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셋째 주 -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누구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계신가요?

2025.06.15 | 조회 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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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의 발자취

매주 일요일 저녁, 한 주 간의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정리한 글귀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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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얼마 전 노트북이 고장났다. 마시던 음료를 무심결에 쏟아버린 것이다. 화면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길래 일단은 전원을 완전히 끈 후에 다음 날 서비스 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10일 정도 전원을 끈 채로 기다렸다가 백업을 시도해 보고, 안 되면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는데 비용이 250만원 정도 예상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노트북을 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 잘 고민해 보라고도 덧붙였다.

다름이 아니라 비용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줄줄 흘렀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현실에 대한 걱정이 다가오니 어김없이 마귀가 틈타 버린다. 이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으로 금세 이어진다. 잠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로 작업하며 보내는 나인데, 나의 몸과도 같은 노트북이 고장나도록 허락하시면 어떡해요? 게다가 얼마 전부터 복음을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이 컨텐츠도 노트북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데 어떻게 이러실 수 있나요? 그것도 하필이면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

그런데 내가 조금은 하나님 안에서 훈련받은 성과가 나타나나 보다. 적어도 겉으로는 화를 내거나 전전긍긍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내 마음 안에도 순전히 내 실수로 인한 일임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나님께서는 독사에 물린 바울을 기억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바울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 기적 가운데 전도 여행을 다닌다. 한 번은 배가 난파될 위기에서 겨우 땅을 찾아 상륙하는데, 이 섬에서 독사가 바울의 손을 물어버린다. 섬의 원주민들은 바울이 틀림없이 죄인이며 이로 인해 이런 일이 생겼고 그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바울은 담담하게 독사를 불에 떨쳐버릴 뿐이다. 몸에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고, 죽지도 않았다.

바울이 한뭇 나무를 거두어 불에 넣으니 뜨거움을 인하여 독사가 나와 그 손을 물고 있는지라
토인들이 이 짐승이 그 손에 달림을 보고 서로 말하되 진실로 이 사람은 살인한 자로다 바다에서는 구원을 얻었으나 공의가 살지 못하게 하심이로다 하더니
바울이 그 짐승을 불에 떨어버리매 조금도 상함이 없더라

사도행전 28:3-5

나는 곧 부끄러워졌다. 바울은 이방인의 사도로서 위대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면서 가진 것도 없이 다녔고 모진 시련을 다 겪었다. 오직 가진 것이라고는 자신의 몸 하나였을텐데, 그마저도 독사에 물린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나였다면 내 목숨을 위해 울고 불고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매달리고도 남았을 상황이다.

저희가 그리스도의 일군이냐 정신없는 말을 하거니와 나도 더욱 그러하도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뻔 하였으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번 맞았으며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는데 일주야를 깊음에서 지냈으며
여러 번 여행에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고린도후서 11: 23-27

나는 내 실수로 내가 가진 수많은 것들 중 노트북 하나 고장났다고 주님께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바울은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의연하다. 이전에는 이 말씀을 읽을 때 바울이 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대단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쩌면 바울은 그런 확신을 떠나서 목숨마저도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인정하는 완전한 순종을 보여주었던 것 아닐까? 죽더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죽는 것이고, 죽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할 일이 있으니 안 죽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의 영광을 위하여 하는 일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는 일의 결정적인 차이를 생각해 보았다. 나의 영광을 위하여 하는 일은 그릇되면 하나님을 원망한다. 그러면서 내가 하나님을 위해 하는 일인데 왜 이러시냐고 적반하장을 한다. 반면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는 일은 그릇되면 담담히 기다린다. 어떤 길로 인도하시든지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길임을 믿기 때문에 내 혈기로 앞서서 길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전서 10:31

하나님을 위해서 한다고 하는 일뿐만이 아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고 있는가? 나는 먹을 때면 나를 위해 맛있는 걸 먹으려 한다. 잠을 잘 때면 나를 위해 편하게 자고 늦잠도 자고 싶어 한다. 친구를 만날 때면 나를 위해 친구와 재밌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일을 할 때면 나의 커리어와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이 말씀을 적용하려고 봤더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는 조금도 하고 있는 게 없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가르쳐 주실 때, 반드시 삶에서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가르쳐 주시는 신실하신 분이시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도 한동안은 딱 3일만 기다렸다가 다시 노트북을 켜서 백업을 시도하려고 마음 먹었다. 왜냐하면 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 하는 수많은 일들이 있는데 10일을 기다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 밤 자기 전 성경 묵상을 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가운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였고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을 쳤으며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들이 유진하였고
구름이 장막 위에 머무는 날이 오랠 때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을 지켜 진행치 아니하였으며
혹시 구름이 장막 위에 머무는 날이 적을 때에도 그들이 다만 여호와의 명을 좇아 유진하고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였으며
혹시 구름이 저녁부터 아침까지 있다가 아침에 그 구름이 떠 오를 때에는 그들이 진행하였고 구름이 밤낮 있다가 떠 오르면 곧 진행하였으며
이틀이든지 한 달이든지 일년이든지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물러 있을 동안에는 이스라엘 자손이 유진하고 진행치 아니하다가 떠 오르면 진행하였으니
곧 그들이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을 치며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고 또 모세로 전하신 여호와의 명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을 지켰더라

민수기 9:18-23

진을 치며 머무르는 데 있어서 기간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직 그 판단의 기준은 하나님께서 구름을 통해 당신의 뜻을 나타내실 때 그에 순종하는 것 뿐이다. 얼른 가나안 땅으로 가야 되는데 어떻게 10일을 앉아서 기다리고만 있냐면서 나 혼자 길을 찾아보겠다고 또다시 나설 뻔했는데, 하나님은 나의 영광을 위해서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드러내신 것이다. 구름이 멈추어 있으면 10일이 대수가 아니라 1년이라도 기다리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방식이다.

지금은 모르겠다. 10일 뒤에 노트북을 켰을 때 서비스센터 직원의 말대로 백업이 안 되고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하나님 안에서 훈련해야 하는 부분은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깨달았으니 괜찮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나를 인도하시는 분이시며 그 길에 내가 순종하며 따라가기를 원하신다. 작은 일이지만 이런 훈련이 반복되고 쌓이면 장성한 자가 되고, 언젠가는 독사에 물려도 의연했던 바울의 털끝만큼은 닮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리니

에베소서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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