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윤동규 14호

뉴뉴

2025.03.04 | 조회 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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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윤동규

한 달간 쌓인 쓰레기들을 공유합니다

월간 윤동규로 찾아온 뉴스레터(뉴뉴, 귀엽지 않나요?). 인사드립니다. 14호는 51주를 대충 월로 나눠보니깐 13개월 정도 되길래 14호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1호부터 다시 시작하면 조금 빠지잖아요. 무려 2022 6월에 창간호를 발행한, 햇수로 무려 4년이나 되는 장수 프로그램인 있습니다. 기회를 노칠 없지요.

어쨌든 뉴뉴가 월간으로 바뀌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없었습니다. ‘ 월에 한번씩 나가는 뉴스레터가 주간이랑 똑같으면 빠지는데. 적어도 4주치의 고농축 뉴스레터를 보내야 하는거 아니야?’라는 고민에 한달을 시름시름 앓았다고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적당히 틀린 말이니까요. 한달까진 아니고 1주일 정도는 고민했습니다. 3월의 월요일 점심에 보내야지 하고 마감을 맞이하는 작가처럼 압박에 시달렸다가, 월요일은 대체 공휴일인게 아니겠습니까?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동료가 되고 싶었던 저는 과감하게 화요일 점심으로 발행일을 옮겼습니다. 달의 시작을 월간 윤동규와 함께하면 얼마나 유쾌하겠냐 이거에요. 하지만 불행히도 글을 쓰는 지금까지 이렇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한달간 만든 작업물 링크라도 공유할까 고민했지만, 에세이는 글로만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뉴스레터가 다른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기분이 별로입니다. <월간 에세이> 달에 한번씩 에세이가 나오니까 그정도 분량을 맞추면 얼추 월간이란 타이틀을 가져가도 되지 않을까요? 200 원고지 9~10 2000~2100 내외. 지금까진 792 썼습니다. 

원래 영상 편집 때를 제외하면 음악을 틀어놓는 편입니다. 이건 귀가 심심해서, 일의 능률이 올라가서, 집중이 되는 등의 이유가 절대로 아닙니다. 놀랍게도 어지간한 작업은 음악이 없을 때에 됩니다. 한때는 남산도서관 컴퓨터실에서 작업을 했어요. 삼키는 소리도 서라운드로 들리는 곳이라 음악을 듣더라도 볼륨을 최소화 했어야 했고, 거기에서 오는 묘한 긴장감이 좋았습니다. 그럼 여기서 퀴즈. 글을 쓰는 지금은 음악을 틀어놓았을까요? 2000 이내로 끊어야 하니까 바로 정답 공개합니다. 틀었다가 뒤늦게 틀고, 트는 김에 이야기를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음악을 틀어놓는가?

주변에 음악 관련 업계인들은 일할때 음악을 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음악을 온전히 감상할 있을 때에만 음악을 집중해서 듣는다구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그러고 싶은데, 음악만 집중해서 들을 시간이 있으면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잠을 자고 싶어요. 하지만 이런 쓰레기 같은 태도를 지닌 저도, 음악에 대한 욕망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지적 허영심이 있어요. 도장깨기 하듯 유명하고 좋은 뮤지션을. 훌륭한 앨범을 한바퀴라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절대적인 시간이 없으니 배경으로라도 틀어보려 하는거죠.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듀얼 모니터로 쪽에 영화 틀어놓고 일하는 느낌. 혹은 나아가, 1.5배속 2배속으로 감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그렇게 보는건 그렇게 혐오하면서 나는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쓰고 있네요. 반성합니다. 아니 사실 반성 안해요! 세상에 음악이 너무 많아!!

영화를 배속으로 보는 사람들도 그런 핑계를 대겠지요. 우리는 아마 평생을 가도 명작이라 불리는 것들의 겉핥기도 할겁니다. 영화만 봐도 편인가요? 직관적으로 단순하게 계산해서, 이동진 4 이상 영화만 1088편입니다. 2시간이라 치면 2176시간, 일수로는 90일이 걸립니다. 먹고 자고 영화만 본다 치더라도. 2배속으로 보면 45일이면 끝나니 얼마나 경제적입니까? 아니, 영화 요약만 보면 45시간에 끝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생각해봅시다. 그럼 영화를 봅니까? 당신의 지적 허영심은 그딴식으로도 채워지는 것입니까? 채우든 말든 아무 가치 없는 허영 같은걸요.

그렇듯, 스스로에게 말이고(물론 2배속이나 요약본을 보진 않지만), 음악은 진작에 껐습니다. 쓰기에 집중하고 예약 메일을 보낸 곡이라도 집중해서 들어보겠습니다. 빌리 조엘의 <Say Goodbye to Hollywood> 라는 곡이 대기중입니다. 앨범 자켓이 예뻐서 듣던 앨범이라, 딱히 지적 허영을 채워주진 못하겠지만 <앨범 자켓이 예뻐서 음악을 듣는 쿨한 나>라는 허영을 채워줄 수 있으니까요. 

이정도 무게감으로 뉴스레터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구독은 하는데 왜 열어보지 않지? 하고 궁금했었는데, 정작 제가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안 열어보더라구요. 열었으면 읽어야 하는데, 뭔가 읽기가 부담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그러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우선순위로 두고 써야겠습니다. 2000자 넘었나요? 2374자네요. 다음 번엔 좀 덜 수다스러워야겠습니다. 4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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