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터뷰: 브랜딩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노션으로 무자본 팝업스토어 여는 법

📌 오늘의 인사이드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부터 켜는 아침, 나우님은 노션을 먼저 여신대요. 영업 데이터베이스 확인부터 프로젝트 기획, 클라이언트 미팅 자료 준비까지 모든 업무의 중심에 노션이 있기 때문이에요.

 나우님께선 스타트업에서 처음 만난 노션을 단순한 정리 도구가 아닌 '비즈니스 운영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졸업과 동시에 프리랜서로 독립하셨어요. 최근에는 0원 자본으로 팝업스토어까지 기획하며 "AI가 할 수 없는 오프라인 경험"에 집중하고 계신대요.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읽어내고 오프라인 경험까지 설계하는 입체적 브랜딩을 추구한다고 하세요. 프리랜서로서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해왔는지, 그리고 노션이 디자인 비즈니스의 중심이 된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시죠. '디자이너에게 노션이 필요한가?'라는 궁금증이 있는 분이라면 이번 인터뷰가 도움이 될 거예요.

회사원에서 프리랜서로: 노션과 함께한 독립의 기록

Q. 나우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브랜딩 디자이너이자 노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나우입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과 동시에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기획하고 시각화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브랜드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페르소나와 스토리를 읽어내고, 그것을 콘셉트-디자인-경험으로 연결하는 식으로 풀어나가는 거죠. 그래픽, 웹 등 디지털 중심의 브랜딩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공간과 오프라인 체험을 아우르는 브랜딩으로 확장 중입니다.

Q. 노션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 사용했을 때는 어떠셨나요?

 노션을 처음 접한 건 대학 시절, 조기취업으로 스타트업에 다닐 때였어요. 그 회사는 회의록, 문서 관리, 재무 장부, 프로젝트 관리까지 모든 업무를 노션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메모장만 쓰던 저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어요.

 사용법 자체는 단순해 보였지만, 막상 데이터베이스나 복잡한 구조들을 마주했을 땐 섣불리 손댈 수 없었어요. 실수로 뭔가 잘못 건드리기라도 하면 큰일이 날 것 같았거든요... 당시엔 신입으로서 회사 업무에 적응하는 것도 벅찼기에, 디자인툴이 아닌 새로운 툴을 익히는 것도 부담으로 느껴졌어요.

노션을 모를 때나 회사에 다니면서도 익숙치 않아 메모장을 절찬리로 사용하다, 결국 프리랜서를 시작하면서 노션을 쓰시게 되었대요.

 사실 퇴사 직전까지도 노션과는 그렇게 친해지지 못했는데, 프리랜서로 독립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션을 나만의 방식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라는 시스템 속의 '수동적인 사용자'에서, 모든 일의 흐름을 직접 설계하고 결정해야 하는 '주체'로 바뀌면서 노션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거든요.

Q. 조기취업으로 스타트업 경험까지 쌓으셨는데, 졸업 후 바로 프리랜서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대학 시절부터 디자이너로서의 최종 목표는 '독립'이었어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졸업 전 조기취업을 선택했고, 스타트업에서 브랜드를 함께 키워가며 실무 경험을 쌓았죠. 그렇게 열정적인 동료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오히려 ‘언젠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점점 더 커졌어요.

 거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타트업 내에서 제 자신이 ‘성장’하기 보다는 ‘버티고 있다’는 감각이 강해졌고, 이대로라면 어느새 회사에 안주해버릴 것 같다는 불안이 들었어요.

 불안감으로 시작된 질문이었지만, 점점 '지금이니까 도전할 수 있다'는 결심으로 바뀌더라고요.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 독립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젊고 유연한 시기라는 확신이 들어서 결국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프리랜서를 선택하기 위한 PR을 하셨다고 해요. 정말 추진력이 엄청나시죠?

 지금 돌아보면 준비도 정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한 긍정 MAX 상태인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지만, 그래서인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 무모함이 지금의 저를 만든 원동력이었달까요?

혼자서도 일 잘하는 프리랜서의 스마트한 노션 활용법

Q.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하셨다면, 분명 프리랜서 초기에 어려웠던 점이 있었겠죠?

 맞아요. 프리랜서로서 일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집 근처 상가를 돌아다니며 업체를 컨택했고, 나중에는 수도권 위주의 업체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디자인이 필요할 법한 업체 리스트를 정리했어요.

 이때부터 노션을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영업 활동에서 노션은 제게 '영업 데이터베이스'이자 '콜드메일 템플릿' 역할을 해줬어요. 업체명, 연락처, 주소, 메일 등을 기록한 뒤 분야별로 분류해서 각각에 맞는 콜드메일 양식을 작성해 문자와 메일을 발송했어요. 연락처가 없거나 근처에 있는 업체의 경우엔 직접 명함을 들고 방문해 조심스럽게 제안드리기도 했고요. 그 결과를 다시 노션에 기록해두며 정리해나갔죠.

2024년 3월부터 2025년 현재까지 진행하신 디자인 프로젝트라는데 총 43개더라고요. 중복으로는 8개까지 동시 관리를 하신 걸 보고 감탄했어요😮

 그렇게 발품을 팔고 커뮤니티 활동도 병행하면서 점점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신기한 건, 노션에 차곡차곡 기록해둔 걸 나중에 정리해보니 지난 1년간 30개, 지금까지 마흔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더라고요. 제가 직접 체감하기로는 '정말 바쁘게 살았다' 정도였는데, 노션 덕분에 객관적인 성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거죠.

Q. 와, 1년에 30개 프로젝트라니 정말 바쁘게 지내셨네요! 너무 많은데 혼자서 어떻게 관리하셨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많은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제 성격을 활용한 방식이었어요. 저는 인정욕구와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성격인데,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서 일단 '나한테 도움이 될 거 같은 프로젝트다!' 싶으면 분야 상관없이 제안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그 뒤엔 힘들어도 이미 일을 벌렸기 때문에 '책임'과 '이 사람에게 실망을 끼칠 수는 없다'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해낼 수 있었죠.

 이런식으로 저만의 ‘성격 장치’를 걸어두고, 노션으로 추진력을 뒷받침했어요. 초기에는 기본적으로만 사용할 줄 알던 정도라 고수분들처럼 복잡한 DB 활용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꽤 효율적으로 잘 쓰는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초기 내용을 공유하시며 우리 구독이들이 훨씬 잘 관리하고 계실 거라고 웃퍼하셨어요🤣

 보여드린 화면처럼 프로젝트마다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서 제안서, 시장 조사, 디자인 기획 등을 정리했고, 클라이언트와의 온라인 미팅 때는 해당 노션 페이지를 바로 공유해 보여드렸어요. 덕분에 따로 자료를 정리하는 시간을 덜 들일 수 있었고, 실시간 협업도 수월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노션 다루는 실력은 미숙했지만, 당시의 실력에 맞춰 나름 잘 활용했다고 생각해요.

Q. 지금은 노션 활용법이 많이 발전하셨을텐데, 요즘엔 노션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저는 프리랜서라 혼자 일할 때가 많다 보니, 노션과 GPT를 연결해 마치 '작업 파트너'처럼 활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노션에 디자인 컨셉이나 기획안을 정리해두고 작업하다가, 다른 표현 방식이 고민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작업한 디자인을 캡처해 GPT에 첨부하고 노션을 연결하면 기획 의도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제안해줘요.

 특히 음성 모드로 실시간 대화하며 작업하는 걸 좋아하는데, 작업 중에도 계속 말로 질문하고 바로바로 답을 받을 수 있어서 생각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게 큰 장점이에요.

직접 해보니 파트너가 될 수도, 비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아주 강점이더라고요. 아쉽게도 윈도우에서는 아직 지원이 안돼요🥲

 이 조합의 진짜 강점은 PDF를 첨부하면 내용을 바탕으로 맥락을 파악해주는 것처럼, GPT가 노션 페이지의 내용을 함께 참고하면서 더 맥락 있는 답변을 준다는 점이에요. 반복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이전 내용을 기억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죠. 아, 참고로 이 방법을 쓰시려면 데스크탑 기준으로 노션과 ChatGPT를 웹이 아닌 '앱' 환경에서 실행해야 해요.

Q. 노션과 ChatGPT 조합 방식이 참신한데요? 디자이너신만큼 노션을 디자인 도구와도 연동해서 사용하시는지 궁금해요!

 단연코 Figma를 추천드려요. 노션에서 피그마를 임베드해서 클라이언트 미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정말 유용해요. 무엇보다 화면 전환적인 측면에서 노션에서 아젠다 공유 중에 바로 피그마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엄청 편합니다. 미팅 중에 화면을 바꾸면서 시간 지연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미팅 흐름이 끊기지 않아요.

 처음 보는 클라이언트분들도 신기해하시고, 훨씬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특히 디자인 시안을 설명하면서 바로 노션의 기획 내용과 연결해서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기획부터 실행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는 인상을 주게 되더라고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저를 더 전문가로서 신뢰해주시게 되더라고요.

Q. 그러고 보니 많은 클라이언트에게 노션을 공유하면 페이지 관리가 힘들지 않나요?

 모든 작업을 하나의 개인 계정으로 관리하게 되면, 협업 알림과 개인 업무 알림이 뒤섞여 중요한 공지를 놓치거나 실수가 생길 수 있어요. 특히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프리랜서에게는 업무 흐름과 컨텍스트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디자인 업무 중심의 협업 계정과, 디자인 외 활동을 위한 협업 계정을 별도로 나눠서 사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계정마다 목적이 명확해지고, 알림, 공유 권한, 작업 우선순위도 자연스럽게 분리돼서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요. 특히 슬랙/노션/이메일 연동이 다르게 설정되기 때문에, 각 계정의 워크스페이스를 열었을 때 지금 내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에요.

프리랜서 성공의 숨겨진 열쇠: 기록과 네트워킹

Q. 이유있는 신뢰를 주는 디자이너시네요:) 혹시 클라이언트들은 주로 어떤 식으로 만나게 되나요?

 주로 네트워킹을 통해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한 건 네트워킹이 단순한 친분을 넘어서 실제 프로젝트 연결로 이어지는 핵심 동력이라는 점이에요. 다양한 업종의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면 그분들의 일하는 방식, 가치관, 접근법을 듣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져요. 그리고 그 관계들이 자연스럽게 협업과 외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좌측부터 차례로 수원 문화 커뮤니티, 천스체, 프리랜서 강연 참여 당시의 사진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프리랜서 강연을 통해 알게 된 형과 친해져서 수원에서 문화예술인 커뮤니티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알게 된 분에게 실제로 외주 작업을 제안받기도 했죠. 형과는 이후에 브랜딩 프로젝트를 짧게 함께 진행하기도 했고요.

 또한 노션 초창기부터 활동하신 노션 크리에이터 ‘노슈니’님께서 만드신 ‘슈크림마을’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서포터즈(이하 슈포터즈) 활동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슈니님과의 연결 고리가 생기면서, 슈크림마을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외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최근에는 천스체 서포터즈 활동까지 확장되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프로젝트는 결국 사람을 통해 온다는 걸 여러 번 체감했어요. 그리고 단순히 일감을 얻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몰랐던 정보를 배우는 과정 자체가 프리랜서로서의 성장을 더 빠르게 만들어준다고 느꼈어요.

Q. 인사이트에서 클라이언트까지 네트워킹 자리가 정말 중요하긴 한데, 사실 오프라인의 대화는 흘러가기 쉽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소중한 만남들과 인사이트들을 기록해두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요. ‘기록은 한 번 남기면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의미를 갖는 자산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남겨진 기록은 언젠가 다시 내가 보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누군가가 참고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그게 업무 회고이든, 프로젝트 자료이든, 단순한 아이디어 메모이든 말이죠. 예를 들어, 슈포터즈 활동 중 배운 노션 고급 기능들을 정리해뒀는데, 나중에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었어요.

 중요한 건, 기록은 '나만 보는 것' 같아도 결국 누군가 읽기 위해 남긴다는 점이에요. 그게 나 자신이든, 동료든, 클라이언트든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기록이 명확하게 전달되고 보기 좋게 구성되어 있어야 하며,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역량이 바로 문서 작성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아카이빙 문서 작성 능력은 디자인, 개발, 기획 등 특정 직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직종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정리 능력을 좌우하는 기본기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하든 간에 '내가 한 일을 잘 기록하고, 다시 꺼내어 쓸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중심에 노션이라는 도구를 두고 계속 훈련하고 있는 중이에요.

AI 시대, 디자이너가 살아남는 법: 오프라인 브랜딩과 팝업스토어 도전기

Q. 지금 보니 잘 정리된 기록이 AI를 잘 활용하시는데 한몫했겠네요. 그러고 보면 디자인 영역에서 AI가 많이 쓰이고 있잖아요?

 네, 아무래도 직접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AI의 발달로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디자인과 개발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AI를 활용해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미 그렇게 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로 인해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질테니, 디자이너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AI가 당장은 따라할 수 없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저는 그 답을 'OOOO'에서 찾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