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엉덩이가 무겁다
가만히 앉아서 진득하게 노력하는 것을 보고 '엉덩이가 무겁다'고 하잖아요. 저도 저한테 이런 성실한 재능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요, 안타깝게도 공부 얘기는 아닙니다! 저는 '요즘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기초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이나 훈련을 지루해하지 않고 잘 버티는 편인 것 같아요.
예전에 서예를 배울 때 자음, 모음을 하나씩 마스터하자는 각오로 같은 글자를 끊임없이 연습하곤 했어요. 그리고 외국어를 배울 때 단어를 외우는 것도 꽤 좋아하고요, 2년 정도 매일 명상을 하고 있고, 발레를 배우고 나서부터 거의 매일 스트레칭을 하고 있어요. 지루한 반복은 때려치우고 재미있는 것만 하고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뭔가 아직 제가 해야 할 일을 마치기 전에 다음 진도를 욕심을 내는 것 같은 기분이라 다시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몇 년에 걸쳐서 여러 케이스를 종합해보니까 확실히 이런 성향이 있는 것 같요.
2. 대쪽같다
다른 사람보다 좀 도덕적인(?) 기준이 높아서 저부터 최대한 죄 안 짓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들도 제 기준에 '아닌 건 아닌' 일들이 많아요. 친한 사람이 유혹(?)에 흔들릴 때 '지킬 건 지켜야 한다'고 강하게 권유하기도 합니다(꼰대 맞아요...) 손해 볼 때도 많지만, 그래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 어떡해요...🥲 남들이 다 한다고 해도, 옳지 않은 일이 옳은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눈앞의 이득보다 도덕을 따라서 복을 받은 일도 있었답니다 ㅎㅎㅎ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 일은 제 긍지가 됐고, 제가 계속 제 가치관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돼 주고 있어요.
3. 내향적이다 (내성적x)
'내성적'은 자신을 표현하기를 어려워하는 성향이고, '내향적'은 외부보다는 자기 내부에 관심이 많고 탐구하려는 성향을 말한다고 해요! (이런 글을 쓰는 걸 보면 정말 내향적이긴 하죠? ㅎㅎㅎ) 저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저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MBTI가 I라서 늘 의아했었거든요. 그렇다고 E는 더 아닌 것 같고요... (파워 집순이) 그런데 I를 이 두 가지로 나누고 보니까 확실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저는 어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이 일이 왜 나한테 일어났지? 이 일로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지? 이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등등을 생각해요. 그 덕분에 같은 실수를 덜 하게 되지만 또 쉽게 제 탓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큰 관심이 없습니다 ㅎㅎㅎ(like 박명수님) 이기적이라거나 매정하다는 것이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욕구가 별로 안 들어요. 저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만으로 너무 바빠서 거기까진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사회에서 사람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면 그건 철저한 사회적 훈련의 결과입니다 😅 물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 호감이 가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질문도 많이 하고 대화도 재미있긴 하지만, 제가 향하는 디폴트 방향은 결국 '나'라는 인간입니다. 파도 파도 신기한 인간인 '내'가 아직도 엄청 궁금한가봐요 ㅎㅎㅎ
지금까지 나한테 관심이 많은 내향인이, 나에 대해 탐구하다가 최근에 발견한, 새로운 나에 대해 이야기해 봤어요. 오늘은 제 이야기를 그냥 편하게 읽으시면서 구독자님이 '나도 그런데!'라거나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편하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어요. 나중에 저하고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됐을 때, '그래, 그런 사람도 있더라.' 하고 그 사람을 이해해 주실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면 더 좋겠네요!
저에 대한 탐구를 충분히 하고 나니 궁금증이 생겼어요. 훈련한 사회성이 아니고 정말 순수한 궁금증인데요, 구독자님은 어떤 사람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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