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드는 이야기

피해자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벗어나야 하는 것

2024.03.12 | 조회 173 |
0
|
일상과 명상을 넘나들의 프로필 이미지

일상과 명상을 넘나들

명상하며 일상, 일상 살며 명상

첨부 이미지

 

안타깝게도

최근에 저한테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 의사에 반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몇 주간 강요받는 일이 있었어요. 이미 오래전부터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현해 왔지만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 법적인 조치라도 해야 할까 고민할 정도였어요. 명상을 오래 했는데도, 이 인연은 그 이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서 그런지, 짧지 않은 그 시간을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어요.

 

그 사람의

언행 하나하나에 화들짝 놀라고, 상처받고, 절망하고, 하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 맞서고... 일상의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소모했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둘 중의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려나, 싶었던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가 걸어온 이 싸움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단 말이 전혀 안 통하는데... 미친 사람 상대하려면 내가 더 미쳐야 한다는데 진짜 그런 전략으로 가야 하나? 다시는 날 건드리지 못하게 진짜 물어 뜯기라도 해야 하나? 어떻게 갚아줘야 정신을 차리려나 싶었던 그때 문득,

 

내가 왜 자꾸

이 사람을 상대해 주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실 이 사람이 물리적으로 저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사실 그냥 무시하면 되는데, 왜 말을 걸어오는 대로 다 대꾸해주며 상대해주고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그 사람이 휙휙 던지는 폭탄을 쳐내는데 바빠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을 보지 못했던 거죠.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계속해서 상대를 '나를 맘대로 휘두를 수 있는 가해자' 자리에 앉혀주고 있다는 것, 그리고 동시에 나를 '손 놓고 당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것이 이 상황을 점점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도요.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맞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더 이상 사실이나 선후 관계가 아니었어요. 어떻게 이 문제로 고통받지 않을 수 있을지, 그러기 위해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였어요. 일단 그런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니까 더는 이 상황에 밥을 주기가 싫어졌어요. 그래서 나를 '가엾은 피해자'의 자리에서 치우기로 했죠. 난 더 이상 그에게 피해자가 되지 않겠다, 내게 내 삶을 이끄는 주인 자리를 되찾아주자 결심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제가 그 사람에게 무엇을 했냐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더는 그 사람에게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이었다면 혼자 끙끙 앓았을 시간에는 정말 내가 해야 하는 다른 일을 했어요. 상대가 내게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평소처럼 행복했을 내가 했을 만한 일을 그냥 하나씩 했습니다. 내 힘으로는 혼내줄 수 없는 이 사람을, 법으로라도 혼내주고 싶은 복수심에 제도적인 방법을 찾아 헤매던 것도 그만두었어요. 역설적으로, 그러고 나니까 한 전문가로부터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법리적으로 유리하다는 응답을 들었어요. (이 경우는 특수한 경우이고 모든 케이스는 다릅니다. 필요한 경우엔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 사람이 더는 나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해야 한다고 여겼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더니 사납게 나를 괴롭히던 외부 세계가 잠잠해졌어요. 한 일이라곤 내가 나를 피해자 마인드에서 꺼내준 것뿐이었는데도요.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상대도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 지난한 과정을 거쳐오며 저도 저를 지키기 위해 상대에게 상처를 많이 줬고, 그게 쌓이고 쌓여 상대를 지치게 했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제 안에 쌓이고 쌓인 분노와 복수심조차 피해자의 감정이라는 것을 알고 내려놓은 순간, 저는 편해졌어요. 이제 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무래도 좋아'진 거예요.

 

그럼 지금껏

제가 시련을 끌어당겨 당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것까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내가 받은 피해로 인해 내가 비참해져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 삶의 주도자 자리를 되찾으니까 다른 모든 것도 제자리를 찾은 건 맞는 것 같아요.

 

어떠세요? 오늘도 좀 이상한 이야기죠? ㅎㅎㅎ 그렇다면 성공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구독자님께 보통 사람들은 주지 않는 요상한 인사이트가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사람이 저에게 무슨 일을 하든, 이제는 '그래, 한때 내 인생에 그런 사람도 있었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당분간은 이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그럼 10일 후에 또 만나요! 평온하시고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일상과 명상을 넘나들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일상과 명상을 넘나들

명상하며 일상, 일상 살며 명상

뉴스레터 문의num.na.dle@gmail.com

메일리 로고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