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과 인기의 상관관계

🙋‍♂️안녕하세요. OTT 연구소입니다.

OTT가 범람하고 있지만, 여전히 볼 콘텐츠는 많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그렇게 느끼곤 하죠. 바쁜 현대사회에서 OTT 작품을 돌아다니면서 나한테 맞을까 고민하고 검색하는 시간도 아까울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비슷해요. 여유가 생겨 리모컨을 만지작거려도 딱히 당기는 콘텐츠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네요. 그래서 OTT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작품에 눈길이 갑니다.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광고에서 작품성이나 해당 프로그램의 특별한 점보다 유명한 배우, 감독, 누구나 아는 국민 MC, 최근 유명해진 인플루언서 출연 여부를 강조하면서 시청자 이목을 끌어당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대감을 높이고 유명세를 시청률에 반영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죠. 

하지만 이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예상보다 큰 혹평을 받게 되죠. 

⏬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지난해부터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자사 영화, 드라마를 TV 광고로 내보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심해졌다는 방증인 동시에, 그 정도로 광고해야 시청자들이 찾아본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죠. 확실히 뭔가 많긴 한데 뭘 볼지 모르겠고,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으니, 돈을 내고도 OTT를 클릭하지 않는 이들이 늘었습니다.  

화려한 광고, 기대치를 높이는 영상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여 유입을 늘리지만, 그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큰 비판에 직면하죠. 

최근 본 드라마 가운데 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The 8 Show)>와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이 이에 해당했습니다. 더 에이트 쇼는 한재림 감독, 박정민, 천우희, 문정희 배우, <삼식이 삼촌>은 신연식 감독, 송강호, 변요한, 진기주 배우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이들이 참여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쉬운 마음을 지우기 힘드네요. 개인적인 평가와 주관적 견해가 많이 들어간 감상이지만 완성도, 극의 전개에서 광고에서 기대했던 바와 달리 크게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진 게 평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한재림, 신연식 두 감독은 흥행과 각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은 느낌입니다. 배우들의 호연도 있었지만, 높은 기대치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부족했고 생각보다 혹평이 이어졌죠.

출연자, 제작진의 유명세가 작품 흥행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작품을 보는 시선 역시 달라지고 있지만, 흥미, 완성도, 연출력, 연기력이 잘 어우러져야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변하지 않으니까요. 

🥊핵주먹과 📹유튜버의 권투 대결?!?

축구 황제는 펠레, 농구 황제는 마이클 조던이라면 권투에서 가장 큰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이는 단연 마이크 타이슨 일겁니다.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홀리필드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귀를 물어 뜯은 일은 우루과이 축구 선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경기 중 어깨를 깨문 것 이상의 충격이었죠. 은퇴 후 그는 소탈한 이미지와 녹슬지 않은 권투 실력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았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관심을 갈구하는 '관종 중에 관종'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과 대결하게 됐죠. 

2024년 1월, 모스트 밸류어블 프로모션(Most Valuable Promotion, 이하 'MVP')은 넷플릭스를 통해 2024년 7월 제이크 폴과 마이크 타이슨 복싱 경기가 예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경기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위치한 8만 석 규모의 AT&T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며 넷플릭스가 독점 생중계할 예정이었죠. 7월 초, 마이크 타이슨이 비행기로 이동 중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보였고, 궤양이 발견되어 경기가 11월 15일로 연기되었습니다. 양측 모두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하길 원했고 날짜 연기는 큰 이견 없이 완료되었죠. 마이크 타이슨은 워낙 유명해서 다들 알지만 '제이크 폴은 도대체 누구지?'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형인 로건 폴과 동생 제이크 폴은 2,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입니다. 제이크 폴은 지난 2018년 권투에 입문해 2020년에 프로 데뷔를 한 실력 있는 복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포츠 이벤트 회사인 MVP를 세우고 누구나 흥미를 느낄만한 매치를 통해 큰 이익을 거뒀죠. 형인 로건 폴은 2021년 6월 7일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경기를 고, 그 외에도 수많은 경기를 통해 유명세와 악명을 동시에 얻게 됩니다. 이후 이를 중화하고자 WWE에 등장해 어린이 팬들의 환심을 사기도 했죠. 

제이크 폴은 형보다 실력 면에서 낫다고 보입니다. 2024년 7월 기준 10전 9승 1패를 기록하고 있죠. 한국에서 BJ, 스트리머들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면서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 조회수로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로건과 제이크 두 사람 역시 초반에는 그랬죠. 전형적인 '어그로를 잘 끄는' BJ이자 인플루언서였습니다. 논란이 끊이질 않았죠. 그러다가 조금 더 합법적인 스포츠, 특히 격투 스포츠 대결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이들의 행동을 기행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나름 준수한 격투 실력과 좋은 신체 조건, 그리고 큰 금액이 걸린 무대는 보는 이들을 압도하게 만들었죠. 경기 승패보다 경기 자체가 관심이 가게 하는 효과를 거둡니다. 

이번 경기 역시 비슷합니다. 메이웨더. 앤더슨 실바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챔피언과의 대결을 통해 자신들의 이름값을 키웠고 권투에 있어 세계 최고였던 노년의 타이슨을 불러내기에 이릅니다. 

11월 이어질 대결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흥행할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저는 이날 생방송을 볼 거라는 사실이죠. 제이크 폴이 두들겨 맞는 장면을 상상하는 이들이나 혹시 마이크 타이슨이 넉아웃되는 모습을 그리는 사람들 모두 모니터 앞으로 모여들테니까요.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려는 관종과 잊힌 관심을 끌어내려는 왕년 슈퍼스타의 만남, 어쩌면 유명세를 이용해 가장 많은 사람을 화면 앞으로 모이게 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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