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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 4월호] 삶을 바꾸는 선택이란

'너의 이름은' / 청춘의 경치를 만들어내는 첫 걸음

2024.04.19 | 조회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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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바닷가의 조약돌을 줍듯 각자의 취향을 수집해요. 우리의 취향 수집에 함께할 돌멩이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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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

온다 /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주민 / 처음으로 청춘을 말하다


  •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 너의 이름은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시네필들은 좋아하는 영화를 n회차씩 관람한다고 하죠. 시네필은 아니지만 저 역시 무려 다섯 번이나 재관람한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2016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처음 알게 된 영화이기도 해요.

출처: 네이버 영화 ‘너의 이름은’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너의 이름은’ 스틸컷

다른 이들도 분명 비슷한 감상을 갖고 있겠지만, 그의 작화는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빛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빛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영상미가 무척 뛰어나고요. 오히려 실제보다도 아름답게 표현된 곳이 많아, 영화에 등장한 실제 장소들을 찾아보면 조금은 실망하게 될 정도입니다. 특히 빛을 잘 다루는 감독답게, 하늘의 표현이 환상적이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러나,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서 영상미만큼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스토리입니다. 2010년대 이후 그의 작품은 일상적 주제를 다루던 이전과 확연히 다른 스토리를 보여주거든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그리고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이어지는 재난 3부작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 재난 3부작을 차례로 다뤄보려 해요.

⬇ <너의 이름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 마을 이토모리에 사는 소녀 미츠하. 이들은 언제부턴가 서로 몸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이에 적응하지 못해 허둥대지만 곧 익숙해져 티격태격하면서도 각자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이가 되죠.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게 되어요. 사실 이들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간차가 존재했는데, 이 사이 이토모리 마을에 혜성이 떨어져 미츠하가 사망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타키는 이토모리 마을을 수소문하고, 직접 찾아가며 미츠하가 살아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를 바꾸게 됩니다.

이렇듯 줄거리만 보면 <너의 이름은>은 타임슬립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들여다보면 미증유의 재난과 재난 속 사람들의 모습(미츠하와 이토모리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이후(타키)에 대해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작중, 마을에 혜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토모리 정사무소는 가만히 집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내보냅니다. 혹시 떠오르는 기억이 있지 않으신가요? 배가 가라앉는 동안 움직이지 말고 자리에서 대기하라고 했던 세월호 사건의 현장과 상당히 유사해 보이죠. 실제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세월호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침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세월호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세월호 보도를 보고 아주 큰 충격을 받았던 점은 가라앉는 배 안에서 '움직이지 말고 그 자리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그 방송을 듣고 실제로 그런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었을까 생각했어요. 세월호 사건은 제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습니다. <너의 이름은>은 상업 영화이고,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단순한 재미 이상의 감정을 관객에게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비디오 머그 인터뷰 中

구독자님, 혹시 10년 전 4월 16일,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기억하고 계시지 않나요? 저는 방과 후 침대에 앉아 뉴스와 SNS로 사고 소식을 듣고 있었던 걸 기억합니다. 그때의 날씨까지 생생하게요. 그런데 저 뿐만 아니라 이날 무엇을 했는지, 심지어는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더라고요. 절대 일반적이지 않은 일임이 분명한데, 대형 재난사고에서는 이런 일이 흔하다고 해요. 미국인들에게는 2001.09.11(9.11테러)이, 일본인들에게는 2011.03.11(동일본 대지진)이 그러했던 것 처럼요. 일종의 집단 트라우마인 것이죠.

이 정도로 큰 충격을 남긴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에서의 세월호 사건은 정치와 결부되며 추모의 의미가 많이 흐려졌다고 느껴집니다. 그 자체만으로 기억해야 할 인재(人災)인데 말이에요. 이런 공통의 재난 상황에서 누군가의 상실을 잊지 않았을 때, 우리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의 이름 속 타키가 바꾼 미츠하의 운명처럼요.

미츠하와 몸이 바뀌기 전 타키에게 이토모리 마을의 참사는 '잊혀진 것'이었습니다. 마을 하나가 사라진 대형 사고였음에도 타키는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이토모리 마을에 신사가 존재하는 이유 역시 운석 충돌로 인한 재난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마을 사람들 중에서도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그들 또한 1200년 전의 사고를 '잊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타키가 타임슬립으로 이 재난에 대해 알게 되는 순간 영화는 다른 국면을 마주합니다. 이토모리 마을에 대해 조사하고, 찾아가고, 미츠하와 몸을 바꿈으로써 수많은 인명의 상실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요. 미츠하의 운명을 바꾼 터닝 포인트는 바로 타키가 '잊혀진 것을 기억했을 때' 라고 할 수 있어요. 이후 그들이 잊었던 서로를 알아봤을 때,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생기게 되고, 또 나아가게 됩니다.

상실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영화 속 타키처럼 과거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는 있겠죠. 그러니 우리는 상실을 흘려보내기 보단 기억해야 합니다. 오지 않은 상실을 대비 하면서요. 세월호 사건이 남긴 것들에 대해 떠올리며, 기억하고 추모하며 오늘의 레터 마칩니다.


  • 처음으로 청춘을 말하다

주민의 첫 번째 시리즈인 <처음으로 ~(했)다>는 지금도 연재 중에 있죠. 앞으로도 처음이 꽤 쌓였을 때가 온다면 이 시리즈는 또 다시 고개를 들겁니다. 처음 이 시리즈로 덕질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저의 최애와 롤모델에 대해 이야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 행복한 사람을 동경하고 있었고, 자기 확신을 가진 사람을 가진 이의 좌우명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었더라고요.

제목에 ’처음‘이 들어간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만큼 저는 제가 경험하게 될 모든 ‘처음’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조금 과할 정도로 꾹꾹 밟고 있습니다. 처음이 이렇게 많이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저에게는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어렵고 거대하게 다가오고 있거든요. 저의 선택으로 달라질 삶이 두려워서 조언을 얻는답시고 남들에게 결정을 미루다가 포기한 적도 많았고요. 이런 저와 달리 책임에 대한 불안감을 온건히 마주한 어떤 분의 새로운 시작에 대해 오늘 조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네, 그 ‘어떤 분’은 제가 최애 D씨라고 언급했던 바로 그분이에요. NCT의 도영이 데뷔 8주년을 지나면서 솔로로 데뷔하게 되었거든요. 위 영상은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필름입니다. 도영의 앨범이 어떤 색채를 띠게 될 것인지 잘 보여주죠. 도영은 작년 겨울부터 팬들에게 버블 메시지 등을 통해 솔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슬쩍슬쩍 흘려주고 있었습니다. 3월 말에는 밴드 루시의 콘서트를 보고 오더니 자신의 꿈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에 엄청 행복하다고 하더라고요.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좋아하는 이유를 한번 더 확인 받은 것 같았어요.

어제(4/17) 오후 10시에는 앨범 프로모션 콘텐츠로 다큐멘터리 <도영의 포말 첫 번째 이야기 : 내가 꿈꾸던 나를 쫓아가고 있어>가 올라왔습니다. 이 영상이 저에게 더 크게 다가왔던 이유는 도영이 처음과 책임에 대처하는 모습이 잘 보였기 때문입니다. 도영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불안감을 행복과 설렘으로 채웠습니다.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는 버거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확실히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었어요. 같은 팀 멤버인 마크는 도영이 자신의 소신을 밀고 나아가 현실로 이룰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에서 말해주는 모든 도영은 제가 ‘아, 나는 역시 이 사람을 좋아하길 잘했다.‘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도영의 진심을 가득 담은 앨범이 오는 4월 22일 발매됩니다. 위 영상에서 도영은 청춘에 대한 정의를 찾아봤지만, 각자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고 말해요. 그 속에서 겪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포말이 되어 아름다운 절경을 만들어내죠. 그 절경이 청춘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도영처럼, 저도 제 청춘을 제 손으로 만들어가야겠죠. 우리의 청춘은 어떤 경치를 갖게 될까요? 이 앨범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 지점을 건드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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