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첫째 주 - 겨울이 지난 후

죽은 것 같았던 지면에 꽃이 피어나는 계절에 대하여

2026.05.03 | 조회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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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난 후

 

작년 봄이 기억난다. 죽었는지도 모르고 죽어 있었던 나를 하나님은 아가서의 말씀으로 깨우셨다. 그때 봄의 풍경은 유난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풍경을 통해서 하나님은 나에게 창조의 목적을 가르쳐 주셨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적기 시작한 묵상 글이 하나 둘씩 쌓였고 그 사이에 시간은 꾸준히 흘러 다시 봄이 돌아왔다.

하나님께서 절기를 주신 것은 때에 따라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이유라고 한다.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념일을 챙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겨울의 막바지에서부터 내 마음이 혼자 들떠 있었다. 추운 겨울 동안 마치 죽어 있는 것 같았던 지면에도 곧 새순이 돋고 꽃이 피어날 것이다. 하나님과 나의 이야기가 시작된 중생(重生)의 감격을 일깨우는 봄이 다가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세상을 붙드시고 또 나를 붙들고 계시지 않는 한 당연한 것은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 끝나던지 내 삶이 끝나던지 하는 것이다.

어떤 목사님께서 천사들이 가르쳐준 기적의 의미를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흔히 병이 치유되고 물이 포도주가 되는 등의 특별한 사건들만을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천사들 입장에서는 매일 해가 뜨고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는 것이 가장 큰 기적이라고 한다. 하나님 앞에 패역하고 완악한 죄인일 뿐인 인간들을 위해서 하나님이 새로운 하루를 다시 허락하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연장해 주신다는 것이 놀라운 기적이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천사들에게는 그런 기적이 허락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인간이 도대체 어떤 은혜를 누리고 있는지를 우리 자신만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들은 혈육에 함께 속하였으매 그도 또한 한 모양으로 혈육에 함께 속하심은 사망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이 하시며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 주려 하심이니
이는 실로 천사들을 붙들어 주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아브라함의 자손을 붙들어 주려 하심이라

히브리서 2:14-16

하나님이 범죄한 천사들을 용서치 아니하시고 지옥에 던져 어두운 구덩이에 두어 심판때까지 지키게 하셨으며

베드로후서 2:4

 


 

오히려 인간은 기적이 반복되면 감사하지 못하고 안일해진다. 2000년 이상 반복됐으면 이제는 그냥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언약은 신실하시며 반드시 이루어진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의 끝이 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 더 기적이 이어지는 이유를 거듭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직 돌아와야 할 사랑하는 영혼들이 내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그냥 하루라도 빨리 예수님과 함께하는 천국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이 세상에 남은 단 하나의 미련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영혼들에 대한 미련이다.

「고도를 기다리며」 같은 글을 통해 공허한 말을 마음에 심는 사람들이 이 미련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인내를 조금도 가늠하지 못하면서 조롱하는 이들을 볼 때 나는 기도한다. 나도 저들 중 하나였는데, 내가 구한 적도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찾아와 깨워주신 그 말도 안 되는 은혜를 저들에게도 부디 허락해 달라고.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 없이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달라고 말이다.

먼저 이것을 알찌니 말세에 기롱하는 자들이 와서 자기의 정욕을 좇아 행하며 기롱하여
가로되 주의 강림하신다는 약속이 어디 있느뇨 조상들이 잔 후로부터 만물이 처음 창조할 때와 같이 그냥 있다 하니
이는 하늘이 옛적부터 있는 것과 땅이 물에서 나와 물로 성립한 것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 것을 저희가 부러 잊으려 함이로다
이로 말미암아 그때 세상은 물의 넘침으로 멸망하였으되
이제 하늘과 땅은 그 동일한 말씀으로 불사르기 위하여 간수하신바 되어 경건치 아니한 사람들의 심판과 멸망의 날까지 보존하여 두신 것이니라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이 한가지를 잊지 말라
주의 약속은 어떤이의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치 않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베드로후서 3:3-10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아름다운 생명의 계절을 다시 맞이하면서, 작년 이맘때쯤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던 찬송을 떠올려 본다. 한때 많이 들었던 노래에는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타임머신 같은 효과가 있다고들 한다. 내게는 이 찬송이 그렇다. 노래 중의 노래, 신부를 향한 사랑의 노래를 들으면서 지난 봄 나를 깨워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겨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시 오실 예수님을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와 연습을 한다. 당연한 것 같았던 세상의 모든 것들이 불타 없어지고 난 후에도 유일하게 남을 것은 우리의 마음이라고 했다. 그 마음에 주님을 향한 사랑만이 날마다 채워지기를 기도한다.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나로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아가 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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