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해서 좋은 것

2022년 1월 23일 ☁️ 0°

영 로열스 Young Royals

명문 기숙 학교 힐레르스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스웨덴의 빌헬름 왕자. 하지만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산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왕실의 의무를 짊어진 왕자라면 더더욱.

Watch Young Royals | Netflix Official Site

Prince Wilhelm adjusts to life at his prestigious new boarding school, Hillerska, but following his heart proves more challenging than an...

www.netflix.com

아직 음력으로는 2021년이잖아요..? 설이 지나야 진짜 새해니까.. 그런 거 없는 스웨덴에 있지만 그래도 그런 마음으로 어제 오늘 이틀을 버텼습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지만 어딘가 무기력하고, 비염 알러지 약 탓인 것 같기도 하고, 악명 높은 스웨덴의 겨울 탓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생각은 많고 손은 움직여지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어떻게든 그런 저를 일으켜 보겠다고 집 한 쪽 벽에 잔뜩 포스트잇을 붙여서 할 일을 써 봤어요. 주제 별로 + 할 일 별로 + 야무지게도 써 놨는데 쓴 채로 며칠 째, 들여다 보고만 있습니다.

https://twitter.com/peanutsground/status/1484736510536519681

그리고 오늘 침대에 누워 이 트윗을 보면서 너무 당황한 거 있죠. 아앗 내 뼈.. 강압적인 지시를 거슬렀던가.. 저는 사실 기억도 잘 안 나요. 근데 그랬겠거니..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그래서 허리가 아플 때까지 누워 있다가,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집 밖에 억지로 나가 슈퍼라도 다녀왔습니다. 딱히 힘이 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브레어 한 통 보낼 힘은 생겨났어요. 👀
요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건 학교 생활이 어느 덧 반 남았고, 슈퍼 N으로서 이미 그 이후를 걱정하고 계획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반 남은 학교 일정을 잘 보내고 싶음과 동시에 그 시간을 어떻게 알차게 보내야 이후를 미리 준비할지.. 머리는 바쁘게 돌아가는데 몸은 그저 침대 위에 있는거죠. 걱정이야 한국에서도 하던 거긴 한데, 여기서는 '다르다'는 점이 제일 스스로를 괴롭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여기서는 가고 싶은 회사도 다르고, 쓰는 말도 다르고, 그래서 저의 처지도 다르고, 모든 게 새로우니까요.
지난 주 어느 날에는 너무너무 지쳐서 또 누워만 있다가, 뭐라도 새로운 걸 해서 마음을 다잡아 보자는 생각으로 넷플릭스에서 거의 랜덤에 가깝게, <할리우드 클리셰의 모든 것>이라는 영화를 골라서 봤어요. 정말 제목 그대로 할리우드 영화의 관습적인 표현에 대해서 재밌게 떠드는(?) 영화인데,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으면 마시던 걸 뿜는다거나, 연인이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뜨거운 뽀뽀를 할 땐 어김없이 비가 온다거나.. 하는 클리셰들이 언제부터 시작됐고 요즘 영화에서는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 같은 걸 보여줍니다.
흔히 클리셰하면 왠지 부정적인 느낌을 먼저 받곤 했는데, 사실 클리셰가 클리셰가 되는 이유가 있잖아요. 그만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표현이니까 계속 쓰이고, 클리셰가 되어가는 거죠. 그리고 사실 영화를 보면서 K-콘텐츠에도 클리셰 넘치는데.. 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엊그제 박신혜 배우 결혼식에 초대된 이민호 배우가 자기 인스타그램에 '김탄' 이름으로 초대된 사진이랑 '나너축하하냐' 라는 멘트를 남겨서 화제가 됐더라고요? <영 로열스> 보면서 저는 이상하게도 자꾸 <상속자들>이 떠올랐습니다. 가난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씩씩한 여주와 난 부자지만 내가 선택하지 않았고 난 이 상황이 맘에 안 드는데 일단 한 눈에 사랑에 빠진 남주.. 의 쬐금의 변주 같았달까요. 게다가 그냥 부자 아니고 왕자.. 단 <영 로열스>에는 효신이는 없어요..

<영 로열스>는 총 6화고 저는 지금 2화를 막 마친 상태인데 벌써 지금 이 아기들끼리 서로 마음을 확인했거든요? 이제 앞으로 이 아기 커플에게 닥칠 시련은 대략 카테고라이징이 됩니다. 계급 차이 때문에 + 게이라서 + 주변 인물 이슈 + 빌레 멘탈 이슈 등등.. 과연 어떤 시련이 닥쳐서 어떻게 헤쳐나갈지, 돌아오는 한 주 동안 아껴서 한 편씩 보면서 즐겨보려고요.
근데 여담이지만 스웨덴어는 정말 귀에 잘 안 들어오는 것 같아요. 제가 영어 안 쓰는 나라로 출장 다닐 때.. 짧은 인사나 매장에서 쓰는 반복되는 말 같은 거 일주일이면 알아듣고 따라했거든요? 근데 스웨덴어는.. 아직도 멤버십 있으세요와 가방 필요하신가요가 구분이 안 되고.. 어느덧 6개월을 살았는데 안녕하세요 안녕히가세요 감사합니다 네 아니오 밖에 모르겠어요.. (어쩌면 노화 탓)

대충 이거 보는데 Nej 밖에 못 알아들어서 슬펐다는 뜻..

그냥 보다

💕 익숙해서 좋은 것

오브레어 #42. 시리즈 <영 로열스>, 영화 <할리우드 클리셰의 모든 것>

영 로열스 Young Royals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댓글

이전 뉴스레터

다음 뉴스레터

다른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