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의도에 서식 중인 몽글c입니다.
오늘은 🤖 AI 시대에 기존 🎨 디자이너들의 프로세스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디자인 프로세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발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Double Diamond Process, 사용자로부터 출발하는 User-Centered Design, Persona 개념으로 대표되는 Alan Cooper의 Goal-directed Design, 빠른 실행을 강조하는 Lean UX Process 등입니다.
시대가 바뀌며 다양한 프로세스들이 등장하고 발전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AI 시대에도 이러한 프로세스는 여전히 유효할까요?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계속 일해도 괜찮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AI가 무엇을 잘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만물박사’입니다. 디자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디자인 사조, 도구 사용법, 기존 UI 패턴까지 학습하고 있으며, 실제로 꽤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은데, 초안 만들어줘.” 몇 번의 대화를 통해 점점 정교화하고, 웹인지 앱인지 선택한 뒤 바로 배포하는 구조입니다.
디자이너, PM, 기획자, 개발자 구분 없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이 만들어지는 시대입니다.
다만,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AI가 UI를 만드는 능력은 충분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디자인 시스템,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 시장 환경과 사업 맥락까지 완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언젠가의 완성형’이 아니라, 그 방향으로 '어떻게 단계적으로 나아갈 것'인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AI 시대 디자인 프로세스는 다음 3단계를 거쳐 진화합니다.
1단계. AI를 사고 확장 도구로 활용하기 (AI Foundation)
첫 번째 단계는 AI를 ‘확장된 사고 도구’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AI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빠르게 제공합니다. 저는 이를 ‘확성기’라고 표현합니다. 내 생각을 증폭시키고, 예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까지 끌어내는 도구이죠.
이 단계에서 AI는 Double Diamond의 ‘발산 영역’에서 특히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AI는 툭툭 질문을 던지면 예상 밖의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똑똑한 파트너가 됩니다.
실제로 AI는 인간의 혁신 과정에서 아이디어 확장에 기여한다는 연구도 이미 존재합니다. 기존 Double diamond의 발산(Divergence) 영역을 더욱 두껍게 만들어줍니다. (아래 이미지의 파란색 영역)
(Expansion of the double diamond - JPIM, 2022)

현재 많은 조직이 이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회사에서 “AI를 업무에 활용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 프로세스 내 AI활용의 1단계로 이제 막 AI를 업무 향상에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일거예요.
2단계. AI를 업무와 프로세스에 통합하기 (AI Expansion)
박학다식한 AI를 조직과 프로세스에 서서히 녹이기 시작했다면, 아마 느끼셨을 것입니다. 똑똑하긴 하지만 아직 ‘사회화가 덜 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거짓말(Hallucination)을 잘하고 기대만큼의 맥락 이해도 부족합니다.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앱스토어 데이터를 분석하라고 하면 존재하지 않는 리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가상의 사용자 인터뷰에서는 갑자기 전문가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두 번째 단계에서는 AI를 얼마나 잘 학습시키고,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정교화하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이 지점에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과 AI가 할 수 있는 것을 명확히 나누기 시작해야 합니다.
기존의 Double Diamond는 인간의 사고에 의존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고 편향이 개입될 수 있는데요, AI를 활용하면 가설 설정, 데이터 분석, 프로토타이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수개월이 걸리는 사용자 인터뷰 대신 AI 기반 Synthetic Testing을 통해 몇 시간 만에 인사이트를 얻고 빠르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초기 단계부터 비즈니스 타당성과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검토할 수 있는 것이죠.
앞단의 문제 정의(Design the Right Thing)부터 최종 문제 해결(Design Things Right)까지 AI는 전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과 AI의 협업은 필수입니다. 인간은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복잡한 실행 단계에서 AI를 활용해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24년 Board of Innovation에서는 Double Diamond 이후 Stingray Model이 등장할 것이라 예측했으며, 이는 지금 이야기한 두 번째 단계를 잘 설명해줍니다.

3단계. AI 중심으로 프로세스 재정의하기 (AI Final Goal)
마지막 단계에서는 AI가 전문가 수준을 넘어, 별도 디자인 도구 없이도 prompt나 voice만으로 모든 디자인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기존의 Double Diamond나 앞서 언급된 Expansion of the double diamond, Stingray Model과 같은 ‘프로세스’ 자체가 의미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는 해당 모델들이 인간의 사고 속도와 자원의 제약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기존 디자인 프로세스는 잘못된 방향으로 갔을 때의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문제 정의와 검증 단계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이디어 하나가 떠오르는 순간, AI가 타당성 검토, 프로토타이핑, 비용 산정까지 동시에 수행하게 됩니다. 아이디어 하나가 곧 프로세스의 시작이자 끝이 됩니다.
물론 이 구조가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기존 프로세스의 에이전트화와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점점 디자인 프로세스는 ‘아이디어와 문제 정의’ 중심, 그리고 ‘비용 기반 의사결정’ 구조로 변화할 것입니다.
AI에게 제 생각을 전달하며 대화를 나누다보니, 아래와 같은 프로세스 컨셉을 제시해주었는데요, 재미있는 비유라 공유해봅니다.
Pinball Design Process
아이디어 하나가 튀어나오면 여러 AI 에이전트(리서치, 검증, 설계, 개발, 마케팅)에 부딪히며 순식간에 결과물로 만들어지는 프로세스. (아래 프로세스를 보면 전통적인 프로세스와 달리 에이전트들이 순식간에 아이디어(핀볼)를 튕기며 최종 결과물을 시뮬레이션 해줍니다)
결론: 디자인은 ‘만드는 것’에서 ‘선택하는 것’으로
AI 모델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성능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디자인 프로세스 역시 AI로 인한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어느때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우리는 그 변화에 따라 새로운 업으로의 변화를 맞닥드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프로덕트 레터 2회차에서 앞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은 '손에서 판단'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이야기드렸었는데요. 결국 디자인 프로세스 역시 ‘어떻게(How) 만드는가’에서 ‘무엇(What)’을 선택하고 조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중심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비용 효용에 따라 적절한 AI 에이전트를 배치하고 그들이 내놓은 수많은 결과물 중 비즈니스 가치가 높은 것을 골라내는 디자이너/PM의 ‘안목’이 디자인 프로세스의 전부가 될 지도 모릅니다.
Reference
- Expanded Double Diamond Model, JPIM (2022)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111/jpim.12656
- Board of Innovation, Stingray Model (2024) https://www.youtube.com/watch?v=1qwiU6jspKw
- The design process is dead (2026) https://youtu.be/eh8bcBIAAFo?si=fbmRzHmZURbdk2fk
📮 다음 호 예고
[8호] 데이터는 많은데, 왜 확신은 부족할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이제 너무 익숙한 말이 되었습니다. 지표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분석도 더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확신은 늘 부족합니다. 왜 우리는 데이터를 보면서도 결정을 더 어려워하게 될까요? 다음 글에서는 실험과 가설이 실제로 어디에서 힘을 잃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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