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사기 피해자,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전세사기 피해자,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안녕하세요. 뉴.썸렛 에디터 준입니다 🤓 오늘은 지난 화에서 언급한 '말 못할 이슈'에 대해 자세히 풀어볼까 해요. 그 이슈는 바로 전세사기 사건인데요. 2021년부터 맽의 속을 썩이던 전세사기 사건이 지난 5월 드디어 마무리됐어요. 오늘은 맽과 준이 겪은 전세사기 사건 일대기와 이 사건을 겪고도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를 세운 이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세운 계획을 공유해 볼게요. 

21년 10월, '경매 개시'

🔸준: 언제 처음 전세사기에 대해 알았나요?

🔹맽: 2021년 10월이요. 어느 날 갑자기 제가 살던 빌라의 세입자들이 모인 톡방이 열렸어요. 누군가가 ‘이거 보셨나요?’라며 그 빌라의 등기부등본을 올렸는데 ‘경매 개시’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빌라가 경매에 넘어가면 싼값에 팔리는 데다 집주인도 바뀌어서 전세금을 돌려받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단톡방이 한참 떠들썩했어요. 며칠 뒤 관련 우편도 받았고요.

🔸준: 엄청 당황했을 것 같아요.

🔹맽: 그쵸. 경매 얘기를 듣고 집주인한테 전화했더니 잠깐 꼬인 거라며 곧 해결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얼마 후 경매는 내려갔는데 등기부등본을 보니 당장 또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상황이 나빴어요. 그래서 집주인에게 나간다는 의사를 내비쳤더니 집주인이 더 높은 전세가에 다음 세입자를 구해오면 나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땐 얼른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세입자를 구했어요. 

🔸준: 다음 세입자까지 구했는데 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나요?

🔹맽: 그즈음부터 집주인과 연락이 안 됐거든요. 그때부턴 나가긴 글렀고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다른 세입자들도 같은 처지라 서로 등기부등본 보면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는지 계산하고, 집주인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그랬어요.

22년 12월, 다시 경매

🔸 준: 여기서부턴 저도 기억나요. 22년 12월, 결국 다시 경매에 넘어갔잖아요. 예상했어도 마음이 정말 안 좋았을 것 같아요.

🔹 맽: 사실 ‘올 게 왔다’ 싶었는데, 솔직히 처음 알았을 때보다 마음이 무거웠어요. 그땐 혼자였던지라 '내가 더 아끼지, 뭐'라고 생각했는데, 이땐 준이랑 만나고 있을 때라 준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마음을 많이 졸였어요.

🔸 준: 앗. 저로 인해 마음이 더 무거웠다니 유감입니다… 🥲

🔹 맽: 사실 준에게 이 얘기를 꺼낼 때 굉장히 긴장했는데, 준이 '그럴 수 있다', '네 잘못 아니다'라고 얘기해줘서 너무 고마웠죠.

🔸 준: 그렇게라도 도움을 줬다니 다행이네요. 경매에 넘어간 뒤엔 어떤 일이 있었죠?

🔹 맽: 23년 1~2월에 전세사기 이슈가 전국적으로 떠올랐고, 그러면서 전세사기 특별법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관련 이슈를 모니터링하고 23년 2월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도 가보면서 특별법 시행을 기다렸죠.

🔸 준: 기다리는 시간 동안 답답했겠어요. 국회 간담회에 가선 어떤 걸 느꼈나요?

🔹 맽: 사실 그 간담회는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였어요. 그때 가서 현행법이 현실과 굉장히 다르고 피해자를 보호해 줄 수 없다는 점, 전세사기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고 피해 규모도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걸 체감했어요.

2023년 7월, 전세사기 피해자 접수

🔸 준: 여차저차 전세사기 특별법이 나왔을 때 굉장히 발 빠르게 대처했던 걸로 기억해요.

🔹 맽: 전세사기 특별법이 6월 1일 제정되고 7월 1일 시행됐는데요. 저는 시행된 바로 다음 날인 7월 2일에 피해자 접수를 했어요. 그리고 7월 20일쯤 피해자임을 인정받았죠.

🔸 준: 그때 피해자 인정을 꽤 빨리 받은 편이라고 했었는데, 맞나요?

🔹 맽: 맞아요. 집주인이 뉴스에도 나올 만큼 명백히 나쁜 놈이라 빠르게 인정받았어요. 제가 사는 빌라는 아니었지만, 다른 곳에서 사기를 치던 게 발각됐고요. 이 밖에도 유치권 걸린 건물을 포함해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어요. 

🔸 준: 피해자 인정받기도 쉽지 않다던데,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피해자로 입증받고 나선 어떤 지원을 받았나요?

🔹 맽: 일단 저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에서 쓸 수 있는 우선매수권과 전세사기 피해자용 특례보금자리론, 피해자용 전세금 대환대출을 받았어요. 법률 상담은 받아봤지만 원론적인 얘기뿐이었고, 심리 상담 등은 실질적으로 도움되지 않았어요. 

2024년 2월, 우선매수권 행사

🔸 준: 24년 2월 6일. 맽이 굉장히 다급하게 저한테 전화했던 게 기억나요. 

🔹 맽: 아, 저도 기억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피 말리는 30분이었거든요. 제가 살던 집의 경매가 진행되는 날이라 법원에 가서 낙찰에 참여했어요. 원래 경매에선 가장 높은 입찰보증금을 쓴 사람이 낙찰을 받아요. 저는 당연히 입찰에 참여해야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우선매수권을 쓸 사람은 입찰에 참여하면 안 되더라고요. 그걸 모르고 입찰에 참여해 돈을 낸 바람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때 낼 돈이 없는 거예요. 담당자와 낙찰자에게 사정해서 입찰보증금을 구해오겠다고 얘기하고 여기, 저기 전화를 돌려서 겨우 구한 다음 낙찰을 받았어요.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피가 쭉 빠져나가는 느낌이에요.

2024년 5월, 사건 종료

🔸 준: 집이 경매로 싼값에 팔리면 세입자는 우선순위에 따라 배당금을 받잖아요. 그 배당금을 예상보다 빨리 받았어요. 그쵸?

🔹 맽: 맞아요. 저는 공동담보로 경매가 넘어가서 해당되는 모든 세대의 경매가 끝나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24년 3분기 정도는 돼야 받을 줄 알았는데요. 예상보다 금방 마무리됐고, 24년 5월 30일에 배당금까지 받으면서 마침내 전세사기 사건에서 벗어났어요. 전세금을 다 돌려받진 못했지만, 적어도 확정 손실을 받아들이면 되는 상태인 거죠. 

위기를 기회로!

🔸준: 일단 특보론 1억 3,000만 원을 일으키고 기존 전세금 대출 유지하기로 한 건 금리 때문이에요. 배당금 7,700만 원은 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열심히 끌어다 쓴 다른 고금리 대출 상환에 잘 쓰였습니다. 

🔹맽: 그렇죠.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번 전세사기로 6,800만 원을 잃었기 때문에 앞으로 월세를 받아 특보론 원리금과 기존 전세금 대출 원금(무이자 상환)을 커버하고요. 향후 적당한 시기에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보는 식으로 손해를 메워 볼 계획입니다.

🔸준: 사실 전세사기 이슈를 알고 난 다음에 파이어하자는 목표를 잡은 거잖아요. 피해금액이 적진 않았는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요? 

🔹맽: 사실 제가 준한테 묻고 싶은 질문이에요. 준이 먼저 제안을 했으니까요. 이 이슈로 나름 정신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타격을 받았는데, 어쩌다(?) 파이어를 제안했죠?  

🔸준: 아, 제가 제안했군요. 일단 저는 지나간 건 매몰비용이니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잘 하자는 주의고요. 잃은 게 있다면 메우면 되지,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마냥 긍정적으로 본 건 아니고(그럴 수 있는 성격도 아니고) 나름 생각해 본 결과 둘이면 해낼 거라는 확신이 섰어요.

🔹맽: 그랬군요. 저는 당사자이다 보니 피해금과 수습 가능한 범위 같은 걸 가늠할 수 있어서 준의 제안에 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랜 시간 신경 쓰던 일이 이제 해결됐으니 파이어에 집중할 수 있어서 기쁘네요. 앞으로도 파이팅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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