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0.
솔직히 돈이 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게 돈이 된다더라~ 같은 소리를 듣고 나면 짜게 식는 것이 사실이지요. 이것은 아마 오랜 시간 학습된 일종의 허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뭐 어릴때부터 보아왔던 만화책이든 영화든, 꿈을 밝히는 주인공은 많아도 돈을 밝히는 주인공은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모두가 원하는 것을 향해 돌진하고, 결국 돈은 따라온다. 그렇다면 나도 그런 삶을 살아봐야겠다! 하는 식의 흐름으로 이 지경이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조심스럽게 권하지만, 소년 만화와 영화에 꼭 적금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넣어야 하는 법이 있으면 어떨까요. 하다 못해 정규 과정에라도 집어넣읍시다. 서른 넘어서 뒤늦게 돈 모아보려 하니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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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터무니없이 늦긴 했지만, 돈을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다고 돈을 따라가기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 유튜버로 치자면 가고 싶은 생각 하나 없는데 조회수 잘 나오는 나라를 가겠다는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컷편집이나 작위적인 행동으로 에피소드를 과장되게 연출하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조회수 잘 나올 것 같은 연예인 친구나 노출 시원한 여성을 데리고 간다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저기, 지금까지는 좋아하는 음악을 원 없이 써서 수익 창출을 꺼놨었는데. 이제 아트리스트에서 저작권 없는 음원 쓰는 대신 수익 창출 켜놓는다 뭐 이정도에요. 저는 여행 유튜버도 아니지만 대충 마음가짐은 그런 느낌입니다. 아직도 절실하진 않지만, 마다하진 않겠습니다. 애초에 왜 마다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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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한 광고건을 최저 페이로만 계산해도 600이 넘습니다. 물론 그걸 다 할 수 있었는지는 예외로 치더라도, 그런 광고를 보고 오 우리 회사 제품도 맡기면 좋겠는걸? 하는 연쇄 작용까지 생각하면 정말 허투루 시간을 보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정말 웃긴게, <광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광고는 광고주 만족시켜 주는거라서 재미 없잖아요? 내가 재밌는대로 하는 대신 페이를 말도 안되게 적게 받겠습니다!> 작전은 처음에는 그럴싸했지만, 결국엔 어차피 해도 돈 안되니까 하기 싫어잉. 그렇다고 남의 제품 광고하는건데 재미도 없어잉, 2징징에 후드려 맞고 결국 죄송합니다 제안 주셔서 감사합니다 엔딩이었습니다. 애초에 그럴거면 광고를 안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럴 순 없잖아요? 그러니 그냥 이 악물고 광고주가 만족 할 때 까지. 뷰 안 나오면 AS까지 해주고 원하는거 다 맞춰 드릴테니까. 페이는 든든하게 받겠습니다. 나 조회수 제법 나옵니다! 페이 받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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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산문이 뭐 저 광고 합니다 이딴 내용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중요한건, 돈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나이때의 평균 연봉보다 수익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나이때의 평균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에는 턱없이 모자릅니다. 하지만 빚을 진다는 것. 이자를 꼬박 꼬박 낸다는 것. 신용 등급을 확인 받는다는 것, 은행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알겠습니다. 남에게 굽신거리지 않고 살기 위해선, 취미만 해서는 안 됩니다. 돈은 어디서 알아서 들어오고, 좋아하는 것만 좇아서는 안 됩니다. 돈을 버는 것도 좋아해보는건 어때요? 이제 겨우 4일 정도 지났지만 꽤나 재밌습니다. 물론 <주간 윤동규>는 돈이 안 됩니다. 하지만 이게 돈이 되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한게 있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우리 뉴스레터, 정상 영업 합니다. 주간 윤동규 마치겠습니다.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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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간 윤동규>초반에 즐겨 했던 콘텐츠. 큐레이션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큐레이팅이 적성에도 맞고 재밌기도 하고, 따로 이걸 위해서 뭔가를 안 해도 된다는게 매력적이어서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만들어서 운영중에 있습니다. 이 기회에 홍보해보겠어요. 1000명 겨우 넘는 구독자분들에게 광고한다고 뭐 달라지겠냐 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은 이딴 뉴스레터도 거뜬히 구독해주시는 알짜배기 구독자시잖아요. 이왕 구독 하는 김에 큐레이팅 채널, <영업왕 윤동규> 한 그릇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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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과는 별개로. 유튜브에서 당장 시청 가는한 작품 위주로 하나 골라왔습니다.
스파이크 존즈 좋아해? 라는 질문에 <그녀>라든가 <존 말코비치 되기>같은 뻔한 영화 말고 “아 스파이크 존즈, 초기 단편들이 죽여주지”라고 답할 수 있을겁니다. 즐거운 감상 되시길 바라며. 주간 윤동규 39주차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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