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OTT 연구소입니다.
지난 2020년 12월 2일 'OTT 연구소 첫 번째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드라마 소개를 하는 내용으로 첫 뉴스레터를 발송했습니다. 그리고 햇수로 4년이 되는 오늘, 50번째 뉴스레터를 보냅니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먹었던 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50번째 뉴스레터까지 작성해서 발송해보자'였습니다. 멤버십 보고서와 간간히 전한 소식을 제외하고 쉰번째 뉴스레터를 작성해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주제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든 생각은 '하고 싶은 걸 하자.'였습니다. 그리고 이 보고서를 발송하기 전 너무 많은 사건이 벌어졌네요. 여러분께서 알아두면 좋을 작품의 뒷이야기와 한 번쯤 생각해 볼 작품들, 그리고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작품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무쇠소녀단>, <위키드>, 계엄령을 다룹니다.
👒 <무쇠소녀단>이 줬던 감동
사회가 변하고 여성 인권과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20년 전, 아니 10년 전보다 훨씬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서사가 늘었습니다. 최근 마블의 일부 작품처럼 작품성, 전개, 완성도는 멀찍이 던져두고 여성 주인공만 앞세운 작품도 있지만, 다양한 시선과 관점, 이야기로 새로운 영감과 감동을 주는 작품도 많습니다. 최근 전편을 감상한 tvN, 티빙에서 방영한 <무쇠소녀단>이 그랬죠.
철인3종경기, 이름만 들어도 경외감과 두려움이 몰려오는 단어입니다. 힘들다는 스포츠 3개를 단번에 도전하는 것만 봐도 그 난이도를 짐작하게 하죠. 평소 사이클을 즐기는 동서는 제게 "통영 대회는 진짜 어려워. 정말 대단한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본 작품이지만, <무쇠소녀단>을 본 시청자들은 억지가 아닌 잘 짜인 서사를 느끼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결같이 얘기합니다. 지난 7월부터 10월 대회까지 4개월간 하나부터 열까지 대회에 맞춰 훈련하면서, 그 고통과 노력의 흔적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 개별 종목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해 태어나서 처음 배웠던 멤버들이 대회에 참여할 정도로 미칠듯이 훈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도전을 콘셉트로 잡은 예능 프로그램 중 무한도전 조정 특집 이후에 '진정한 도전'을 이뤄낸 몇 안 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키드> 보고 나서 아는 척 하기 좋은 몇 가지 사실들🧙♂️
뮤지컬 영화를 좋아합니다. 나오면 무조건 보죠. 아쉬운 작품들도 있지만, 작품을 감상할 때면 노래와 연기에 푹 빠져서 봅니다. 최근 이렇다 할 뮤지컬 영화가 없었는데 지난 11월 20일 <위키드>가 개봉했습니다. 위키드와 관련한 많은 얘기들, 줄거리 등은 수많은 유튜브 영상에서 찾아보실 수 있으니, 잘 다루지 않은 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두면 좋을 상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스포일러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보시는 이에 따라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가급적 작품을 감상하시고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1. <오즈의 마법사>를 꼭 보셔야 합니다.
영화 <위키드>를 보면 존 추 감독과 위니 홀즈먼, 스티븐 슈워츠 두 작가가 원작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나오는 뮤지컬 넘버인 'Good News'를 보면 노란 벽돌 길 위를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인 도로시, 허수아비, 사자, 양철 나무꾼이 걷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작품 자체가 오즈의 마법사 이전 이야기를 다루기에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 쓴 1900년 원작 소설 '위대한 마법사 오즈(The Wonderful Wizard of Oz)'나 1939년에 개봉한 빅터 플레밍 감독의 '오즈의 마법사'를 보시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2025년에 공개 예정인 '위키드 파트2' 내용을 보면 위키드 주인공인 엘파바와 글린다 뿐만 아니라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할 인물들이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나?'를 유추할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에메랄드 시티에 도착한 주인공들을 보다가 낯익은 얼굴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뮤지컬 위키드 초연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체노웨스가 카메오로 출연하니까요. 이디나 멘젤 익숙한 이름 아닌가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겨울왕국'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Idina Menzel & Kristin Chenoweth - Defying Gravity(Tony's 2004)
2. 엘튼 존의 'Good bye Yellow Brick Road'
영화 시작부터 노란 벽돌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마법사를 마주한 엘파바와 글린다에게 노란 벽돌길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죠. 1900년 원작 소설이 큰 인기를 끈 뒤로 영미권에서는 노란 벽돌길을 자주 사용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누군가는 노란 '색깔'에 초점을 맞추며 부와 성공을 암시한다, 금본위제를 비판했다고 흔히 말합니다.
반면 엘튼 존은 욕망으로 가득한, 이율배반적인 에메랄드 시티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명곡 'Good bye Yellow Brick Road'를 작사, 작곡합니다.
영화 '로켓맨(Rocket Man)'에서도 주인공 엘튼 존이 가장 힘든 시기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죠. 그나저나 엘튼 존 옹이 투병 생활로 건강이 안 좋아졌다는 뉴스를 봤는데 아무쪼록 쾌차했으면 좋겠습니다.
🚨 건담, 인간의 조건, 그리고 계엄
마지막으로 계엄입니다. 12월 3일, 이 뉴스레터를 발행하려고 예약을 걸어둔 저녁 10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했고 4일 새벽 국회의 의결로 계엄이 해제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정치적인 얘기를 뉴스레터에서 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계엄과 관련한 지식을 전달할 게 있을까 고민하면서 예약 발송 취소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추천받은 영상이 아래 유튜브 링크였죠. 저는 건담을 좋아하지 않기에 잘 몰랐던 내용이지만, 건담 덕후인 지인들은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이미 계엄에 관해 잘 이야기한 내용이 건담 전반에 깔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지식공장장 영상 '건담, 우주세가가 말하는 계엄'
1960년, 아베의 외조부로 잘 알려진 당시 총리 기시 노부스케는 미국 아이젠하워 정부와 미일 신 안보조약을 체결하는데 이에 일본 국민들이 크게 반대하자, 극우 행동대와 야쿠자를 동원하며 조약에 반대한 대학생 운동권 조직 전학공투회의와 대학생들, 일반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합니다. 그 와중에 사망자도 발생했죠. 이후 전임 총리들의 사임 요구에도 불구하고, 자위대에 치안 출동을 요청하죠. 하지만 이것이 무산되면서 기시 노부스케는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서독과 2차대전 패전 후, 일본은 군대를 가질 수 없게 되면서 헌법에서도 계엄령이라는 권한이 빠지게 되었죠. 그럼에도 사실상 계엄과 같은 효력을 가진 치안 출동이 내려지면서 일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니혼대학 예술학부 영화과에 입학했던 대학생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죠.
전공투 세대 뿐만 아니라 2차 세계 대전을 경험했던 고바야시 마사키 감독에게도 해당 조치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1959년 인간의 조건 1편과 2편을 촬영한 감독은 한해를 쉬고, 61년에 인간의 조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3편을 촬영합니다. 1, 2편보다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무장한 3편은 패망을 거듭하는 일본 제국주의를 통해 군국주의의 허망함과 전쟁의 황폐함을 다루고 있습니다.
📗 출간소식
한동안 여러 작업과 생업으로 인해 자주 뉴스레터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텐데, 저는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써왔던 글 중 하나가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초식남이지만 채식주의자는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에세이입니다.
곧 책이 발행됩니다. 책이 나올 때쯤(12월이 끝나기 전에), 올해 제가 본 작품 중 추천할만한 작품을 선정해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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