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애나노트

새벽 2시, ‘자니?’ 문자의 함정

2025.08.15 | 조회 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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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beat

남들이 다 가는 길은 지루하니까, 약간 어긋난 박자로 걷습니다.

오랜만에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당시에는 원하는 번호로 발신자 이름을 바꿀 수 있었죠.

 

너무 라떼얘기라고 생각해도 놀라지 마세요!

 

저는 1004라는 번호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새벽에 잠 못 드는 밤 그리운 이에게 자니?’라고 보내곤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답장이 오면 안 되는데, 그 시간에 답장이 오는 거예요.

지금 생각해도 이불을 발로 펑펑 차고 싶은 기분입니다.

 

이런 경험이 나만 있는 건 아닐 거예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밤에 감성적으로 변하는 걸까요?

그리고 왜 새벽이 되면 자니?’ 문자가 마음속에 떠오르는 걸까요?

 

여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멜라토닌이라고 많이 들어보셨겠죠?

밤이 되면, 우리 몸은 이제 잘 시간이야라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이때 분비되는 것이 바로 멜라토닌입니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이 멜라토닌이 신체 활동을 둔화시킬 뿐만 아니라, 감정을 더 민감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왜 나한테 그렇게 행동했을까?” 혹은, “그때 난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같은 생각들이 어김없이 떠오르는 거예요.

 

동시에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동안, 세로토닌은 점차 줄어드는데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밤에 감소하면서, 감정이 불안정해지고, 우울해지기가 쉽습니다.

 

이 세로토닌의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답니다.

물론 우울증은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들이 있겠지만요.

세로토닌이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겠지요.

 

종종 인간을 호르몬의 노예라고 비유하지만, 이럴 때는 정말 호르몬에 휘둘리는 노예라는 말이 딱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밤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매번 자니?’ 문자를 보낼 수도 없는 일이고요.

 

대신 조금만 숨고 싶으시다면, 다음의 방법들을 추천합니다.

 

1. 문자를 바로 보내지 말고 임시 저장하기

메모장에 내용을 써두거나 나에게 보내기기능을 이용해보세요.

일단 메시지를 써두고 다음 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 그 메시지를 다시 보면 어젯밤의 내가 미쳤었구나!’ 하면서 바로 지울 수 있을 거예요.

 

2. 휴대폰을 잠자리에서 멀리 두기

밤이 되면 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잠자리에서 멀리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무척 어려운 일지만요.

특히나 휴대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고 해요.

게다가 잘 아시다시피, 어두운 방에서 휴대폰을 보면 눈 건강에 좋지 않답니다.

 

저 또한 밤에 잠이 안 올 때, 자꾸만 휴대폰을 봤더니, 약했던 난시가 심해졌어요. 물론 시력도 저하됐고요.

 

잠자리에서 휴대폰 멀리 두기는 이불킥 방지와 멜라토닌 분비, 시력 보호까지, 일석삼조의 역할을 할 수 있네요.

 

요즘에는 ‘1004’로 번호를 바꾸는 대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의미심장한 음악을 올리거나, 카톡 상태 메시지를 바꾸는 식으로 변했지만, 본질은 같은 것 같습니다.

밤의 감성에 휘둘려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어 하는 마음 말이죠.

 

사실은, 지난주 레터를 다시 읽어보니 너무 짧게 썼더라고요. 약간 반성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제가 여름 휴가를 다녀온 직후라 일정이 빠듯했거든요.

다녀와서 시간에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휴가의 휴유증이 오래가더라고요.

여행 정리에도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요.

 

그래도 이런 이유로 레터를 쉬고 싶지는 않았어요. ‘매주 금요일 레터 보내기라는 나만의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았거든요.

 

다음 편지에서는 에 관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총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언제나 금요일에 만나요.

애나 드림

 

이 편지는 애나가 제이에게 쓰는 레터입니다. 제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당신의 가명 애나: 글쓴이의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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