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임을 바꾸는 것

2주 만에 인사 드립니다,, 구독자님 가내 평안하셨는지요,, 🙇‍♀️

지난주 부터 학교에서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했거든요. 그게 은근 피곤했는지 매일 죽은 듯이 자고, 주말에도 토요일 아침부터 잠이 쏟아지는 거 있죠.. 그래도 오브레어 쓰겠다고 새벽에 알람 맞춰 놓고 깨고 했는데 역시 그건 좋은 방법은 아니었어요. 아무튼 요런 사연을 좀..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 봅니다.

제가 다니는 프로그램은 1년반 과정인데, 마지막 6개월은 진짜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고, 1년은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거나 조별 과제를 해요. 이 1년은 3주 혹은 4주로 구성되는 '모듈'로 다시 나눠지는데, 지난 주에 첫 번째 모듈이 시작됐어요. 

첫 모듈의 첫 1주일 동안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듣거나 업계에서 방귀 좀 뀌시는(적절한 대체 표현이 생각나지 않네요 부디 양해를..) 분들과의 QnA 등등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모듈 안에서 심적으로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팀 과제'인데요. 한 개의 브리프를 두고, 8개의 팀이 각자 1.5주의 준비 기간 동안 문제를 해결하는 제안서를 하나 완성하는 과제에요. 

저희가 받은 과제는 Do the green thing 이라는 단체의 브리프입니다. Do the green thing은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하는데요, 

"a public service for the planet that uses creativity to tackle climate change."

그래서 브리프의 내용도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개선과 행동을 촉구하는 캠페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제 그제는 막 시작하는 아이디에이션 단계니까, 각자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얘기했는데요. 팀원 중에 한 명이 이 다큐멘터리를 언급했어요, <더 게임 체인저스>. 

이 다큐멘터리는 2019년에 공개됐습니다. 구독자님은 이 다큐멘터리를 처음 들으시는지, 아니면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나오는 채식 다큐'로 기억하고 계실 수도 있고, 아니면 보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채식한다고 밝힌 다큐..로 기억만 하고 보지는 않은 상태여서, 이번 기회에 한 번 볼까 싶어서 쓱 봤습니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정말 많은 콘텐츠 특히 다큐멘터리가 있잖아요. 기후 변화 그 자체, 혹은 대체 에너지, 환경 파괴, 지구 온난화, 탄소 발자국, 기업형 축산업 등 주제도 다양하고요. 이 다큐멘터리는 그 중에서도 Plant-based Meal,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굉장히 색다른 방식으로요!

이 다큐를 보기 전까지 제가 채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들을 적어봤어요.

저에게 채식은 뭔가 '해야 하는 것', '옳은 것'인데 '하고 싶지 않은 것'이어서 '미루게 되는 것' 이었네요.

<더 게임 체인저스>는 채식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더 '건강'이 아니라 더 '강해지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수많은 프로 스포츠 선수들, 소방관처럼 체력을 많이 쓰는 직종의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사람은 Dotsie Bausch라는 사이클 선수였는데요. 8번 전미 사이클 챔피언을 한 이 선수는 선수 생활을 하는 중에 완전한 채식 식단으로 전환한 경험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운동을 하기에, 또 힘을 얻고 근력을 키우고 체격을 키우기 위해서는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이 분도 역시 채식 식단으로 전환할 때는 확신이 없었대요. 그런데 채식으로 전환하고 나서 완전 '기계'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녀는 은퇴를 앞둔 나이에 미국 대표팀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고, 지금까지 올림픽 사이클 종목에 출전한 모든 성별의 선수를 통틀어 최연장자라는 기록과 함께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더 게임 체인저스>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편견 혹은 인식에 반하는 증거들을 보여주면서 채식이 환경에 바람직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게 굉장히 훌륭한 '게임 체인징'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채식을 리프레이밍해서 '언젠가는 해야 할 일'에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로 바꾼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스톡홀름에 오고 나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어디를 가도 비건을 위한 옵션이 거의 모든 음식과 식재료에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예를 들면 어느 맛있다는 멕시칸 식당에 갔는데 메뉴에 퀘사디아가 8가지 있었는데 그 중 6가지가 베지테리언도 먹을 수 있는 옵션이었어요. 저는 평소 메뉴에 베지테리언 옵션이 있으면 그냥 제 것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아예 제꼈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제끼면 오히려 2가지 중에 골라야만 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니까 '베지테리언.. 한 번 시켜볼까' -> '막상 먹어보니 맛있네' -> '나도 채식지향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자연스럽게 요렇게 흐르더라고요.

이것도 저에게는 하나의 리프레이밍인 것 같아요. 굳이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있으니까 시도해 볼 수 있는 쉬운 것. 과연.. 앞으로 저는 어떻게 될까요(?) 🖼

🐷 채식 리프레이밍 하면 또 생각나는 옥짜야

🧐 한국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프레이밍은 뭘까

인스타그램 @__ofcl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