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과 대학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20대. 이 시기라면 누구나 졸업하기 전 한번쯤 고민해볼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진로를 결정한 친구들이 부럽기만 하고 나보다 많이 앞서나간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정하지 못한 나는 뒤처진다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1. 패배 의식에 쩔었던 나.
20대 초중반, 공대생이던 나는 전공에 널린 수 많은 수식들과 영문 원서 강의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것을 핑계삼아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맞지 않다는 변명을 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대학교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겨울방학에 아주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에 국가장학금 기준도 채우지 못 할 만큼 학교 공부를 못했다. 나는 그 쉬운 장학금조차 받지 못하는 패배자라는 생각에 자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눈앞의 결과에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하는 나를 합리화할 이유를 찾았던 것 같다.
겨울 방학 두 달 동안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내 실패와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했고 마음 한 구석에 처박아둔 채 그냥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랬다. 지금에서나마 이렇게 글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방구석에 쩔어 있던 어느 날, 문득 '나는 왜 패배자인거지?'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이에 대하여 깊게 고민해보기로 했다.
내가 정리한 결론은 '공부의 목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걸 하는 이유는 뭐지? 하면 뭐가 좋은 거지? 라는 질문에 한 마디도 이야기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중,고,대까지 흘러가는 데로 살다 보니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답을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이 정리되니 더 이상 나약하게 변명이나 하면서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대학원은 어떻게 가게 되었는가?
대학원을 진학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이다. 공부에 흥미를 붙인 것과 취업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부에 흥미를 붙이게 된 계기는 당연히 학점이 잘 나와서 아닐까? 1학기만에 극적인 반전이 있었던 것이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2학년 2학기 겨울방학에 학과사무실 학생 조교를 하면서부터 시작 되었다. 당시에 학생 조교 모집 공고가 있었고 나는 그 곳에 우리과 1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교에 지원했다. 지금의 나를 만든것은 그 때가 시작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공부의 목적, 잘 하는 방법, 마인드 트레이닝 등 나보다 어린 친구였지만 배울게 너무 많아서 다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어서 자존심은 개나 줘버리고 열심히 배웠다. 그렇지만 아직 패배의식이 다 없어지지는 않아서 '이게 정말 되겠어?' 라는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했던 것 같다.
그 친구의 트레이닝 덕분에 3학년 개강하고 내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첫번째는 그 동안 그렇게 이해가 안 되었던 수업들이 조금은 알아 들을 수 있었다는 것. 두번째는 친구들이 질문을 했을 때 내가 이해한 내용을 잘 설명해줄 수 있었다는 것. 이 두 가지가 나를 변하게 만들고 점점 미쳐가게 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도저히 소화 못할 스케줄이었던 것 같다.
우선 매 학기마다 내가 듣는 모든 과목 전공 스터디를 매주 했고, 일주일에 2,3일은 집에 안 가고 밤새 수업 준비를 했었다. 오전 9시에 나와서 스터디가 끝나면 오후 9시~10시는 되었던 것 같다. 그냥 고등학교 생활을 했던 것 같다.
결과는 좋았다. 3학년부터 졸업 전까지 과에서 2등까지 해본 적도 있고, 보통 5~6등 정도 했던 것 같다. (제 자랑 죄송^^;;) 그래서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새로 부임하신 교수님과 같이 연구를 해보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하였다. 그 당시에는 공부에 좀 진심이었던 것 같다.
3. 중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
대학원에 와보니 학부생 시절과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대학원에 오면 공부만 하는 것은 어려웠다. 교수님 팔로우업부터 대학원 기본 이수과목 공부, 내 주제 연구 등.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학부생 때와 같이 밤새거나 늦게 퇴근하는 일들이 많았고 이 또한 무언가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존버가 답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토니 스타크가 되고 있다는 망상을 좀 했던 것 같다. 석사 7개월차 나는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2개를 제출하고 나서야 번 아웃이 오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아 이걸 언제까지 해야 되지? 내가 앞으로도 이렇게 미친 듯이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나를 채찍질하며 앞만 보고 달렸던 지난 시간 동안 멈추는 법을 잊어버렸고, 실험 장비 앞에만 서면 한숨이 나오던 내게는 휴식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중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의외로 별게 없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 더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고민했던 것들과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 도와주고 그들과 같이 성장하고 싶었던 마음을 보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심리학 전공자도 아닌 내가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는 일을 정말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렇지만 이전의 경험을 통해 새로 시작하더라도 나는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진행하기로 했다.
4.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내 마음
이 일을 하기 위해서 로드맵을 세우기로 했다.
컨설턴트 준비에 적합한 유사 직업 선택함으로써 쉽게 접근하는 게 필요했다.
내가 정의한 고려 사항
-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
-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곳.
이 두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학원 강사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일을 시작했다.
지난 6년 동안의 경력을 통해 얻은 것
- 내 의견을 잘 전달 할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 스킬
-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고민 상담
- 개인마다 필요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는 코칭 스킬
더 많이 있지만 핵심 내용만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내 생각을 잘 정리하여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나에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20대 초,중반까지 나를 표현하고 이해하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내 의사를 전달하지 못했고, 서툴러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듣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항상 들었었다. 그래서 많이 답답했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심지어 첫 수업에서 학생들이 내게 못 알아듣겠다고 선생님 교체를 이야기 했을 정도니 많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단 한명이라도 이해시켜보자며 부담 없이 작게 시작해보기로 했다. 작은 성공들이 모여 내게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그렇게 점점 키워가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그 작은 성공들이 날 이끌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주변 사람들이 무언갈 하고 싶다고 한다면 사소한 성공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아주 작은 해결책들을 조언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동기는 거창하고 클 필요는 없다. 오히려 큰 목표로 부담감에 짓눌려 시작조차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살면서 많이 느낀다.
뉴스레터를 시작했을 때에도 사실 이걸 읽는 사람이 있을까? 주변에 내가 알려도 과연 읽어줄까? 한 명이라도 읽는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이런 고민이 있었지만 다행히 지난 3주간 조회수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나와서 더 잘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앞으로의 계획
- 심리 컨설팅 플랜 만들기
- 진로, 회사 등 타 분야 컨설팅 준비 (교육, 테스트 등)
구독자님께서도 무언가 해보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제가 응원해볼게여! 우리 서로 잘되어서 행복하게 살아야죠~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은 제게 선물이에요! 저도 응원 많이 부탁드려요~
다음 뉴스레터 전까지 놓치지 말아야할 명언🎵
(☞゚ヮ゚)☞ Next Topic! : 집콕러. 방에서 나와 여행을 다니다.
다음주는 집돌이었던 제가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한 글을 작성할 계획입니다. 다음 주제도 꼭 받아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놓치면 안되요~!!
이번 한 주 놓치면 후회하는 심리학 용어는 "상위 효과", "링겔만 효과"에 대하여 정리하여 뉴스레터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구독자님께서 잘 소화하실 수 있도록 정리하여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럼 한 주간도 밝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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