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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에세이

핵심인재의 역설

찰스핸디에게 배우는 포트폴리오 커리어 전략

2024.10.04 | 조회 4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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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정구철

커리어 리포팅 프로젝트

'제 자리'를 찾는 Career Repotting Project

 

😁이런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아요! 

  • 회사에서 인정받는 '에이스'들이 직면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당신의 성공이 회사 밖에서도 통용될까요?
  • 23년 전 찰스 핸디가 예견한 '포트폴리오 인생'의 개념이 현재 우리의 커리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미 준비되어 있나요?
  • 조심스레 제 좌충우돌 경험을 통해, 어떻게 회사 생활을 충실히 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지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인정받는 '에이스'가 있습니다.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을 가진 임원인 경우도 있고, 이 사람 없이 어떻게 일하지 하는 팀장이나 매니저, 또는 군계일학으로 벌써부터 장례가 촉망되는 주니어까지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년 이후는 어떨까요?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에서 '잘 나갈수록', '핵심인재'일수록 겪게 되는 온도 차이는 큽니다.

20대 갓 대기업에 입사한 저는 퇴사한 아버지를 보며 '핵심인재의 역설'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왜 회사에서 인정받는 에이스일수록 회사 밖에서의 삶, 직업에는 취약할까?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록, 잘 나갈수록, 회사밖 사회에서 겪게 되는 온도차는 컸습니다. 저 역시 과거 주 80~100시간 일에 몰입했지만, 그렇기에 일 외에 다른 곳에 쏟을 에너지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남편으로 아빠로서 자식으로도 최소조건을 채우는데도 급급하였습니다. 긴장이 풀릴 때, 신경을 쓰지 않을 땐 무조건 꾸벅꾸벅 졸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제는 우린 언젠가 반드시 회사를 나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살아갈 날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은 비단 저만의 것은 아닐 겁니다. 소위 회사가 안정적일수록, 사회에서 인정받을수록 이 온도차는 큽니다. 이 문제에 대해 무려 23년 전에 고민했던, 영국의 경영구루인 찰스핸디가 있습니다.

 

"누구나 언젠가 벼룩으로 산다"

즉, 거대 기업(코끼리)에서 내려와 프리랜서(벼룩)로서 기존의 경력과 명성이 아닌 자신의 최근 일과 프로젝트만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삶의 생애주기 상 하나의 직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일을 병행하는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불확실하고, 불안정해 보이지만,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저는 해외 근무 중 50대에 겪을 문제를 30대에 겪겠다는 마음으로 퇴사를 한지 8년이 흘렀습니다. 지금의 결론은 대책 없이 무작정 부딪치거나, 회사 생활과 업무를 소홀히 해야 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전 그렇게 사라진 수많은 사람을 압니다.) 익히 아시는 것처럼 지금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이 다른 일을 성심껏 하거나, 성공할 확률은 요원합니다. 삶을 구성하는 것은 현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능력, 즉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끝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입니다.(적잖은 월급도 주면서요) 다만, 막연한 미래로만 치부하고, 불안을 저만치 치워두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를 이용하세요

현재 맡은 업무에 충실하세요. 이를 통해 실력을 쌓고, 네트워크를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회사는 여러분에게 다양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합니다. 프로젝트 리더십, 팀 관리, 예산 운영 등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은 회사밖에 없습니다. 개인으로서는 부담될 수준의 교육도 월급을 주고 제공하는 곳 역시 회사밖에 없습니다. 회사 역시 회사를 이용하는 직원을 좋아합니다. 일과 성장에 진심인 직원을 마다할 회사는 없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어떤 일을 하든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회사가 전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회사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되, 그것을 발판으로 활용하세요.

 

교육의 목적이란, 결국 사람들에게 자기 삶을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다.

-찰스 핸디, <포트폴리오 인생> 중-

 

저 역시 헤드헌터로써 인사 경험은 없지만, 상대방의 실제 needs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영업의 경험과 수많은 보고, 비지니스 에티켓이 지금의 저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커리어 강의의 대부분은 제가 가족의 밥그릇을 고민하며 3년의 시기를 버틸 때, 고민했던 생각의 방향들을 정립하여 드리는 내용입니다. 

 

즉, 어떤 경험도 버리는 경험은 없습니다. 
경험과 시장의 필요가 만날 때,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현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역을 확장하세요

한동안 퇴사 후 '치킨집', '카페'에 대해 막연한 꿈을 꾸는 분이 많았습니다. 쉬운 밥벌이는 없습니다. 그 곳엔 범접할 수 없는 산전수전을 겪은 고수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제 동기는 감자탕 집을 할 때, 다른 가게에서 6개월간 무급으로 일하고 비법을 배웠습니다. 어머니가 식당을 10개 정도 운영하셨고, 부모님 건물에 장사를 시작하면서도요. 사업의 DNA가 있는 분도 그렇게 바닥부터 시작합니다. 몇개월 해보고 상대조차 될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이려면 두번째 업은 철저히 본업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주특기를 바탕으로 관련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세요. 예를 들어, 마케팅 담당자라면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 제작, 브랜드 컨설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재무 담당자라면 B2B 재무 컨설팅, 투자 자문 등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헤드헌터 외에 다른 부업을 합니다. 강연, 기고, 컨설팅으로, 모두 본업인 헤드헌팅을 바탕으로 파생되었습니다. 궁극적인 목적 역시 본업과의 시너지 및 선순환을 위해서 입니다. 여러분의 현업 직무가 거대 자본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면, 철저히 여러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역을 확장하세요.

 

회사 밖에도 관심을 두세요.

회사 밖의 세상에도 관심을 가지세요. 업계 트렌드를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세요. 온라인 강의, 세미나, 컨퍼런스 등에 참여하여 지식을 넓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세요. 링크드인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업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을 넘어, 여러분의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 경우는 현업시 수많은 저녁약속과 캐쥬얼 미팅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대기업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거대한 사회였습니다. 법규가 있고, 정치가 있고, 시스템과 수천명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회사 자체도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다보니, 다른 곳에 관심을 둘 필요성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퇴사 후 가장 먼저 깨달았던 사실은, 제가 7년간 외부 인사나 친구를 전혀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도입부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문제는 우린 언젠가 반드시 회사를 나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후에 살아갈 날이 많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곡선을 그리는 시기

현업만으로 바쁜 분들에게는, 그리고 한창 집중해야 할 시기에는 이 모든 것이 뜬 구름 잡는 것 같이 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찰스핸디의 유명한 '시그모이드 곡선'이론이 있습니다.

출처 : 구본형 변화 경영 연구소 (http://www.bhgoo.com/2011/831881)
출처 : 구본형 변화 경영 연구소 (http://www.bhgoo.com/2011/831881)

그는 저서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인생의 두번째 커브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처음에 곡선이 오목한 것은 산출보다 투입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두번째 곡선은 언제 그러야 할까요? 그는 스스로 그 시점을 알 수 없다하였지만, 그가 유추하며 언급한 단 하나는 '편안함' 입니다. 

 

A지점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지난 후에 뒤돌아봤을 때를 빼고는 결코 알 수 없다. 하지만 A 지점을 짐작케 하는 실마리는 있다. 편안함도 그 중에 하나다. 너무 편안하고 삶이나 일이 마음대로 된다 싶으면, 만족감 때문에 본인이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지고 방심하기 쉽다. 그러므로 성공에 안주하는 것은 항상 위험하다. 개인의 삶에서든, 사업에서든.

-찰스 핸디, <포트폴리오 인생> 중-

사과나무 3년, 올리브나무 3년, 포도나무 3년.
공통점을 아시나요? 묘목이 첫열매를 맺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묘목이 바로 열매를 낼 확률은 없습니다. 적어도 3년은 지나야 첫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는 제가 직업을 바꾸고 성과를 내기까지 걸린 시간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배우들도 단역에서, 식당도 첫 리뷰에서, 하나둘 포트폴리오를 쌓아갑니다. 이 회사, 이 종목에서는 주전이었다고, 다른 종목에서도 바로 주전이 되리라는 기대는 어쩌면 너무 성급한 것일지 모릅니다.

핵심인재일수록 이런 준비가 더욱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이 단순히 회사의 성과로만 머물지 않고, 여러분 자신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여러분도 단순히 회사의 직원을 넘어,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준비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마지막으로 찰스 핸디의 말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자네 직함은 어떻게 되는 건가?
 前소장이라고 둘러대는 것도 잠시뿐일 텐데"
"그냥 찰스 핸디인 거지"

-찰스 핸디, <코끼리와 벼룩> 중-

 

😊정리해볼께요. 

  • '핵심인재의 역설': 회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일수록 회사 밖 삶과 미래 준비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인식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 포트폴리오 인생 준비: 하나의 직장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과 기술을 쌓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 실천 전략: 회사를 성장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되, 현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역을 확장하고, 회사 밖 세상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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