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일상의 출구, 성수동 쏘티(Sortie)

성수동 외곽에 있는 와인바가 입증한 도전의 가치

2025.05.07 | 조회 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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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인사이트

요즘 사장님들로부터 배우는 F&B 인사이트

5월 2일, 성수동을 방문했습니다. 평소 연무장길 근처는 제휴 영업 때문에 자주 가지만, 옛 이마트(현재 크래프톤이 신사옥을 짓고 있는) 인근까지는 발걸음이 뜸했습니다. 그럼에도 꼭 한번 방문하고 싶었던 와인바 '쏘티'는 우연히 네이버 지도를 구경하다 발견한 곳입니다.

이 사진들 때문에 갔습니다. 네이버 플레이스의 중요성(...)
이 사진들 때문에 갔습니다. 네이버 플레이스의 중요성(...)

 

쏘티는 성수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뚝도청춘시장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볼거리도 많고 외국인들로 북적이는 성수동이라 가는 길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맑고 화창한 날씨 덕분에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죠.

여기입니다 여러분, 걸어갈 가치가 있어요
여기입니다 여러분, 걸어갈 가치가 있어요

매장 앞에 도착한 순간, 쏘티만큼은 마치 프랑스 파리의 작은 동네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프랑스에 가본 적이 없지만, 직접 가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제 말에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처음 마주한 쏘티는 그만큼 일상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매력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맑은 날과 너무 잘어울리는 매장, 앞에 도착하자마자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맑은 날과 너무 잘어울리는 매장, 앞에 도착하자마자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매장 오픈 한 시간 전에 미리 방문했는데, 단단한 체구의 사장님이 손때 묻은 캡을 쓰고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여러 사장님들을 만나다 보니 첫 인사에서 어떤 분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만나자마자 '도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시는 분위기가 느껴졌거든요.

쏘티의 위치 자체가 하나의 도전입니다. 성수동 중심지가 아닌 외곽, 그것도 시장 앞이라는 입지는 시작부터가 도전이었을 테니까요. 대표님은 1년 반 전 이곳에서 쏘티를 창업하고, 몇 명의 팀원들과 함께 견실하게 브랜드를 일구어 오고 있습니다. 매장 내부는 외관 이미지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으로, 살짝 낮은 조도와 바 안쪽에 자리한 스탠딩 와인 케이지들이 빛을 반사하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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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매장의 전체적인 '사용감'이었습니다. 새로운 공간이지만 내부의 집기들은 새것 같지 않은, 그래서 더욱 친숙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죠. 요즘 F&B 브랜드들은 인위적으로 빈티지 감성을 연출하려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쏘티는 비교적 신생 브랜드임에도 기물 하나하나가 자연스러웠습니다. 추구하는 분위기에 모든 것이 녹아들게 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겠죠. 대표님과 팀원들의 안목과 디테일에 '역시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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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모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목표를 설명드리자 대표님께서는 흔쾌히 함께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서비스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갈 길이 멀지만, 대표님에게는 이러한 시도조차 하나의 '도전'으로 여겨지는 듯했습니다. '안 해보면 모르니까,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셋으로 접근하시기에 설득할 필요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휴 이야기는 일찌감치 마무리하고 대표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습니다. 보통 세일즈를 갈 때 20분 정도는 제휴 얘기를 하고, 나머지는 그냥 수다를 떨며 보내는 편인데요. 그만큼 대표님들의 창업 스토리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 등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흥미롭고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쏘티 대표님은 미국에서 거주하시다가 한국으로 돌아오신 후, 한국에서 다양한 F&B 브랜드를 기획하는 회사에서 CBO로 8년 넘게 일하셨고, 그 후 쏘티를 창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브랜드를 기획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한 브랜드를 긴 호흡으로 이끌어가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쏘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단순히 쏘티를 창업하겠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마음 맞는 동료들과 크루를 구성해 의식주와 관련한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가고 싶었고,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쏘티였던 것입니다. 대표님은 쏘티라는 브랜드를 확장하기보다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는 생각보다 쏘티의 공간과 맛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우여곡절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맛있는 와인과 음식을 판매하다 보니 전반적인 객단가가 높은 편이고, 성수동 외곽이라는 입지 덕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 등이 맞물려 운영 효율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개발 이슈가 있는 곳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꽤 남았고, 약 2년 후 바로 앞 크래프톤 신사옥 입주가 시작되면 자리가 없어 못 오는 인기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진짜 코앞에 지어지는 크래프톤 신사옥 (예상도)
진짜 코앞에 지어지는 크래프톤 신사옥 (예상도)

대표님의 비즈니스에 대한 오랜 경험과 식견, 그리고 좋은 기회력과 감각을 바탕으로 엄선한 입지가 지금의 쏘티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견이지만, 대부분의 대표님들과 만나보면 결국 이익을 결정짓는 것은 고정비 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여러 고정비 중에서도 월세는 통제하기 가장 어려운 항목 중 하나이며,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쏘티 대표님은 본인만의 안목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통제하고 더 큰 레버리지를 창출할 수 있는 입지를 발굴하셨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위치에서도 브랜드를 성공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느껴졌습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대표님의 도전은 결실을 맺어 단단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음식이나 서비스 이야기보다 비즈니스나 브랜드 이야기를 주로 하는 이유는, 대개 매장 오픈 전이나 문 닫은 후에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대표님을 뵐 때는 비즈니스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는 편인데요. 다음 주쯤 쏘티에 와인을 마시러 방문할 예정이니, 그때는 매장 내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쏘티'라는 이름의 의미를 아시나요? 대표님께서 알려주셨는데, '쏘티(SORTIE)'는 프랑스어로 '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님이 좋아하는 파리의 와인바 세 곳 정도의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아 쏘티를 만들었다고 하시네요. 사람들이 성수역에서 내려 매장까지 오는 과정과 매장에서의 경험이 모두 일상에서의 탈출구 같은 느낌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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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의미를 듣고 나니 '묘하게 설득력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쏘티에 처음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이 정도면 대표님의 기획 의도가 완벽하게 구현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작은 프랑스를 경험하고 싶다면, 뚝도청춘시장 앞 '쏘티'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그곳에서 여러분만의 특별한 '출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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