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 죽음 뒤의 유쾌한 맛, 넷플릭스 <굿 플레이스>

🏪2022년 6월 19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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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뒤의 유쾌한 맛, 넷플릭스 <굿 플레이스>

1. 오늘의 와인: <굿 플레이스>

2. 와이너리 소개: 😈사후세계, 🤔윤리와 철학, 🪦뻔한결말

☁️ 우리의 모든 행동에 점수가 매겨진다면?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굿 플레이스>는 이런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어요. '만일 우리의 삶이 매일 그날의 총점을 내는 거대한 비디오 게임이라면?' 그렇다면 우리는 총점 몇 점을 받을까요? 

<굿 플레이스>는 네 개의 시즌이 모두 로튼 토마토 90% 이상의 큰 호평을 받으며 마무리됐어요. 휴고상 최우수 드라마틱 프리젠테이션 단편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대체 무엇이 <굿 플레이스>를 많은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로 만들었는지 한 번 알아봅시다. 

🤫 주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 발칙하고 현대적인 사후세계

구독자님은 사후세계를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그 누구도 죽음 이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사후세계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왔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이죠.

<굿 플레이스>는 '제러미 베러미'라는 유머 섞인 사후세계를 제시합니다. 이 세계관의 룰은 어느 한 사람의 살아생전 모든 행동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에요. 영화관에서 소란을 피우면 점수가 마이너스되고, 슬퍼하는 친구를 안아주면 점수가 플러스돼요.

이렇게 우주에 얼만큼의 선과 악을 추가했는지에 따라 높은 점수를 받은 소수만이 '굿 플레이스'에 가고, 나머지는 '배드 플레이스'에 가서 고문을 받는 거죠. 구독자님은 어디로 갈 거라 생각하시나요?

단순하게 대답할 문제는 아니에요. '선한 행동'을 하는 건 매우 까다롭거든요. 누군가 큰 돈을 기부했는데 이것이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 행동은 선할까요? 혹은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인명피해를 불러왔다면, 이 행동은 선한 걸까요? 

게다가 현대 사회는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에 옛날에 비해 선한 행동을 하기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내가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초콜릿을 샀는데 이 초콜릿이 불법 노동 착취로 인해 만들어진 거라면? 점수는 속절없이 깎이겠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동안 '선'을 매우 평면적으로 생각해왔을 거예요. 하지만 '선'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철학자들이 오래도록 논의해왔어요. 예를 들면 칸트는 '내가 손해를 입을지라도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해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을 선이라고 봤죠. <굿 플레이스>는 우리가 당연시했던 도덕을 한 땀 한 땀 뜯어서 보여줘요. 선이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선해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죠. 

엘리너와 일행은 '사람은 노력하여 선해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낸 후, 사후세계의 체제 개편을 요구해요. 그렇게 현대 사회에 알맞는 사후세계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사람들을 바로 '배드 플레이스'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요. 

🤔 윤리와 철학의 가치를 유쾌하게 전하다

'윤리' 혹은 '철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떠신가요? 벌써 졸린 눈이 보이는 것 같은데요.😴 <굿 플레이스>는 사후세계라는 특수한 상황과 판타지 세계관을 통해 철학을 쉽고 유쾌하게 풀어내요.

악마 마이클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생전 윤리 교수였던 치디에게 윤리학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치디가 첫 번째로 들고 온 주제는 바로 '트롤리 딜레마'예요.

트롤리 딜레마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정당한지를 고민하기 위해 고안된 사고실험인데요. 이런 윤리 문제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재미있거나 명쾌하게 느껴지기 힘들죠. 그래서 <굿 플레이스>가 택한 방법은 바로...

실제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거예요. 마이클은 치디의 이야기가 너무 원론적이라고 말하며 직접 그 상황을 만들어봅니다. 치디가 수많은 가상 인간들의 피를 뒤집어쓰는 과정에서 트롤리 딜레마의 변수와 변형이 소개되죠.

분명히 이론적으로는 같은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바뀌었을 거예요. 치디도 마찬가지였죠. 이렇듯 트롤리 딜레마는 우리가 윤리적 결정을 내릴 때 옳고 그름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줘요. <굿 플레이스>는 이 사실을 매우 생동감있게 전해줍니다.😅

🪦 죽음이라는 뻔한 결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엘리너와 치디, 타하니와 제이슨은 힘겨운 여정 끝에 '진짜' 굿 플레이스에 당도해요. 네 시즌에 걸쳐 겨우 왔건만 굿 플레이스는 그들의 예상과는 조금 달랐어요. 분명 평화롭지만, 사람들이 마치 유령 같았거든요. 마치 이런 질문을 하는 것 같이요. "영원한 행복은 가능한가?"

굿 플레이스를 행복하고 활기찬 곳으로 만들기 위해 엘리너와 친구들은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바로 굿 플레이스에 '마지막 문'을 만드는 거예요. 죽은 이들은 굿 플레이스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을 누리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출구를 통해 떠납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끝이 있기에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 더욱 소중한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어제보다 더 나아지려는 노력도 의미가 있을 테고요.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이 '굿 플레이스'인 것처럼, 그리고 우리가 굿 플레이스에 어울리는 사람인 것처럼 살아갑시다. 우리에겐 그럴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요. 

3. 테이스팅 후기

바디 ⭐️⭐️⭐️⭐️

당도 ⭐️⭐️⭐️⭐️

신선도 ⭐️⭐️⭐️⭐️⭐️

MD의 페어링 추천 #04

상큼한 드라마에는 탱글탱글 새우 카나페!

<굿 플레이스>의 주인공, 엘리너는 새우를 정말 좋아해요.🦐 마이클로부터 새우 자판기를 선물받을 정도죠. <굿 플레이스>가 선사하는 신선하고 가벼운 맛을 즐기고 싶다면, 새우 카나페와 함께 감상하시는 건 어떨까요? 와인과 함께 한다면 드라마가 끝난 뒤처럼 깊은 여운을 즐길 수도 있겠죠.

문화편의점은 점주님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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