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ool n Tools
알렉스한테 들었는데, 외부 사이트에서 하나 하나 클릭해서 들어가는 것 보다 내 계정 안에서 넘겨서 보는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틱톡이나 인스타 입장에서도 "얘는 볼 거리가 많은 계정인가 보군"하고 밀어준다 해야하나. 외부 사이트에서 유입이 많으면 "이 사이트는 유입을 잘 시켜주는 사이트군"이라며 애꿎은 지메일만 칭송받을 것이다. 내가 두 눈 뜨고 그 꼴은 못 보겠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85편 눌러 보시고, 하나씩 넘겨서 88편까지 시청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그럼 이번 주간 윤동규 다 본거나 마찬가지지만, 조금이나마 더 도움 되는 방향으로 협조 부탁합니다.
이번 주에는 장난감 두개와 포스트잇, 치실을 소개해 봤습니다. 저 농구 골대의 경우 아무렇게나 넣었다간 망가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캐리어에 넣어왔는데, 정작 카메라는 옷가지 사이에 때려 박았습니다. 회사에 가져가면 인기인이 될 줄 알았지만 다들 한번씩 튕겨보더니 더이상 관심은 주지 않았습니다. 20세기 소년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치실 편에서 "왜요? 한대 치실?"은 회심의 펀치라인이었지만 아무도 웃어주지 않았습니다.
2. 브이로그
2주에 한번은 올려야겠다 생각한 이탈리아 로드무비 유튜브 버전이 펑크가 났습니다. 하지만 2주에 한번이란 약속을 딱히 한 적 없기 때문에 그리 미안해 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여기 틱톡 버전으로 심심한 위로를 건냅니다. 아 심심해...
사실 이런건 보통 나와의 약속, 나와의 싸움입니다. 정확한 업로드 일정을 공지하고 따르는 강제성도 중요하지만, 그런 강제성 없이도 스스로 약속을 지키는게 습관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늦어도 2주에 한번은 업로드 하겠다는 나와의 싸움에선 졌지만, 반대쪽의 내가 이겼으니깐 결과적으론 좋은게 아닐까 싶습니다. 농담이고 다음 주엔 꼭 올리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는거.
3. 대중문화비평
이번 주의 작품은포스터 더 피플의 후디니입니다. 영화 소스를 구하기 어렵다보니, 계속 뮤직비디오를 리뷰하게 됩니다. 유튜브 쇼츠는 1분 안쪽의 제한이 있기도 하니 점점 더 짧은 영상을 리뷰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세상을 살면서 짧아서 더 좋은건 얼마 없더라구요. 조만간 길이가 제법 긴 작품을 진득하게 소개할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러고 보면 길게 만들면 많이 봐도 본전인 느낌인데, 짧게 만들면 얼마 안봐도 당연하고 의외로 대박 나면 횡재한 기분이 나거든요. 그런 얍삽한 이유 때문에 짧게 만드는건 아닐까 되돌아봅니다. 보긴 뭘 봐.
닷슬래시대시엔 내레이션은 없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리뷰를 해봤습니다. 같은 작품을 이렇게 다른 형태로 리뷰하는건 매번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되어 참 재미있습니다. 나중엔 여기서 쓰인 글들을 또 따로 떼어내서 브런치에도 올릴까 생각 중입니다. 이건 뭐 소고기도 아니고 어디 하나 버릴데가 없네요. 얘들아 오늘 소 잡는 날이다~
4. 윤동규 산문집
이번 주엔 유난히 글이 안 긁히는 날이었습니다. 사실 안 긁혀도 뭐 어때 하면서 주구장창 쓰는 스타일인데, '주간 윤동규'가 생기니 더이상 쓰레기 같은 글은 안 쓰려고 노력하게 됩디다. 그러다보니 그냥 글 자체가 얼마 안되네요. 쓰레기 10개와 당근마켓 무료나눔 1개, 뭐가 더 나은지 따져서 뭐합니까. 뭐라도 내놓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어디 올리진 않아도, 아이폰 메모장에 가득 담긴 산문들이 있어서 그렇게 죄책감이 들진 않습니다. 다음 주엔 기준을 조금 더 낮춰 봐야겠습니다. 더이상 낮아지는건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과 희망 뿐일 줄 알았건만.
아직 정확한 네이밍을 정하지 못한, '윤동규 싯다운 코메디(가제)'의 1편이 올라왔습니다. 나름 이탈리아 로드무비의 빈 자리를 채워줄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싯다운 코메디'는 '툴 앤 툴즈'가 언젠가 모든 소재가 다 떨어지고, 억지로 쥐어 짜낼 때 시간 벌기 용으로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물건은 다 떨어져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떨어지지 않으니까요.
끝까지 보시고 나면, 딱히 코메디는 없습니다. 하지만 앉았죠.
5. 팟캐스트
드디어 팟캐스트가 업로드 되었습니다. 첫 녹음이 3월 12일이었으니까, 장장 3개월에 거친 편집이었습니다. 사실 편집 자체는 하루만에 끝냈는데, 커버 이미지 만들고 음질 개선하려고 애쓰다가 4개월이 지났습니다(디자인은 역시 김종민님이 맡아줬습니다). 아무리 제 나름의 뇌를 굴려봐도, 볼륨을 키웠을 때의 노이즈는 개선되지 않네요. 제가 혹시 지상파 라디오와 비교하려는 태도 자체가 문제였을까요? '주간영화보고' 인스타그램 계정에 디엠까지 보내며 어도비 오디션을 만져봤지만, 도무지 답이 없었습니다. 노이즈 적고 볼륨 적은 방법과 노이즈 많고 볼륨 큰 방법, 둘 중에 저는 두번째를 택했습니다. 부디 볼륨을 절반 이상 올리지 마시오. 당신의 귀는 소중하니까요.
1회를 듣고 탈주하는 분들에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이게 내 목소리가 얼마나 크게, 어떤 느낌으로 녹음되는지 현장에서 파악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지금 들어보니 무슨 ASMR도 아니고 왜 저렇게 속삭이나 싶었지만, 2회부터는 정상적인 톤으로 임하니 부디 지켜봐주세요. '아는 영화'는 비정기 연재이지만, 월 1회 업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금주의 추천작
팟캐스트 얘기가 나와서, 저의 워너비 팟캐스트 '빨간 책방'을 추천합니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편은 특히 2부가 재밌는데, 제목 그대로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게 여기는 기술이나 문학 작품, 인물 등의 첫 시작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매끄러운 진행과 적임자 이다혜 기자의 맛깔나는 서브까지. 나름 팟캐스트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입문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선정했습니다.
저는 팟캐스트를 하루에 3시간은 넘게 듣는데, 주로 출퇴근길과 회사에서 사운드가 중요하지 않은 편집을 할 때 입니다. 색보정이나 랜더, 업로드 등의 작업이요. 그리고 비밀이지만, 저의 지식의 9할은 팟캐스트에서 얻었습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정주행하고 나면, 비기 '책 안 읽고도 읽은 척'을 할 수 있습니다. 이거 아무한테나 알려주는거 아닌데, 주간 윤동규 구독하길 잘 했죠? 재밌게 들었으면 아는 영화도 봐줘잉.
7. 윤동규 오마카세
'유품'은 제가 4년 전, VX 2000이라는 캠코더를 테스트하기 위해 촬영한 소스로 만들었습니다. 무작위로 찍은 촬영본 위에 뜻을 알지도 못하는 내레이션을 얹고,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서 옥상달빛이 라이브로 부른 버젼의 자장가를 얹었습니다. 내레이션과 음악이 주는 분위기가 절로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고, 손이 가는대로 자막을 갈겨 썼습니다. '유품'이라는 작품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참 쉽고 대충이지요? 하지만 몇 달을 밤을 새서 영혼을 갈아 만든 작업들보다 훨씬 더 찡하게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작업은 작품의 퀄리티나 정교함에서 오지 않습니다. 저처럼 100의 힘을 주나 30의 힘을 주나 대동소이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30만 주는 것을 연습합시다. 운이 좋다면 32는 나올것 같습니다.
반쯤은 농담이지만, '유품'은 35는 나온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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