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 색을 담는 법: 화이트밸런스와 색온도의 마법

우리 눈은 놀랍게도 어떤 환경에서도 흰색을 ‘흰색’으로 본다.

형광등 아래든, 석양 아래든, 회백색 종이는 늘 흰색처럼 보인다.

회백색 종이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하지만 빛은 단지 밝고 어두운 것만이 아니다.

빛은 색을 가지고 있으며, 그 색은 사진의 감정과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우리 눈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색을 보정한다.

하지만 카메라는 다르다.

빛의 온도, 즉 색 온도(Color Temperature)에 따라 흰색이 노랗거나 푸르게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 안에서 스스로 색을 선택해야 한다.

이 차이를 바로잡고, 더 나아가 사진의 감정을 디자인하는 것이 바로 화이트밸런스(White Balance)다.

🔥 색온도(Color Temperature): 빛의 색을 수치로 표현하다

색온도는 빛의 색감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단위는 Kelvin(켈빈, K).

낮은 색온도(2500K)는 노란색~주황색처럼 따뜻한 느낌을,

높은 색온도(6500K 이상)는 푸른 빛처럼 차가운 느낌을 준다.

색온도

색온도 + 색감 

사진의 색온도란, 단지 색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느낌과 분위기를 조절하는 감성의 온도다.

같은 풍경도 색온도에 따라 따뜻하거나, 냉정하거나, 몽환적으로 바뀐다.

⚙️ 화이트밸런스(White Balance): 카메라에게 '진짜 흰색'을 알려주는 기술

화이트밸런스(White Balance, WB)는 카메라가 흰색을 ‘진짜 흰색’으로 인식하게 하는 기능이다.

빛의 색이 붉거나 푸르더라도, 원래의 색을 기준에 맞게 조정해주는 작업이다.

화이트밸런스를 잘 이해하면,

현실 그대로의 색 뿐 아니라

현실 너머의 감정도 표현할 수 있다.

🧑‍🎨 작가 사례 1: Todd Hido(토드 하이도) - 차가운 외로움의 색

http://www.toddhido.com

“I don’t shoot reality. I shoot what it felt like.” – Todd Hido

색온도와 WB를 감성적 서사로 확장한 사진가

토드 하이도는 어두운 주택가, 차 안에서 바라본 불빛, 흐릿한 창문 너머의 풍경을 짙은 청색과 오렌지빛의 대비로 표현한다.

그의 사진은 실제보다 훨씬 차갑고 외롭다. 이는 대부분 WB를 인위적으로 낮춰 색온도를 차갑게 만든 결과다.

그의 사진 속 주황빛 가로등은 더 따뜻하고, 어두운 하늘은 더 차갑다.

색온도의 조작은 사진을 감정의 공간으로 바꾸는 문법이 된다.

📸 대표 이미지 설명:

🧑‍🎨 작가 사례 2: 라이언 맥긴리(Ryan McGinley)

https://ryanmcginley.com

“My photographs are diaries of freedom.” – Ryan McGinley

따뜻한 색온도를 통한 젊음과 자유의 미학

라이언 맥긴리는 자연광 아래 젊은이들의 나체를 찍으며, 황금색에 가까운 색온도로 피사체를 포근하게 감싼다.

노을이 질 무렵, WB를 ‘Cloudy’나 ‘Shade’로 설정함으로써 색을 더 따뜻하게 보정하고,

피사체의 피부색과 배경이 하나의 톤처럼 이어지게 만든다.

📸 대표 이미지 설명:

🧪 실전 팁

🎯 정리: 색은 기억의 온도다

빛은 단순한 밝음이 아니다. 색을 갖고 있고, 그 색은 감정을 움직인다.

화이트밸런스와 색온도는 기술적 도구이지만, 결국 사진가의 감정을 담는 팔레트다.

오늘 찍은 사진을 다시 볼 때, 당신은 그 순간의 ‘빛의 온도’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rafagrapher

rafagrapher@gmail.com

OFT 사진레터와 같이 성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