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한때는 중심이라 여겼던 자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변두리의 풀잎처럼 조용히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주변의 공간에서 저는 깨닫습니다.
중심과 주변이란 어쩌면 우리가 만든 허상이 아닌지를.
사람들은 내 이름을 부르지 않고
내 목소리는 시장통 소리에 묻혀 사라지지만
이 소외의 공간이 저에게는 오히려 자유의 공간임을 알게 하십니다.
여기서 저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습니다.
주님, 당신은 아십니다.
세상의 중심이 어디인지를,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임을,
가장 멀리 있는 것이 가장 가까이 있음을.
내 안의 오래된 수치심과 두려움이
아침 안개처럼 걷히게 하소서.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 저를 증명하려는 조급함 대신,
진정한 연대와 공감의 언어를 배우게 하소서.
주변에 선 자로서의 예언자적 시선과
중심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주시어
작은 일상에서도 깊은 의미를 발견하게 하소서.
오늘도 한 번의 숨결로
나는 당신 안에 있고
당신은 내 안에 있음을 기억합니다.
변방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오히려 더 넓고 깊은 진실을 담고 있음을,
저의 자리가 어디이든, 그곳에서
작은 등불이 되어 묵묵히 빛을 발하는
참된 삶의 방식을 터득하게 하소서.
자존감이 흔들릴 때마다
제 안에 이미 주신 고요와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소서.
저를, 지금 이 경계에 선 모습 그대로,
성스럽게 빚어가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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