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 두 사람 간 대립 구도를 암시합니다. 특히 프론트맨의 "456번, 게임에 돌아온 걸 환영하네"라는 대사를 통해 기훈과의 본격적인 대립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더불어 예고편 곳곳 새로운 게임과 참가자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장면들이 담겨 있어 기대를 더합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오는 12월 26일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케빈이 아닌 기훈과 함께 보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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