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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연봉 깎겠다고 했을 때 남편의 반응은?

파이어족 된다고 해놓고 연봉을 깎았다? 도대체 왜?

2024.05.08 | 조회 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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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썸렛

경제적 자유에 이르는 방법을 전합니다.

🖤 뉴.썸렛이 전할 이야기

  • 최근 여덟 번째 이직을 한 준이 연봉을 깎은 이유를 전합니다.
  • 다짜고짜 연봉 깎는다는 아내의 선언에 대한 남편의 반응도 생생히(!) 전달합니다.
  • 파이어족이 되고 난 뒤 일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봅니다.

파이어족 된다고 해놓고 연봉 깎은 이유

안녕하세요. 뉴.썸렛의 에디터, 준입니다. 저는 최근 8번째 이직을 마쳤어요. 다짜고짜 웬 이직 얘기냐고요? 파이어족 된다고 해놓고 무려 연봉을 1,000만 원 가까이 깎는 결정을 했거든요. (아직도 눈물이...) 도대체 어쩌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됐는지, 오늘 다 얘기해 볼게요.

 

연봉을 깎은 이유

저의 직업은 콘텐츠 에디터입니다.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어려운 정보들을 쉽고 보기 좋게 편집하는 일을 주로 해왔죠(ex. 금융 콘텐츠).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의 관점을 담아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리서치와 취재, 인터뷰 등을 통해 조각을 모으고 이어 붙이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ex. 매거진). 다만 늘 '연봉'이 마음에 걸렸죠. 아쉽게도 원하는 일의 평균 급여가 지금 하는 일의 평균 급여보다 낮거든요. 그러다가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역시나 연봉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무려 1,000만 원 가까이 깎일 위기(?)에 처했죠.

어떻게 올린 연봉인데(...)
어떻게 올린 연봉인데(...)

처음엔 고민했어요. 현금이 줄어든다는 건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저와 남편, 그것도 6년 뒤 파이어를 꿈꾸는 두 사람에겐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고민은 잠시, 이내 연봉을 감수하고 이직을 결심했어요. 원하는 일을 마음 편히 하겠다고 파이어족이 된 건데, 파이어를 이루겠다고 원하는 일을 미루는 게 아무래도 주객전도처럼 느껴졌거든요. 

 

연봉 삭감, 이대로 괜찮은가?

당연히 안 괜찮죠. 그래서 저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웠어요.

1. 연봉, 부업으로 메우겠다!  

처음 연봉이 깎인 사실을 받아들일 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요. 오히려 이 스트레스 덕에 과감해질 수 있었습니다. 대뜸 예전에 부업을 하던 곳에 연락해 "저 다시 일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라고 물었거든요. 다행히 "좋다"는 답변을 얻어서, 깎인 연봉을 커버할 수 있게 됐습니다.  

2. 커버리지를 넓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입을 창출해 보겠다!  

저는 경제/금융 콘텐츠를 많이 다뤄왔어요. 해당 분야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것에도 동의하고, 해당 분야에서 나름 전문성이 생겼다는 것에도 동의하지만요. 제가 꿈꾸는 콘텐츠 에디터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이직하면 콘텐츠 에디터로서의 커버리지가 넓어질 거라는 데엔 의심이 없었고요. 그걸 활용해 경제/금융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다른 분야에서도 일을 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3. 콘텐츠 수익을 벌어보겠다!

이번 회사에선 국내외에서 취재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요. 취재 과정을 영상으로 꾸준히 기록해 보려고 해요. 또한 롱폼 텍스트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도 꾸준히 기록해 공유할 예정이에요. 그동안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많이 했지만(사실 시도도 했지만) 정작 꾸준히 업로드하지는 못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보기로 한 거예요.

 

준이 연봉 깎는다고 했을 때 맽의 반응

(맽에게 마이크를 넘겨 보았습니다🎤) 사실 준의 결정이 걱정되진 않았어요. 어차피 준이 가만히 안 있을 거거든요. 그래도 나름대로 고려한 점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데요.  

1. 파이어 플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했어요.

저희는 파이어 플랜을 아주 보수적으로 잡았어요. 연봉 인상도, 퇴직금도, 금융 소득(이자, 배당금)도, 투자 수익도 반영하지 않았죠. 보유한 부동산들은 연평균 물가 상승률만큼만 오를 거라 가정했고, 직장 외 소득도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반영해놨어요. 지출은 일부러 넉넉하게 잡았고요. 물론 물가 상승률도 빼놓긴 했는데요. 워낙 보수적으로 잡은 탓에 연 1,000만 원 정도 빼도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어요. 이마저도 준이 메울 계획을 세웠으니 더더욱 문제가 안 됐죠.

2. 리스크에 비해 리턴이 더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준이 이직을 했을 때의 리스크와 리턴에 대해 생각 봤어요. 현금이 깎이는 리스크는 감당 가능한 수준에 고정돼 있는데요. 반면 이번 이직으로 준이 정말 원하는 일을 하면서 성장하고 그 경험으로 얻을 걸 감안하면 리턴은 열려 있는 것 같더라고요. 3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랄까? 그런데 이것도 연봉 기준으로 1보 후퇴지, 이것저것을 고려했을 땐 후퇴가 아니라고 봤어요.

 

파이어족이 되고 나서 일에 대한 생각 변화

🔹 맽

예전: 직장이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었어요. 따라서 (성과 내는 걸 재밌어 하긴 했지만) 연봉을 올리는 게 목표였고, 그래서 이직도 많이 하고 일도 많이 했죠. 또 다른 수입원이라면 투자 수익이었는데요. 둘 다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잘 안 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꽤 컸던 것 같아요. 실제로 재정적으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을 겪었는데, 달리 손을 쓸 수 없었어요.

파이어족이 되면서 수입원을 다각화 하는 중
파이어족이 되면서 수입원을 다각화 하는 중

지금: 직장이 '수입원 중 하나'라 마음 편히 다니고 있어요. 갑작스러운 이슈가 생겨도 충분히 돌파할 힘을 갖췄다는 점을 확인한 덕에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죠. 예전엔 막연하게 '일단 돈을 많이 벌고 불리자'고 생각했는데요. 경제적 자유에 필요한 돈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큰돈이 필요하지는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편해진 부분도 있어요.

🔸 준

예전: 저는 건설사 재무팀 사원에서 경제지 기자로, 또 콘텐츠 에디터로 직무를 2번 바꿨어요. 직장에 의존할 수 없다는 걸 일찍이 깨닫고는 사회생활 3년 차부터 나름대로 다양한 곳에서 돈을 벌며 수입을 다각화했죠. 문제는 수입도 들쭉날쭉한 데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직장을 자주 바꿔 장기적으로 커리어와 삶을 설계할 수 없었다는 거예요. 한치 앞만 보고 달릴 뿐이었죠.

지금: 나름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파이어 플랜을 짜고 경제적으로 결정을 하기 전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문제가 없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거든요. 그동안은 "일단 성장을 위해 이직하자. 그러다 보면 길이 생기겠지" 같은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길을 걸어가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파이어족인 제가 연봉을 깎은 이유,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오늘도 뉴.썸렛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재미난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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