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다
: 바람 따위의 기체가 흘러들다.
: 마음속 깊이 느껴지다
- 단어를 찾은 곳
입을 다문 채 우리들은 끈질기게 바라 보고있었다. 거대하게 부푼 잿빛 날개 같은 연기가 허공에 스미고 있었다. 사라지고 있었다. 삽시간에 저고리를 태운 불이 치마로 타들어 가는 것을 나는 봤다. 무명 치마의 마지막 밑단이 불꽃 속으로 빨려들어갈 때 당신을 생각했다. 당신, 올 수 있다면 지금 오기를. 연기로 지은 저 옷을 날개옷처럼 걸쳐 주기를. 말 대신 우리 침묵이 저 연기 속으로 스미고 있으니 쓴 약처럼 쓴 차처럼 그걸 마셔 주기를.
한강, 흰, 129쪽
- 나의 단어라면
단박
- 단어를 찾은 곳
첫 직장을 그만두고 본가에 내려간 스물다섯 살의 여름, 그녀는 이웃집 마당에서 흰 개를 보았다. 그전까지 그 마당에는 사나운 도서관이 살았다. 목을 묶은 줄이 풀리거나 끊어지기만 하면 단박에 달려들어 닥치는 대로 사람을 물어뜯을 것처럼 여석은 목줄이 한껏 팽팽해지도록 앞으로 달려 나와 짖어대곤 했다. 그 살기 질려 묶인 계란은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최대한 멀찍이 멀어져, 그 대문 앞을 지나곤 했었다.
한강, 흰, 60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단어를 찾으려 책을 이리저리 읽다보면, 어디까지 모르는 단어고 어디까지 아는 단어라고 해야할지 모호해 지는 순간들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해할 순 있으나 내 입에선 나오지 않을것 같은 말들을 열심히 찾지만, 이런 단어를 모를수가 있나하면서 부끄러워 적지 않는 단어들도 있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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