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사람이 죽자고 달려들면

그냥 쟤한테는 그게 죽을 만큼 중요한 건가 보다 하면 안 돼요?

오늘의 추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입니다.

날이 정말 많이 추워졌습니다. 저는 오늘 심지어 어그를 꺼내신고 왔는데요.

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추워진 날씨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힐링 장르도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져서 일까요?

구독자님도 오늘의 영화를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해 보아요 😉

🎥 로맨스 소설은 싫었는데

저는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했습니다. 교수님이 권해주는 책만 읽어야 해서였는지 개인적인 시간에 책을 읽을 때는 편식이 심했습니다.

고전소설, 현대소설은 일절 거들떠 보지도 않고, 편애적으로 젊은 작가 수상집이나 여성 작가 책만 골라 읽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연애 서사라면 절대로 읽지 않았어요.

(훗날 정세랑 작가님 책으로 잠금이 약간 해제되긴 했으나)

그렇기에 남성 작가와 연애 이야기가 만난 '대도시의 사랑법'은 제 독서 후보군 리스트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애청 프로인 '방구석 1열'에 출연한 박상영 작가님의 화술과 영화에 대한 해석이 좋았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항간에는 PC, 퀴어 소설의 대표작으로 표명되어 있는데요.

저는 부모로부터 철저히 부정당한 인간의 결핍이 어떻게 일상에서 여실히 드러나는지를 잘 그려낸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엄마라는 사람에게 사과받아야겠다고 다짐한 부분이 저의 최애 장면이기도 합니다 (영화엔 없으나)

디즈니 영화 중 가장 비현실적이라는 장면에 대한 공감

그래서 영화에서

"엄마는 내가 자는 줄 알고 밤마다 기도했는데, 그게 정말 미치겠더라.

그런데 그 때는 엄마가 미칠까봐 가만히 있었어"

라는 흥수의 대사도 같은 결로 서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기억에 책에서는 흥수의 엄마가 끝까지 아들의 모습을 회피하는 걸로 끝났던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엄마가 콜미바이유어네임 영화도 보시는 걸로 끝납니다. 

(영화엔 비관보단 아름다운 비현실 넣기를 택하신 듯 합니다.)

영화는 재희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책의 약 1/5 정도에 해당하는 첫 번째 챕터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관점에서 영화가 오히려 소설보다 더 PC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갑자기분위기교육다큐'의 느낌 없이 잘 풀어냈고

모난 돌들을 정형하려는 세상의 무자비한 폭력성도 잘 보였다고 생각돼서 좋았습니다.

특히 여자인 재희의 결핍과 아픔도 책보다 더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영화가 다 끝나고 마지막 결혼식 장면에선 눈물까지 찔끔 흘린 채 만족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는데요.

"뭐야 게이 영화야?"하며 서로 깔깔거리던 커플에 기분이 좀 상해버렸습니다.

글쎄요 영화에 대한 후기 공유는 자유지만 그 커플의 말은 감상이나 비평이 아닌 조롱이었습니다.

영화에 주요 장면들이 그런 커플들에게 일갈하는 장면이었다는 데에서 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본 사람과 결혼식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다고, 경찰서에서 손잡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어서 감사했달까요.  

예고는 보시다시피 영화의 내용을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에 예고가 떴을 때는 '흠 왜 주제를 좀 바득바득 숨기는 느낌이지?' 싶었는데

잘한 선택인 것 같기도 합니다. 관객을 조금 속여서라도. 데려다 앉혀놓는 전략이 꽤나 고소(?)하달까요.

물론 '삶도 복잡하고 힘든데 왜 즐겁지도 않고 어려운 걸 생각해야돼?'라고 반문하기 좋지만

우린 가끔 꼬여있는 걸 풀어내는 시간을 가져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금 귀찮더라도요.

성장이고 발전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뭐 그런 관점이라기보단

그래야만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귀찮지만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종종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의 추천을 마칩니다.

📌 알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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