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반갑습니다.
뉴스레터의 이름을 Life Interest, 이메일은 lifeinterestsquare@gmail.com 으로 지었습니다. 약간의 언어 유희인데요, Interest는 관심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은행에서의 이자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매일 나아지는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루하루 지나며 조금씩 성장에 가속도가 붙는, 마치 복리 같은 효과를 얻는 삶을 바랍니다.
시간을 쏟아붓기
성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2010년 즈음에는, 더 잘하고 배우고 싶은 영역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느끼고 배우기 위해서는 결국 고민하고 실제로 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마침 그 즈음 읽었던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을 주장했습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무릎을 탁 쳤죠. 다양한 매체에서 시간을 들이는 것의 중요성만 언급할 뿐, 정확히 얼마나 시간을 써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만 시간”이라는 수치적 목표를 얻은 순간 동력이 생긴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1만 시간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진짜 시간만이 답일까?
그렇게 몇년 정도 보내니 너무 지치더군요. 우선 취업 등으로 인해 절대적인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여전히 성장한다는 느낌이 있으면 동기 부여가 되었겠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좀 쉬기도 해보고, 아예 다른 주제를 새로 배워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단순히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는 전제가 아주 잘못되었다” 였습니다.
어떤 개념을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 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표현하라고 했을 때, (a)과 같은 1차원 그래프를 생각합니다. 지식에는 순서가 있다, 지식은 축적된다와 같은 이야기를 굳게 믿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점차 성장해 나가리라 믿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일견 합당해 보입니다. 우리가 겪은 모든 교과 과정에는 커리큘럼이 존재하고, 이 커리큘럼은 순서에 따라 여러 과정을 학습하도록 유도하거든요. 순서가 있다고 느끼는 게 합당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순서를 거친 사람, 많은 시간을 들인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b)처럼 그래프 사이를 얼마나 많이 연결짓는지가 진정한 학습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절대적 시간이 많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마침 “1만 시간의 재발견” 이라는 책에서, 위에서 언급한 책 “아웃라이어”에서 범한 오류를 정정해 주더군요. 저자 안데르스 에릭손 박사에 의하면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오해는 바로 “시간만 쓰면 된다”라는 생각에서 온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사용한다고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연습 과정을 통해서 실력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의도적인 연습” 과정이 요구하는 항목이 꽤나 흥미롭습니다. 일단 뭘 할지 잘 정의되어야 하고, 난이도가 너무 쉽거나 어렵지 않아야 하며, 적절한 시점에 주어지는 피드백이 있어야 하고, 반복 및 실수 교정의 기회가 필요합니다.
운동을 배워보신 적 있나요? 처음엔 끙끙대지만, 적절한 지도나 경험 후에는 바로 감을 잡고 쉽게 수행해보신 경험을 한번쯤은 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의도적 수련 과정의 항목을 살펴보면 운동은 아주 좋은 의도적 수련의 예시입니다.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하고, 적절한 난이도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으며(무게), 적절한 피드백을 받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쉽고, 반복 및 실수 교정의 기회가 사실상 무한합니다.
이 실행 > 피드백 > 반복과 실수 교정 과정은, 우리가 어떤 개념을 다른 개념과 연결시키기 위해, 즉 이해하기 위해 뇌에서 적극적으로 하는 과정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유사하다고 느껴지는 개념을 보고, 실제 비교해 본 후, 동일하거나 틀린 부분이 있다면 고쳐나가는 과정이죠. 그래도 어려우면? 난이도를 조절해 보는 겁니다. 개념을 약간 쪼갠 후 그 부분에 대해 이해해보기 시작하는 식으로요.
아는 것을 이용한 사고의 확장
이런 식으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을 학습 전이라고 합니다. 한 분야의 대가들이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미 새로운 현상을 해석하기 위한 비유들이 머리속에 가득하게 있는 것이죠.
비록 대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본인이 경험한 사실이나 잘 아는 지식에 빗대어 개념을 배울 때 훨씬 빠르고 잘 익힙니다. 저는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라도 적당히 프로그램을 하나 구현할 수 있을 정도가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언어에서 바뀌지 않는 기본 틀이 있고, 거기에서 언어만의 특성을 하나 둘 붙히는 식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순간 따로 찾아보지 않고 개발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기본 틀”과 같은 것을 안데르스 에릭손 박사는 “심적 표상”이라고 부르더군요.
복리의 삶으로
머리 속에 다양한 표상을 지니고, 다양한 과정에서 해당 표상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속도가 더 붙겠죠. 저는 이 점이 성장을 복리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아인슈타인의 이야기처럼 복리의 마법이 벌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늘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크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도 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회사 일도 해야 하고, 공과금도 처리해야 하고, 집도 청소해야 하고, 잠도 자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도 보내야 합니다. 이런것들을 포기하게 된다면 못 살지야 않겠죠, 다만 오랜 기간 유지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 분야에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기에, 어떻게 하면 더 이런 고민을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였고 크게 다음과 같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 더 잘 학습한다
해서 이 두가지 주제를 어떻게 점차 최적화 해 나가는지를 고민해 볼까 합니다. 이 뉴스레터는 이러한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같이 만들어 나가는 뉴스레터가 됐으면 합니다. 이런 주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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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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