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설이 OO때문에 리브랜딩을 했다구요?❄️

우리가 먹는 모든 식품에 무조건 들어가는 조미료! 특히 설탕! 여러분은 ‘설탕 브랜드’하면 어떤 브랜드를 떠올리나요? 저는 CJ제일제당의 ‘백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어릴 적 심부름을 할 때마다 마트에서 백설 브랜드를 봐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함께해 온 ‘백설’이 리브랜딩 계획을 발표했어요. 백설의 리브랜딩 이야기 같이 알아볼까요?
- 에디터 수빈

CJ제일제당

- <백설> 리브랜딩

📌누가 : CJ제일제당의 백설
📌무엇을 : 리브랜딩
📌언제 : 2023년 5월
📌어떻게 : 로고 변화부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까지
📌왜 : 요즘 현대인의 요리에 대한 인식 변화

지금의 CJ제일제당을 만든 브랜드는?

국내 식품 기업으로 빼놓을 수 없는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무엇으로 이렇게 굴지의 대기업이 되었는지 알고 있나요? 바로 ‘설탕’입니다! CJ제일제당은 1953년에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로 시작해, 설탕으로 설립 1년 만에 흑자는 물론, 국내 설탕 소비량의 33.3%를 차지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CJ제일제당은 ‘백설’의 성공을 시작으로, 통조림, 밀가루, 조미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지금의 대기업이 되었답니다.

이렇듯 지금의 CJ제일제당을 만들어 준 것이 바로 ‘백설’인데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CJ제일제당의 시초 ‘백설’이 12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발표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모든 요리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오늘의 요리’ 브랜드라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단순 백설의 로고를 바꾼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 포트폴리오부터 캠페인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어요.

백설의 리브랜딩 포인트 톺아보기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변화했는지 같이 하나하나 알아볼까요?

✅ 백설 BI 변화

백설은 먼저 로고를 더 심플하게 변화시켰는데요. CJ제일제당 브랜드디자인센터의 인터뷰에 따르면 처음부터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전면적으로 개편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요. 그들은 새로운 브랜드 비전으로 ‘오늘의 요리’로 의견을 모았는데, 기존 BI가 변화하는 브랜드 비전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기존의 백설이 수많은 카테고리의 제품을 가지고 있는 데에 비해 패키지 시스템이 통일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BI 인식 조사를 진행했고, 소비자들은 백설의 BI를 정확히 기억하기보다는 ‘눈꽃 모양’으로 백설의 로고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디지털 환경에 맞춰 심플하게 BI를 수정하면서도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눈꽃 모양’으로 브랜드 디자인 리뉴얼을 진행한 것이죠. 또한 새 로고를 기반으로 통일감 있는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했어요.

✅ 백설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백설의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장을 진행했는데요. 소비자에게 이미 친숙한 요리 소재(설탕,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에, ‘소스’와 ‘양념’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어요. 별도의 브랜드였던 간편 양념 브랜드 ‘다담’과 액젓 브랜드 ‘하선정’을 백설의 하위브랜드로 편입하고, 새로운 드레싱 제품군을 추가했죠.

이렇게 확장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해당 카테고리의 제품이 모두 ‘백설’ 브랜드임을 알리기 위해, 제품 패키지 역시 순차적으로 적용 및 변화시킬 예정이라고 해요.

✅ 백설의 새로운 브랜드필름

백설은 이번 리브랜딩을 맞아 새로운 브랜드 필름도 공개했는데요. 영상에서는 1953년 백설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한국 식문화를 선도해 오고 있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아기자기한 색감과 판타지적 기법으로 영상에 담아냈습니다. 특히 백설의 ‘눈꽃’ 이미지가 영상에서 계속 등장하며, 백설 덕분에 요리가 더 맛있어지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점이 인상 깊었네요.

요즘 애들의 후해진 식사의 범주

그렇다면 백설은 왜 12년 만에 리브랜딩을 진행하게 된 것일까요?

✅ 요즘 사람들의 달라진 ‘음식’에 대한 인식

여러분은 ‘밀키트’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계시나요? 과거 HMR, 소위 ‘인스턴트’ 식품이라고 불리는 식품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몸에 해로운,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할 수 없을 때 대체하는’ 것이라고 인식되었는데요. 최근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음식’에 대한 인식은 크게 변화하였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식사를 직접 준비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을 대상으로 ‘밀키트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집에서 요리를 해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감소한 가운데, 간편한 조리로 높은 퀄리티 식사가 가능한 밀키트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해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밀키트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품목으로 ‘국/찌개/탕’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인데요. 이 카테고리를 생각해 보면 ‘조미료와 장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요리’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점을 꼽을 수 있어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조미료와 장류를 기반으로 했던 백설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겠죠. 사람들이 점점 국/찌개/탕을 먹기 위해 재료를 하나하나 사서 요리하기보다는 다 갖춰진 밀키트를 구매하게 될 테니까요. 제대로 된 한 끼 요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백설에게 현대인의 ‘요리’에 대한 후해진 인식(?)이 위기가 될 수 있겠죠.

저는 여기서 백설이 리브랜딩 방향성으로 ‘요리 솔루션’이라는 키워드를 소개한 것이 떠올랐어요. 과거 요리의 시작부터 함께했다면, 이제는 밀키트 같은 완제품이 식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장류나 조미료는 내 입맛에 맞게 맛을 더하는 부차적인 도구의 성격이 강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보통 밍밍해진 음식에 ‘솔루션’을 찾을 때 장류나 조미료를 찾잖아요? 이처럼 백설은 이제 ‘요즘 요리’를 더 맛있게 만들어 주는 ‘솔루션’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자 한 것이죠.

CJ제일제당 최근 이슈 모아보기

지금까지 백설의 리브랜딩 포인트를 알아보았는데요. 그렇다면 이외에 CJ제일제당의 최신 이슈와 움직임을 알아볼까요?

✅ 식품 부문의 선전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원가와 비용 부담에도 지난해 연 매출 18조 원을 돌파했어요. 특히 식품 부문이 11조 원으로 상당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해외사업의 연간 매출이 5조 원을 돌파하고 미국의 경우, 그로서리 채널 만두 매출이 66%, 시장 점유율이 무려 40%를 돌파했다고 해요.

✅ 쿠팡에 등 돌리고, 다른 이커머스와 손잡는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쿠팡과의 납품 단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쿠팡에 입점했던 CJ제일제당의 납품을 대부분 중지했는데요. 특히 쿠팡에서 온라인 구매가 많았던 ‘햇반’과 ‘비비고’가 쿠팡에서 퇴점하는 것은 유통 대기업과 식품 대기업의 ‘치킨 게임’으로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국내 식품 판매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 제품을 쿠팡에서 판매하지 않는다니! 기회를 놓칠 수 없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서로 공격적으로 CJ제일제당 제품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요. 11번가는 이번 5월 ‘하루 만에 팅받네’ 슈팅배송 캠페인을 진행했고, CJ제일제당을 대표 브랜드로 선정했는데요. ‘하루 만에 팅받네’는 재구매율이 높은 브랜드들을 선정해 하루 3번 라이브 배송을 진행하는 캠페인입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컬리와도 손을 잡았는데요. 최근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신선식품을 비롯한 가공식품, HMR 등 식품 개발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해요.. CJ제일제당의 상품 기획 시점에서부터 컬리 MD가 참여해 ‘컬리 온리’ 단독 상품을 출시하는 만큼, 컬리 ONLY ‘햇반’이 나오지 않을까 모두 기대하고 있답니다.

사실 저도 한때 CJ제일제당에 관심이 많아서 직접 회사에 찾아가 현직자분들과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마케터분들의 주된 고민은 ‘어떻게 해야 CJ제일제당이 판매하는 것들이 ‘식품’보다 ‘브랜드’로 인지될 수 있을까’였어요. 흔히 식품은 브랜드보다 ‘가격, 맛’이 주된 구매 조건이 되다 보니 타사와의 차별화가 쉽지 않았죠. 특히나 식품은 가격 변동에 따른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큰 분야여서 가격이 오르면 타사로 이탈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백설의 리브랜딩 사례 역시 CJ제일제당의 과제에서 비롯된 움직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달라지는 트렌드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를 고민하는 백설의 행보를 더 지켜봐야겠네요!
- 에디터 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