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간 윤동규>에는 어떤 글을 써야 할까? 기본적으로 일단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그걸 어디에 활용할지 고민하는 나로서는 한 주에 하나의 글을 쓴다는 기획이 여간 애매한게 아니다. 왜냐면 난 한 주에 30개는 넘게 쓰니깐! 물론 양만 많지 질이 뛰어나진 않고,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 나에게 잘 써야 하는 글이라는건 그 자체로 선물이다. 어디 세상 천명이 넘는 사람이 구독하는 것 만큼 복에 겨운 상황이 있겠나(물론 메일 안 열어보는 사람이 절반은 되지만 모르는 척 하기로 했다). 그러니 조금은 양보를 해서. 한 편의 에세이를 쓰는데에 들이는 노력은 최선을 다하되, 분량은 한 바닥 정도로만 제한하자. 오히려 너무 길지 않은 글을 씀으로서 얻어지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한 바닥이란건 텍스트 크기, 줄 간격, 여백이나 종이 크기에 따라 다르잖아? 그러니 감사하게도 스크리브너의 기본 기능 중 하나인 글자 수 기능을 활용해서 1000자의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한 주 동안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터무니없이 모자란 분량일지도 모르겠다. 양심상 두 편을 보내는걸로 하자. 벌써 잊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툴앤툴즈 관련하여 에세이. 쓰레드에 올렸던 글 들 중 마음에 드는 것 들. 구독자 사연 등등 여러가지 시도를 해오던 주간 윤동규이지만, 그때 그때 상황이나 여건에 맞춰(보통은 내 기분에 맞춰) 변화하고 있으니 이건 원래 그런 포맷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여기까지가 750자 200단어다. 예전에 쓴 글들과 비교하면 서론에서 막 본론으로 들어갈 분량인데,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니. 평소처럼 헛소리만 해대다간 헛소리로만 1000자를 채울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것 나름대로 즐겁기는 하다만 주간 윤동규는 어디까지나 나의 글쓰기 실력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그래선 안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또 따지고보면 이제부터 이런 글을 쓰겠어요! 하는 선언이 필요한건 사실이니, 부디 이번은 너그럽게 용서해주고 다음 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
1000자 제한 뿐 아니라 시간도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에세이 한 편에 30분이면 되겠지 생각하고 타이머를 맞췄는데, 한 편이 끝나고 시간을 보니 20분이 남아있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조금 더 깊이 고민하고 글을 쓰자고 생각할 법도 한데, '15분이면 되겠는데...?'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반성합니다. 어쨌든, 저는 글을 쓰는 것 자체는 그 수준을 떠나서 쉽게 쓰는 편입니다. 이게 뭐 지면에 실리거나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편하게 쓰는 것도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글을 쓰면서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하는 시간이 절약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가사 안 쓰고 프리스타일로 랩 하는거나, 대본 없이 투입되는 토크 쇼 같은 느낌이지요. 물론 잘나가는 MC(공교롭게도 두개의 에시 모두 MC라는 직업이네요)들은 마치 가사를 썼거나, 대본이 있는 것 처럼 빵빵 터트리고 다닙니다. 그에 비해 저는 초라하기 짝이 없긴 하지만, 어느 있지도 않은 마블 영화 유행어처럼. "하지만 빨랐죠?"에 속합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이런 저라도, 글감을 찾는데엔 시간을 써야 합니다. 아무 글감이나. 혹은 글감이 없어도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좀 더 뾰족하고 다듬어진 글은 좋은 글감에서 시작합니다. 30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30분 중 글감을 찾고 글감에 대해서 배경 지식을 공부하고. 거기에 따른 내 생각이 얼마나 타당한지 검증하는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시간이 모자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평소에 글감을 수집하는 습관을 들여서, 일주일 중 틈틈이 30분간 하나의 글감으로 1000자 내외의 글을 쓰는 연습을 한다. 이런 큰 틀 안에서 주간 윤동규를 운영한다면, 주라밸(주간 윤동규 라이프 밸런스)을잘 맞춰가면서도 나름대로의 양질의 글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주간 윤동규 구독자들은 정말 지독하게도 피드백이 없는걸로 유명한데, 이번 포맷에 대해서는 그래도 한 말씀씩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좀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주간 윤동규를 마치겠습니다. 두 편 쓰는데 딱 29분 걸렸네요. 다음엔 3편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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