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소 -> 단어 -> 절 -> 구 -> 문장
문법공부를 시작하면, 우리는 위의 문법 단위에 맞추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뜻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형태소를 시작으로 생각이나 감정을 완결된 형태로 나타내는 문장까지, 아래 단위들의 조합을 통해 위의 단위들의 글이 생겨나죠.
2024년, 지루하던 군 생활 도중 시작한 나의 서재, 지난 일년간 저는 몇개의 문장을 쓰고 또 지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글로 내뱉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
그림같은 세상이라면, 세상에 모든 일과 감정은 저마다 다른 코드의 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디서 봤는데 검정에도 수많은 검정이 있다 하더라구요. 전 그 색감을 구분하진 못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구분하여 세상을 구경하고, 또 그걸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질투같은게 나요. 제게 단어는 그런 하나하나의 색을 의미합니다.
글을 쓰다가, 혹은 글을 쓰기 위해 이전보다 더 사소한 일들과 마음에 집중해보게 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단어들이 모든 일들을 표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 하였습니다. 마치.. 상상하는 대로 색을 칠해내지 못하는 화가가 된 느낌이었어요. 더 작은 단위로 세상의 일들을 표현하고 싶어도 몇가지 단어로 두리뭉실해지는 기분이 들때마다 어떤 무책임함과 무력감을 느껴요.
그래서 앞으로의 한해는 나의 문장에 들어갈 나의 단어를 더 공부하려 합니다. 나의 단어장을 두껍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내년은 '나의 서재' 대신 '나의 단어'입니다.
나의 단어가 생긴다는 것은 비단 단어를 읽고 이해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 단어를 내 문장에 넣을 수 있도록,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단어가 떠올라야 하니까요. 그렇게 되기 위해선 그 단어를 많이 입 밖으로 꺼내야 할 것 같아요. 예문이죠.
일년간 이어질 '나의 단어'는 매주 몇개의 단어와 뜻, 열심히 만든 예문들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어쩌면 그 단어를 두고 생각나는 여러 다른 문장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문장들이 다시 읽어주시는 분들께 새로움과 즐거움을 줄 수 있길 바라는 제 또 다른 욕심입니다.
새벽 세시, 빛깔만 좋은 달이 차가운 공기를 방치하는 시간에 시장을 나서는, 좋은 재료를 찾는 요리사의 마음으로 다시 한 해를 시작합니다. 2025년은 그렇게 하려고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