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과 동경

#33. 나는 살짝 철자를 고쳐 다시 씁니다.

2024.08.17 | 조회 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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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사람을 동정합니다. 그 사람이 들으면 화낼 것이 분명하지만, 감히 그 사람을 동정합니다. 늘 나보다 가진 것이 많아 보이던 그 사람이 사실은 나보다 외로운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부러워하고 올려다보던 눈을 거두어 알량한 마음을 품습니다. 남의 기둥이 되어보는 데에는 경험이 없는 까닭입니다. 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묘한 애틋함을 느낍니다. 나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지만 이 또한 사랑의 여러 얼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서른 일곱 번째쯤 될 것입니다.

(열심히 당신의 기둥이, 다리가, 버팀이 되어주다 당신은 그저 서 있기만 해도, 가만히 있기만 해도 괜찮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나보다 외로웠던 것이 아니라 외로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전엔 당신 곁에 수많은 것들이 당신을 지지해 주고 있는 줄 알았지만, 당신이 오히려 그들의 비빌 언덕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진짜 외로운 것은 당신을 지지하겠다 선언한 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비밀입니다. 서로가 알지만 서로가 말하지 않기에 지켜지는 비밀. 도와주는 형태로 도움 받는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동정)

나는 살짝 철자를 고쳐 다시 씁니다. 나는 그 사람을 동경합니다. 사랑의 서른 일곱 번째 얼굴은 묘한 표정의 사나이 얼굴입니다.


추신 / 글

어릴 적 티비 프로그램에서, 외로움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을 줄 모르는 것이라는 말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나의 주변과 관계없이 내가 혼자 있을 줄 아는 사람인지 때때로 점검하게 됩니다.

추신 / 그림

저도 혼자 잘 사는 사람들을 동경해요 남과 어울리는데 문제는 없지만 의존도 높지 않고 혼자 단단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 저도 혼자서도 완벽한 형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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