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보🧸

Mehr Licht가 뭐야? 대단한 사람들이지~

Mehr Licht는 2021년 12월 출범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의 유일무이한 공식 학회입니다. 저희 학회는 독어교육 관련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Forschung팀과 독어교육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Menschen팀으로 나누어, 행동하는 지성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Mehr Licht 정기세션 소개

모든 학회원들은 2주 간의 정기 세션 기간 동안 독일어 실력 향상과 시사 이슈에 대한 시각 확장을 위한 활동들을 진행합니다. 첫 번째 주는 기사 분석 세션으로, 발제자가 지정한 독일어 기사의 문장 분석을 통해 독일어 실력을 기르고, 기사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전개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됩니다. 두 번째 주에는 발제자의 진행에 따라 학회원들이 비대면 플랫폼에서 만나 찬반 토론, 소프로젝트 등 주제에 맞는 활동을 하며, 시사 이슈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함양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2월 6일부터 2월 13일까지의 세션 기록

2023년 2월 6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 동안 위 기사에 대한 분석과 내용 정리 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해당 기사는 아프리카에서 농업에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을 둘러싼 갈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농업 생산량 증가를 위해 살충제 사용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건강과 환경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두 입장의 대립을 담고 있습니다. 학회원들은 기사 내용을 요약하고, EU 내에서 금지된 살충제 성분 등을 알아보았으며, 나아가 독일 정부의 살충제 수출 금지가 적절한지에 대한 간단한 의견 역시 작성하였습니다. 또한, 분석자들의 해설을 보며 'der Dempf: 수증기, die Versorgungslücke: 공급 격차, spritzen: 주입, 주사하다' 등과 같은 단어를 학습하였습니다.

위 기사 분석 세션이 진행된 후, 2월13일, 학회원들은 줌에서 모여 비대면 소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의 대주제는 국제기구 회의로, 총 3개의 소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별로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타협점을 찾는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에서는 유엔식량농업기구를 대표하여 농업에서의 살충제 활용에 대해 승인되지 않은 살충제의 수출 규제와 스마트팜을 통한 안전한 살충제 활용 등을 제안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에서는 유엔환경계획의 입장에서 중국의 석탄 난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연도별 세부 목표를 세웠으며, 중국의 에너지 보급과 관련한 인프라 구축을 주장했습니다. 세 번째 그룹에서는 제화산업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점들을 국제노동기구라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했으며, 제화산업의 기형적 수익 구조를 바꾸고 다국적 기업이 노동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국제적 차원에서 감사를 보내는 등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소그룹 프로젝트를 끝내고 각 팀마다 토의한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며 세션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학회 이야기

오는 2월 27일, 3기 학회원들이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대면 세션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기 학회에서는 소그룹 프로젝트 활동이 비대면으로만 이루어졌던 만큼, 대면 세션에서는 줌에서보다 더욱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면 세션에서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세션 활동 외에 학회원들끼리의 단체 사진 촬영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소식은 다음 뉴스레터를 기대해주세요:)  

Menschen팀의 이야기

SNUDaF in Deutschland: 독일에 체류했던 독교인들의 이야기 4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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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6개월이 바꾼 나의 모습

안녕하세요 2022년 2학기 국외파견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독일 Bonn 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이창주입니다. 먼저 Mehr Licht, 그리고 메리보의 성공적인 행보를 축하하고 이렇게 저의 글을 실을 수 있음에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 5회차 메리보에서 Bonn이라는 도시와 Bonn Universität에 대해서 다룬 글 읽어보셨나요? 저도 바로 그곳에서 치열하게 살아내고 überleben 있습니다. 어느덧 파견 생활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지금, 제가 느낀 점, 저의 변화에 대해 풀어보겠습니다.

아무리 같은 교환학생이라도 각자의 생활은 아주 다른데요, 출발 전 저의 목표는 „강의실 밖에서 많이 배우자“였습니다. 그래서 단지 독일에 간다는 생각보다는 유럽에 6개월 다녀온다는 느낌으로 길을 나섰어요. 어느덧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스페인, 스위스 등을 누볐답니다. 마지막 한 달 동안은 영국과 이탈리아를 다녀올 거예요. 겨울학기 교환학생으로서 유럽의 흐린 날씨가 아쉽긴 하지만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특유의 감성을 맘껏 느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주도적으로 경험을 쌓았어요. 못생기고 조그맣지만 평화롭고 따수운 이 도시 본은 서독의 수도였기 때문에 유엔 캠퍼스도 있고 한국 대사관도 있습니다. 저는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에서 열리는 행사들을 직접 찾아서 참석했어요. 홈페이지도 계속 확인하고 나중에는 서기관님과 친해져서 다른 행사와 만찬에도 초청받았어요. 외교학과를 복수전공하는 저에게는 ‚통일연구세미나‘, ‚Green Job Talk Concert‘, ‚한국의 밤‘ 등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문화생활도 하려고 노력했어요. 독일어로 영화, 연극도 보고 여행하면서 미술관, 박물관도 많이 다녔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작품들을 직접 보니 신기하고 행복했어요. 예술 분야에는 문외한이지만 그 힘과 열정에서 저도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독교회에 다니면서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이유로 독일에 정착한 한국인들에게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았지요. 특히 독일 유학생, 독일 이민자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일어 능력은 수업보다는 사람, 실전을 통해 키웠습니다. 한국에서는 하기 힘든 경험을 하고 싶었거든요. 한국학과에 직접 문의해서 독일학생들과 탄뎀을 하고,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 직접 만나기도 했어요. 작년 5월에 제가 온라인으로 강연했던 베를린 학교에 방문해서 친구를 새로 사귀기도 했고요. 그래서 정석적인 표현보다는 유행어, 욕도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 이제는 독일인 친구들이 „어떻게 그런 말을 다 알아?“ 하고 놀라더군요.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영어보다는 독일어를 우선시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음식을 주문할 때는 물론이고, 경찰 앞에서도, 거주지 등록할 때도, 독일 대학교에 문의할 때도, 전화로도 독일어를 사용했어요. 사실 여기서는 일상을 살아가기에 한국에서 공부할 때보다 어려운 수준의 단어는 잘 안 쓰지만, 나의 생각과 요구는 모두 독일어로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나의 변화

유럽에 살면서 스스로의 모습이 참 많이 변했구나 느낍니다. 먼저, MBTI로 설명해보자면 ENFJ였던 제가 완전히 반대인 ISTP가 된 기분이랄까요. ‚창Jㅜ‘라고 불릴 정도로 계획형이었던 제가 유럽 기차의 연착, 취소, 그리고 말도 안 되는 행정 처리 덕분에 ‚창Pㅜ‘가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저를 만나면 창푸라고 불러주세요. 그리고 꽤나 시니컬해졌어요. 유럽의 겨울 날씨 때문일 수도, 진심과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 때문일 수도 있지요. 여기서의 실수, 덤벙거림은 한국에서의 그것과는 다르게 저의 체류, 생존 자체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래서 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해진 것 같아요. 다른 선배들의 말을 들어봐도 독일이 사람을 시니컬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사색하고 고민하고 파고드는 저 자신이 낯설면서도 반갑기도 합니다.

그리고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보다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되었어요. 가볍게 옷차림부터, 정치적, 종교적 사고에 이르기까지요. 처음 독일에 도착한 9월, 사람들의 개방적인 옷차림에 많이 놀랐었는데 이제는 신경도 쓰이지 않아요. 헤어스타일, 체형, 피부색도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이건 남들에게도 그렇고, 저 자신을 볼 때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에선 고민하던 옷들도 맘껏 입고 새로운 스타일도 시도해보았답니다. 나아가 많은 친구들을 만나며 한국에서는 예민할 수 있는 정치적, 종교적 대화를 자유롭게 나누게 되었습니다. 대화거리가 떨어졌을 때 민초 호불호, 깻잎논쟁을 꺼내던 예전과는 다르게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이야기를 부담없이 하고,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삶의 군상과 그에 따른 생각은 참으로 다채롭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독일에서 느낀 특이점

이 꼭지는 살짝 재미로 읽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독일, 유럽 교환생활을 하면서 특이하다고 느낀 점들을 풀어볼게요.

- 신호등: 독일은 그나마 유럽 중에서는 신호를 잘 지키는 편이에요. 독일에는 신호등 유무에 따라 횡단보도가 둘로 나뉩니다.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는 무조건 보행자가 우선이에요. 그리고 신호등이 있는 곳에는 버튼이 있는데 이걸 누르면 곧 파란불로 바뀐답니다. 기분 탓인지 정말 빨리 바뀌는 건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리고 보행자가 파란불에 출발했으면 횡단 중 빨간불로 바뀌더라도 보행자의 시간이에요. 서두를 필요가 없답니다.

- 바퀴친화적: 대중교통이 바퀴친화적이라고 느꼈어요. 도착 첫 날부터 대형 캐리어 3개로 공항~기숙사까지 아무런 불편이 없었습니다. 버스, 트램, U-Bahn모두에 계단이 없고 승하차 때 차체가 지면으로 기울어져요. 그래서 유모차, 휠체어, 캐리어가 다니기 편합니다. 다만, 유럽 특유의 돌바닥은 조금 적응이 필요할 거예요.

- 아이와 노인: 한국에서와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길거리에서 아이와 노인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건 바퀴(유모차, 휠체어)친화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독일에 와서 한국의 출산율이 심각하게 낮구나 느꼈어요. 한국에서보다 훨씬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출산, 육아제도(특히 Mutter, Vaterzeit), 교육 분위기 덕분인지 길거리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귀여움을 분출하고 있답니다. 또한 정말 멋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아요. 독일에서는 오후 3시가 되면 카페에서 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요. 이 시간이 연금생활자(Rentner)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티타임이거든요. 본인만의 스타일로 멋지게 차려입고 여유있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 독서: 대중교통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참 많아요. 다들 핸드폰보다는 종이책을 들고 있습니다. 전자책보다도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 아날로그 사람들. 그 덕에 저도 에어팟을 잠시 넣어두고 책을 읽곤 해요.

교환학생을 고민하거나, 예정 중인 학우에게 하고픈 말

마지막으로 현재 독일로 교환학생 파견을 고민하거나, 예정 중인 학우가 계시다면 할 말이 많지만 간략하게 아래의 세 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1) 교환학생은 정말 추천합니다.

 상술한 저의 변화를 잘 읽어보셨나요? 단 한 학기라도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꼭 잡으셨으면 좋겠어요. 단 6개월 만에 이렇게 많이 무너지고, 깨지고 다시 일어나고 성장할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어요. 잠시 환기가 필요하달까요. 겉으로는 부인할지 몰라도 한국에서의 시간은 너무나도 치열합니다. 졸업 사정, 취업 걱정, 진로 고민에서 잠시 물러나 타지에서의 '삶'을 누리길 추천해요. '여행'과는 다른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극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한, 두 학기 일찍 졸업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조언을 건넵니다.

2) Kein Stress, Alles gut

좋아요! 교환학생을 결심했다고요? 그렇다면 저 마법의 주문을 외워보세요. Kein Stress, Alles gut! 독일에서의 삶은 정말 답답함과 억울함의 연속일 수 있습니다-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는 오늘도 기차가 1시간 연착되어 네덜란드로 가는 왕복 버스표를 날렸어요. 그리고 유럽에서 쓴 멍청비용만 해도 얼마나 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네요. 비자를 받기까지는 약 3개월이 걸렸고요. 그래도 저는 지금 행복하고 만족스럽습니다. 가끔은 '온 땅이 나를 밀어내는구나'하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어느 밤에는 외로움이 물밀 듯 밀려올 수도 있고요. 하지만 지금 내가 살아있고 건강하다면 그걸로 됐다 생각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길 추천드려요. 정신승리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나의 젊음, 경험, 오늘이니까요. 씩씩하게 잘 해나가다가도 "분명" 어려움을 겪을 텐데, 씩씩하지 않은 나의 모습도 '오호 나는 어려울 때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군' 이렇게 바라보고 다시 털고 일어나길 '허허' 웃고 넘어가길 바랄게요.

3) 경험에 머무르지 말고 성장에 주목하기

쓰다 보니, 교환학생 경험을 나누는 건지, 자기계발서를 집필하는 건지 헷갈리네요. 교환학생 경험 자체가 자기계발이라 그런 게 아닐까요. 만약 여러분이 독일 등으로 파견가면 상기한 저의 경험과는 또 다른 모양과 질감의 그것들을 하게 되겠죠. 정말 새롭고 눈이 뜨이고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말고 여러분의 내적 외적 성장에도 주목하길 바라요. 그 방법은 여러가지이겠지만 감정을 기록하고 나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제겐 도움이 되었어요. 인스타그램에 매일 하루를 정리해서 사진을 올리고, 블로그에는 일기를 쓰고, 따로 감사일기와 영감일기도 작성했어요. 이렇게 하면 매일을 한껏 감정적으로 기록할 수 있고 나중에 보면서 이성적으로 나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이번 투고도 저에겐 큰 의미가 되겠네요.

이렇게 저의 긴 글이 끝났습니다. 오랜만에 작문을 해서 그럴까요, 하고픈 말이 많아 지면에 다 담지 못했네요. 인스타그램 @deutsch_sangchu 블로그 https://blog.naver.com/cjlee0104 를 통해서 저의 교환학생 생활을 더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주세요!

오늘의 독일어 한 마디

Wer nicht wagt, der nicht gewinnt.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wagen은 독일어로 과감히 시도하다, 도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gewinnen 동사는 이기다, 얻다의 뜻으로 자주 쓰입니다. 직역하면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무엇이든 시도해야 배우고 얻는 것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느덧 2023년이 밝은지도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새해에 다짐했던 목표들은 잘 이뤄나가고 계신가요? 아직 망설이며 시도하지 못한 것이 있거나 고민 중인 계획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봅시다! 무엇이든 시도해 봐야 깨달음을 얻는 법이니까요.

여러분의 새학기가 다양하고 의미있는 도전들로 가득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