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두 개의 강렬한 이미지와 마주했다. 하나는 시골 식당이고, 다른 하나는 깊은 우물이었다. 이 이미지들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나의 삶의 방향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시골 식당의 지혜
오늘 영성지도 시간에 내 마음에 떠오른 이미지는 한 시골 식당이었다.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에 위치했지만, 그 맛과 분위기로 입소문이 자자한 작은 식당.
주인장은 매일 아침 정성껏 고른 신선한 재료로 몇 가지 요리만을 준비한다. 메뉴는 제한적이지만, 그 깊이는 도시의 어떤 유명 레스토랑보다 깊다.
이 식당의 특별함은 바로 그 '경계'에 있다.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손님의 수, 준비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정해져 있다.
식재료가 떨어지면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용기. 이 절제 안에 깃든 진심이 식당의 진정한 가치다.
내가 꿈꾸는 영성 공동체도 이와 같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을 다 품을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나눌 수 있는 몇 가지 삶의 코스, 침묵, 식사, 순례, 대화, 그 중심을 하나님께 드리는 삶이라면, 그 안에서 진정한 깊이와 은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담으려는 욕심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깊어질 수 있다.
시골 식당이 한계 안에서 깊이를 만들어내듯, 우리의 영성 공동체도 경계 안에서 성령의 흐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자연스러운 리듬 찾기
바쁨에 쫓기며 살아가다 보면, 나는 자주 나만의 고유한 하나님 안의 리듬을 잃는다.
마치 끊임없이 물을 퍼내는 것처럼, 내 영혼도 지치고 메말라간다.
그러나 진정한 풍요로움은 강요되지 않은 삶의 흐름, 곧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리듬 속에서 피어난다.
자연을 보면 계절은 서두르지 않고 순서를 따른다. 씨앗은 때를 기다리며 자라고, 밀물과 썰물은 제 시간에 드나든다.
이 모든 흐름 속에는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의 질서가 담겨 있다.
나의 삶도 그러하길 바란다.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 주는 시간과 받는 시간, 말하는 시간과 듣는 시간.
이 모든 시간이 하나님의 균형 안에서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나는 충만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건강한 경계를 세우는 은혜
나는 더 이상 모든 요청에 '예'라고 말하지 않을 용기를 배우고 싶다.
충분히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믿음, 쉼을 죄책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은혜의 마음, 그 안에서 하나님께 드려진 삶의 경계를 세우고 싶다.
하나님은 내가 끊임없이 퍼내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머물고, 쉬고, 다시 흘려보내는 존재로 창조하셨다.
경계는 억압이 아니라 자유의 시작이다. 그 안에서 나는 내 삶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
존재와 행위 사이의 고요한 대화
나는 종종 '더 많이, 더 잘' 해야만 하나님께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가 먼저 존재로 머무르길 원하신다. 그리고 그 존재에서 나오는 행위만이 진정한 열매를 맺는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는 나의 내면에 존재하는 두 흐름을 보여준다. 행동하는 나, 경청하는 나.
하나님은 마르타를 정죄하지 않으셨다. 다만 "한 가지 필요한 것"을 보여주셨다.
나도 이제,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행위, 쉼에서 흘러나오는 창조성, 기도에서 비롯된 분별력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깊은 삶의 몇 가지 코스
나는 더 이상 모든 것을 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몇 가지 삶의 코스에 집중하기로 한다.
침묵, 경청, 분별, 내어맡김, 섬김.
이 몇 가지 흐름을 하나님께 드리는 중심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은 깊어지고, 공동체는 더 정직하고, 단순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모든 것을 품으려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 안에서 진정한 것을 선택하는 삶.
그 안에서 우리는 더 깊은 자유, 더 충만한 기쁨, 그리고 더 창조적인 여백을 회복할 수 있다.
새로운 하루를 여는 고백
나는 이제, 매일 아침 이렇게 고백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나는 사랑받는 존재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과 함께, 작게, 조용히, 진실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이것이 덜 이루는 삶이 아니라, 더 깊이 이루어지는 삶이다.
비워내는 가운데, 하나님의 충만이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 영혼의 우물이 마르지 않게 하라. 그 깊이에서 솟아나는 물은 당신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목마름을 채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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