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

하동과 여수에서 살아내는 이야기

2026.07.08 | 조회 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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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잘 맺는 힘

 

옷을 여러 겹 두껍게 껴입어도 시린 겨울이 지났다. 여름에 잎이 무성해 그늘이 짙어진다. 십 여년 품어 세상 밖으로 꺼낸 전시는 꿈을 꾼 듯 하다. 내가 무언가 하겠다고 속다짐하고, 멈춘 걸 헤아릴 수 없다. 그런 나라서 전시 곳곳에 심리적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두었다. 협업할 동료, 대관한 공간, 간절히 바라던 콘텐츠, 객관적 피드백을 받을 든든한 지원군, 예약제, 단 한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 디자인 등. 나는 내 자신과는 작심삼일이면서 다른 사람과 약속은 지키는 편이다. 심리적 안전지대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유지하는 방법이었다. ‘혼자했다면 실행과 운영까지 했을까? 내 공간에서 했다면 사람이 없어도 문을 열었을까? 내 기대치보다 못한 결과를 인정했을까? 이상과 현실 결과의 차이를 받아들였을까?’하고 생각했다. 전시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운영하고, 끝내며 그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지금도 문득문득 떠오른다.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 붙여둔 마음의 안식처. 김미희 코치가 부산에서 순천으로 보내준 사진. 전시 준비 과정을 내 눈 앞에 둬, 매일이 꿈처럼 다가왔다.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 붙여둔 마음의 안식처. 김미희 코치가 부산에서 순천으로 보내준 사진. 전시 준비 과정을 내 눈 앞에 둬, 매일이 꿈처럼 다가왔다.
전시 전날 밤새 수정을 거듭한 전시 이용 가이드. 커튼을 지나면 혼자만의 공간이 나온다. 유익한상점 책상과 의자 등, 모과씨의 키비주얼, 하동 친구의 아이패드와 루돌프 조명, 홍성향 코치의 손 글씨, 김미희 코치의 담요. 곳곳에 여러 손길이 닿았다.
전시 전날 밤새 수정을 거듭한 전시 이용 가이드. 커튼을 지나면 혼자만의 공간이 나온다. 유익한상점 책상과 의자 등, 모과씨의 키비주얼, 하동 친구의 아이패드와 루돌프 조명, 홍성향 코치의 손 글씨, 김미희 코치의 담요. 곳곳에 여러 손길이 닿았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전히 완벽하려는 나를 발견했다. 그럴 때,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기억했다. 조금 부족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서툴지만 진심을 닿을거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2016년 여수로 돌아와 한 사람만을 위한 장소, 공간과 시간을 파는 곳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끌어올렸다. 완벽의 벽을 힘겹게 타고 올랐다. 

 

자문자답 展 : 나를 발견하는 여행. 영문은 Self-dialogue : A Journey to Find Myself.

셀프코칭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정리해 선보였다. 이보다 더 쉽게 다가올 방법은 없을거라고 자신했다. 아니었다. 전시 기간 중 여기는 뭐하는 곳인가요? 자문자답이 뭔가요? 코칭이 뭐예요?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셀프코칭을 어떤 낱말로 소개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접근성을 쉽게 할 것인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찾아와줄까? 무엇이 재미와 흥미를 끌게 할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가볍게 다가올까?’를 계속 고민했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무엇이 더 나을지, 무엇이 더 좋을지를. 다만 자문자답 展 : 나를 발견하는 여행을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집밥을 먹으면서도 지역의 일상에서 문화를 경험해요. 다양한 콘텐츠로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을 선택해요.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하며, 자신을 사유하죠.”, “Searching for myself. Self-dialogue. Learning to love myself.”

전시 기간에 쓴 하루일지. 시작과 마감하는 글을 썼다.
전시 기간에 쓴 하루일지. 시작과 마감하는 글을 썼다.


부산창비에서 보내진 나에게 쓴 편지(2025. 9. 19.). 그 속에는 악당광칠의 노자노자 노랫말(“느리지만 자유롭게 힙하게. 젊지만 유연하게 딥하게.”)을 기억하라는 메세지가 있었다. 넉넉하고 맑고,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부탁과 ‘자체발광’이라는 네 글자가 더해졌다. 
부산창비에서 보내진 나에게 쓴 편지(2025. 9. 19.). 그 속에는 악당광칠의 노자노자 노랫말(“느리지만 자유롭게 힙하게. 젊지만 유연하게 딥하게.”)을 기억하라는 메세지가 있었다. 넉넉하고 맑고,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부탁과 ‘자체발광’이라는 네 글자가 더해졌다. 
2026. 6. 22. 귀한 손님에게 보내드린 편지. 코 끝 시린 겨울에 쓴 편지가 송알송알 땀방울이 맺히는 여름을 마주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하는 호기심을 품었다. 우체국 일반 우표로 보내 5일이 걸리고, 우편함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 편지들이 무사히 그들에게 도착했을까? 내가 쓴 편지에는 아쉽고 슬픈 감정이 크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결국 해냈다는 축하와 

‘끝=새로운 시작’이 담겼다.
2026. 6. 22. 귀한 손님에게 보내드린 편지. 코 끝 시린 겨울에 쓴 편지가 송알송알 땀방울이 맺히는 여름을 마주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하는 호기심을 품었다. 우체국 일반 우표로 보내 5일이 걸리고, 우편함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 편지들이 무사히 그들에게 도착했을까? 내가 쓴 편지에는 아쉽고 슬픈 감정이 크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결국 해냈다는 축하와 ‘끝=새로운 시작’이 담겼다.

이번 호를 써내며,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나는 정말로 이 프로젝트로 무엇을 남기고 싶었나? 내가 이번 전시로 어떤 경험을 하길 바랐는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 부족해도 해보는 시간을 연습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를 관찰했다.

나는 경험의 힘을 안다. 전시에 와준 그들이 그때를 기억하고 자신의 일상을 가꾸며, 살아갈거라 믿는다. 로컬브랜드 포럼 2025에서 고선영(LBF 이사장)은 말했다.

“새로운 인사이트, 누군가를 만나러 서비스 자체가 관광의 목적이 되는 시대 예정”이라고.

머지않은 언젠가, 나는 또다시 판을 만들 것 같다. 새로운 깨달음, 나를 만나러, 자문자답 展 : 나를 발견하는 여행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꾸준히 실험해보겠다.

2026. 6. 22. 09:33 @만성리검은모래해변. 아침 산책하러 간 만성리검은모래해변 주차장에서 2시간 가까이 옆에 있었다. 집에 가려할 찰나 눈에 들어왔다. “Today is the Beginning of Something.” 오늘은 무언가의 시작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2026. 6. 22. 09:33 @만성리검은모래해변. 아침 산책하러 간 만성리검은모래해변 주차장에서 2시간 가까이 옆에 있었다. 집에 가려할 찰나 눈에 들어왔다. “Today is the Beginning of Something.” 오늘은 무언가의 시작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3호를 구상하고, 글감을 정리하면서 망설였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지난 내 모닝페이지를 다 읽어야 가능할 것 같았다. 그 속에서 내용을 추려야 한다고. 그래야 글을 쓸 수 있을거라고. 글감은 그 안에 있는데, 그냥 쓰겠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을 글로 남기는 건 옳지 못한 일이라고. 흰 바탕에 까만 커서가 두려웠다. 머뭇거리다 지난 뉴스레터놀틈 0호부터 차분히 읽어 보았다. 마치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발행된 제목만 봐도 그랬다. 미래의 나에게 보낸 편지같았다. 불연속적 발행이라도 이야기는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나와 비슷한 누군가에게도 닿을거라고 본다. 생각 전환이 되자, 영화 <내 친구는 어둠>이 나타났다. 불안과 두려운 마음에 천문학 견학을 안가겠다는 오리온에게 엄마는 말한다.

“불안해 해도 괜찮아. 괜찮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거지. 하지만 두려움이 네 인생의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야하지 않을까? …… 가끔은 그런 두려움이 느껴진다고 해도 밀고 나가야지.”

여수에서 알게 된 지인이 뉴스레터놀틈을 보고 “일기장을 훔쳐보고 있는 것 같아.”라고 했다.

“제 일기장을 훔쳐봐주세요. 어떤 이야기가 써있을지. 앞으로도.”

 

그날 모닝페이지에 담긴 날것의 기록들

(2026. 1. 4.) 설렘보다 덤덤. 처음과 달리 기대와 설렘이 줄었고 느슨해졌다. 그런 나에게 실망했다. 그래도 어떡하나, 이 또한 나인걸.

(2026. 1. 8.) 손님으로 온전히 경험. 처음으로 이 공간을 손님으로. 그러고나니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 - 스스로 질문하는 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 ‘아쉽다’보다 ‘아- 쉽다!’가 지금 나한테 필요한데… “나는 이 다음 놀틈으로 무얼 시도할 수 있을까?” 전시를 마치기 전에 발견하면 좋겠다.

(2026. 1. 9.)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는걸 알면서도 작년 9~10월로 돌아가도 지금처럼 전시를 할 것인가?” 그냥 해볼 것 같다. 영감을 주고 자극을 통해 스스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 이걸로 됐네. 

 

   [자문자답 展 : 나를 발견하는 여행] 결과보고   

자문자답 展 : 나를 발견하는 여행

Self-dialogue : A Journey to Find Myself

일정|2025. 12. 20. ~ 2026. 1. 13. (25일간)

장소|유익한상점

기획의도

셀프코칭을 경험하는 공간

자신을 사유하는 경험

자신과 마주하는 날것의 미학

 

전시 영감(이상향)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The Artist is Present> 퍼포먼스(2010년, MoMA). 하루 8시간씩 총 736시간 동안 침묵 속에 관객과 마주 앉아 눈빛으로만 소통하는 퍼포먼스. 영상 출처는 유튜브 널 위한 문화예술 및 예술탐닉.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The Artist is Present> 퍼포먼스(2010년, MoMA). 하루 8시간씩 총 736시간 동안 침묵 속에 관객과 마주 앉아 눈빛으로만 소통하는 퍼포먼스. 영상 출처는 유튜브 널 위한 문화예술 및 예술탐닉.

이용안내

웰컴 세션(5분)

세션 1(10분) - 홍성향(@coach_heeso) 안녕, 어떻게 지냈어?

세션 2(10분) - 차화진(@nollteum) 이제 꼬리표를 떼겠습니다.

세션 3(10분) - 김미희(@lifecoach_arya) 나에게 대접하는 마음 한 그릇

나에게 쓰는 편지(10분) - 2026. 6월의 나에게 쓰는 편지

굿바이 세션(5분)

*각 세션은 글 또는 음성 가이드로 진행합니다. 3명의 코치는 (사)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입니다.

 

소요예산|2,000,000원

주최·주관|놀틈

 

성과

수입금|40,000원

인원수|5명(유료 2명, 무료 1명, 나에게 쓰는 편지 서비스 제공 2명)

 

   [자문자답 展 : 나를 발견하는 여행] 방명록에 담긴 따뜻한 말    

  • 입구부터 따뜻한 메세지가 가득해서 마음이 몽글몽글
  •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를 돌아보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
  • 나를 발견하는 다양한 방법들
  • 나에 대한 여러가지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고 신기했습니다.
  • 순천 여행 중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이곳인게 너무 기쁘네요. 조그맣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 기획한 작가님들도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시길!
  •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져주는 멋진 기획!

 

   [뉴스레터 3호 영감 수집]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5화

  © 유튜브 tvN DRAMA [#스물다섯스물하나] 5화 하이라이트|"함께 이겨내자" 힘든 시기를 이겨내도록 하는 나희도X백이진의 응원

 

《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 기획 ...... 일상을 재발견하고 디자인 ...... 일상의 의미를 파헤치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려는 노력 (18)
  • 정리의 시작은 기록이다. (101)
  • 모든 사유는 곧 대화이고 대화 없이 사유하는 사람도 결국 없을 것이다. (170)
  • 기획은 자기가 하는 일 자체에 ‘왜’를 질문하는 것은 자기의 존재이유를 묻는 것과 같다. 때론 없의 본질을 정의하는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 (240-241)

 

《문화기획이라는 일》 유경숙

  • 어떤 분야에 몰두하고 그 분야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 꾸준히 실험하다 보면 영원히 시들지 않는 나의 콘텐츠, 나만의 비즈니스 수익 모델에 접근할 수 있다. (214-215)
  •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302)

 

첨부 이미지

놀기 위해 태어났다. 여수에 살고 있지만, 여기가 내가 계속 살 곳인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나는 발과 몸을 땅에 딛고 살 것이다. 일상에서 문화를 경험하는 ‘놀틈’에 있다. 적게 일하고 시간과 자유를 버는 자유인, 기획인이다.

차화진

첨부 이미지

 

   [뉴스레터 4호 예고편] 2026. 10. 14.(수)   

자발적 고립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선택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누구도 무어라 탓할 수 없다.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를 자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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