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주변 사람이 '변하도록 돕는' 것을 좋아해요. 저 스스로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변해서 좋아진 만큼 다른 사람들도 그 변화를 함께 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나랑 상관없는 사람들한테까지 오지랖 넓게 참견하는 건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만 잔소리를 해왔어요. 그래서 당연히 저는 그게 사랑인 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진짜 사랑이 조건 없이 상대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제가 한 게 순수한 사랑은 아닌 것 같죠?
그렇다면 왜
저는 다른 사람들을 바꾸려고 했을까요? 그냥 마음에 안 드니까? 아니면 저건 틀렸으니까? 나도 저거 해봤는데 저건 별로고 지금이 이게 더 좋으니까? 이게 맞으니까?
그리고 왜
특히 제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들들 볶았을까요? 나하고 계속 붙어 있으니까? 내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받을 테니까? 그들이 '잘못된' 길을 가면 나도 같이 망할 테니까?
망하긴
진작 망했. 나쁜 영향을 이미 받고 있었어요. 남을 고쳐야 한다는 태도로는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도 저와 함께하는 시간을 온전히 반길 수 없었을 테니까요. 내가 가만히 있어도 다들 각자의 길을 충실히 가고 있는데, 저는 왜 그걸 가만히 두지 못했을까요? 왜 받아들이지 못했을까요?
언제나 그렇듯,
답은 제 안에 있어요. 그들에게서 제 모습을 봤던 거예요. 제가 싫어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모습이요. 저렇게 살았던 과거의 저를 용서할 수가 없는데, 내가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내가 겨우 뛰쳐나온 그 시간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기가 괴로웠던 거예요. 사실은 그 사람들을 고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을 통해 본 미운 나 없애고 싶었던 거예요.
이런 생각이
드니까, 제가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괴롭혀왔던 사람들에게 미안해졌어요. 결국 고쳐지지 않아 떠나온 사람들에게는 더욱이요. 지금까지는 그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그래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잘못이 없었어요. 그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저는 이제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실수를 깨달았다고 해서 늘 바로 고쳐지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제 주변에 남은 사람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참견하고 싶은 마음이 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것은 느껴져요. 제 실수를 알아챈 것만으로요. 참 신기하죠? 😙 그리고 내가 왜 그런 모습의 나를 미워하는지에 대한 탐구도 하고 있어요. 이제 나하고 화해하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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