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에세이

잦은 이직, 이렇게 접근해보세요

#87 잦은 이직자의 이직 전략

2026.07.02 | 조회 1.0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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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정구철

7월에 인사드립니다. 
네, 벌써 7월입니다.

예전 프랭클린플래너를 썼을 때, 매일 1년 중 며칠 째인지 날짜가 명기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벌써?의 압박이 되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더 무덤덤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냥 오늘을 충실히, 감사히 보낸 것만 해도 족한 듯 합니다.  


세아이의 아빠다보니,
매일 밤 아이들에게 1시간 가량 책*을 읽어줍니다. 
최근 읽은 <프레드릭>이란 동화에서,
겨울을 보낼 햇살을, 색깔을,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팩폭과 뼈때림이 난무하고, 성장을 다그치지만, 
가지치기는 열매를 크게 맺게 할지언정, 그 뿐입니다. 
한뼘의 키도 자라게 하거나, 꽃망울을 맺지 못합니다. 

 

햇살같은, 토양같은 말을 하고, 지지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매일의 당연한 것들이 성장, 아니 생존하게 합니다. 
그렇게 일하고,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무언가는 충분히 하실테니,
오늘의 그 햇살, 색깔을 채우셨음 좋겠습니다. 
지금도 충만하고, 내일도 따뜻할 수 있는. 

 

*제가 교육부장관이라면, 아빠, 엄마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의무화할겁니다. 
사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랑, 돌봄을 받지 못한 어른들에게요.
*칼데콧아너상을 받은 동화책들은 설령 자녀가 없더라도 사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p.s. 아래 링크로 구입하셔도 저에게 수수료는 없습니다 :)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플랫폼을 보고 공고에 지원합니다.
탈락이 십수회, 오랜만에 온 합격통보에 면접을 봤지만,
결과는 탈락.

자책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비로소 원인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머리속에 지워지지 않는 생각 하나.

"이직이 많아서 떨어진 거 아니야?"

이렇게 거절이 몇 번 쌓이다보면, 지원 버튼 하나 누르는 것도 망설여집니다.
이직에 매몰되어 잘못된 노력을 하거나, 이직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시장이 해석하는 것보다,
내 스스로 해석하고 위축되는 것이 더욱 큰 문제입니다.
지나간 커리어는 바꿀 수 없지만, 대응은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잦은 이직을 시장이 실제로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면접 기회를 잡았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잦은 이직, 하나로 판단할 수 없어요.

'잦은 이직'의 정의는 산업군과 직무마다 완전히 다릅니다.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 패션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직을 하지 않으면 "실력이 없는 것 아니냐"고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몸담았던 대기업이나 건설사 같은 조직에서는 잦은 이직을 확실히 비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산업군만의 특성은 아닙니다.
링크드인을 보면 이직을 여러 번 했는데도 커리어가 수직 상승한 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슈퍼스타가 이적할때마다 연봉이 오르는 것처럼요.
 물론 대부분 이에 해당하진 않을 것입니다.

 

사실 이 주제에 몰입하시는 분들은 억울하실 수 있습니다.
경영악화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거나, 직장 내 괴롭힘 같은 부득이한 이유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많으니까요. 난 그저 오래, 잘 다니고 싶었을 뿐인데. 다행히 그 '한 번'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력서를 쭉 펼쳐놓고 봤을 때 6개월, 1년씩 짧게만 이어진 경력자와 한 회사에서 몇 년을 쌓아온 분들을 비교할 때 불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회사는 왜 하필 '재직기간'을 볼까요

이유를 이해하려면, 채용의 본질을 봐야 합니다. 채용의 정의는 같이 일할 동료를 뽑는 일입니다. 저마다 동료의 조건은 다르겠지만, 그중 하나는 분명 '믿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태도는 눈으로 볼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회사는 학벌, 경력, 스펙, 네임밸류 같은 대체 지표들을 가지고 유추해봅니다. 사람의 진면목을 확인하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 중 가장 손쉽게 유추할 수 이는 것이 바로 재직기간입니다.

재직기간이 짧으면 이런 물음표가 떠오릅니다.

"이 사람, 일을 좀 배울 만하면 나가는 거 아니야?"
"스트레스에 취약한 거 아닐까?"
"조직원과의 문제가 반복되는 건 아닐까?"

여러분이 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서류라는 제한된 정보 안에서는, 이런 물음표 때문에 기회를 잡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것 뿐입니다. 지원자는 나만 있는게 아니니깐요.

 

 

 

그럼에도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요.

과거에 시선을 두면 후회가, 미래에 시선을 두면 염려가 올라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요.

경력은 바꿀 수 없습니다.
이력서를 어떻게 구성하느냐도 답이 아닐 겁니다.
좀더 세련되게, 좀더 진중하게, 깔끔하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좀더 세련되고, 진중하고, 깔끔하다고 서류 합격을 시키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문법과 톤앤매너만 지킨다면, 문제 없습니다.

*여러분 회사에서 양식,폰트에 집중하는 사람 중 일잘러나, 책임지는 임원이 있던가요?

 

최소한의 문법과 기본을 갖췄다면, 시도로 확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그럼에도 다시할 수 있는 멘탈,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 우리가 집중할 곳은 '면접 기회를 잡았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입니다.

헤드헌터로서 사람을 찾을 때, 저희의 기본 전제는 '공채로 들어오는 인력보다 더 나은 사람'을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포지션이 워낙 희소하거나 마땅한 후보가 없을 때는, 이직이 상대적으로 잦은 분도 컨택하게 됩니다.

이때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각 회사별 이직 사유를 하나하나 여쭤보고, 그 귀책을 발라내는 작업입니다.

경영 악화 같은 불가항력 때문인지, 흔히 오해하듯, 책임이 커지고 일이 늘어날 때 도망치듯 나온 것인지를 구분합니다. 여러 사례를 듣다가 정말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다는 판단이 서면, 저는 그 맥락을 코멘트로 달아 후보자를 추천합니다.

즉, 잦은 이직이라는 사실 자체보다, 그 이면의 '정황'이 어디에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귀책을 스스로 발라내는 작업은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그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보세요」보시길 권합니다.)

 

 

 

결국, 핵심은 진정성입니다

면접 기회를 잡으셨다면,
저는 여러분을 잘 포장하기보다 진솔함으로 부딪히시길 권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사업을 했던 분들도 회사에서 꽤 기피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바깥세상의 맛을 본 사람은, 좋은 기회만 생기면 언제든 다시 나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때 제가 논리를 구성하며 반드시 확인하는 게 있습니다.

"어떤 마음(상황)으로 다시 현업에 복귀하려 하십니까?"

방향 없이 그저 월급을 받으려 버티는 사람보다,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가 원하는 것과 맞는 분야를 찾은 사람이 훨씬 더 오래갑니다. 삶으로 부딪혀 배운 사람은 일을 대하는 태도부터 다릅니다. 누군가에겐 그 자체가 오히려 매력적인 지점이 됩니다.

잦은 이직도 똑같습니다.
모범답안으로 계속 덮으려 하면, 오히려 의심만 쌓입니다. 차라리 이렇게 말해보세요.

"이때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래서 경력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을 통해 제 일을 더 깊이 탐색하게 됐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이 자리에 지원했습니다."

모범답안으로는 아무도 설득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이직 사유를 집요하게 묻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그 명분을 통해 이 사람이 언제 스트레스를 받고, 언제 동기부여되며, 언제 퇴사를 결심하는지를 유추하려는 겁니다.
모범답안은 내 답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그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감추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사람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사람에게까지 억지로 마음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 진심을 이해해줄 회사, 사람을 만나면 됩니다.
내 진심에 무례한 사람에게 굳이 잘 보이려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읍소해서 합격한다면, 그 후엔 더하지 않을까요?

 

이 솔직함은 현업에서 배운 것입니다.
실제 제가 조단위 건설영업을 할때도, 며칠의 전쟁같은 논의가 끝나고, 변호사, 다른 엔지니어 없이 영업담당자들끼리, 별도의 시간을 갖습니다.

실제 내부에 어떤 병목과 사내의 시선, 허들이 있는지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내 줄 수 있는 것, 협의가 필요한 것, 딜브레이크 포인트를 언급합니다.
*영업인으로 콜드콜 한번 해본 적이 없지만, 저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입니다.

 

 

 

한 번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켜 주세요

이렇게 진솔하게 접근해 좋은 기회를 얻으셨다면,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한 번은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불식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즉, 한 회사에 한 번은 깊게 뿌리내려 보시는 겁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잦은 이직은 '지금 이곳에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어서' 퇴사를 결정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어떤 식물도 옮겨 다니기만 하면서 자라지는 못합니다.
허공에 뿌리를 내리는 식물은 없습니다.
한 번은 깊게 뿌리를 내려야, 그다음의 자생력도 생깁니다.
(「불편하다고 이직하나요? 본진의 가치」)

혹, 지금 일에 확신이 없거나, 선택지가 너무 많아 계속 흔들리는 분이라면,
저는 먼저 지금 내가 가진 것, 내 일에 한 번 기회를 주시라 말씀드립니다.

이직 사유의 기저에 깔린 마음을 잘못 해석해 다른 쪽으로 건너갔다가, "여기가 아니구나, 원래 것이 훨씬 나았구나" 하며 돌아오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잦은 이직이 좋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과거입니다.

억지로 소명하려 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런 방식으로는 설득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저는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고, 그 배움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방황했던 시간을 변명하는 대신, 그 시간이 남긴 결론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 진솔함이, 닫혀 있던 설득의 창문 하나를 열어줄 겁니다.

방황하셨더라도, 어려움을 겪으셨더라도 괜찮습니다.
반드시 제 자리*에 뿌리내리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지금 그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이직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 여정입니다.
옳은 노력은 반드시 제자리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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