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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 어쩌다 좋아하게 된 별
온다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어쩌다 좋아하게 된 별
마침 1주 전에 이 언니가 가비님의 유튜브에 출연해준 덕분에,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새 ‘어쩌다 좋아하게 된’ 시리즈에서는 청하의 퍼포먼스를 자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청하가 저에게 ‘별’이 된 이유는 정말 간단하게, 제가 생각하는 ‘스타’에 가장 걸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언니의 무대들은 항상 넋을 놓고 보게 되는 게 있습니다. 무대 위의 ‘자신’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게 제가 주로 좋아하는 아이돌들의 주된 역할이라면, 청하는 무대 위에서 행해지는 ’공연‘ 자체를 보여주는 데 특화되어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비님의 유튜브에서 언니가 ’벌써 12시 말고는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저는 속으로 ‘뭐라는거야!’를 외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아이유님이 공연장에서 살 쪘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뭐가 살쪄!!”라고 소리친 팬처럼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제가 청하를 애정하게 된 바로 그 활동, 정규 앨범 Querencia의 타이틀곡 3개를 소개하겠습니다. 감히 말하자면 청하의 퍼포먼스가 가장 화려했던 시기의 활동곡들로, 귀와 눈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겁니다.
2020.04.27 Stay Tonight
디지털싱글로 선공개한 첫 번째 타이틀곡 Stay Tonight(이하 스투나)은 퍼포먼스 영상이 스튜디오 춤, 뮤플리, 딩고 뮤직 총 3개나 있습니다. 퍼포먼스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상으로 뮤플리를 가져왔지만 여러분은 꼭 뮤직비디오까지 다 시청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화려하거든요. 스투나의 안무는 늘 청하의 코레오를 맡아주던 리안님이 보깅의 어머니 러브란님과 함께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안무 전체에 보깅 특유의 느낌이 잘 살아있죠. 퍼포먼스 비디오나 뮤직비디오 영상의 댓글들을 살펴보면 ‘보깅을 대중음악에 가장 잘 녹여낸 사례’라고들 말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스투나의 영상은 메가 크루의 보깅 코레오그레피를 보는 느낌이 들다보니 화려한 안무에 집중해서 영상을 감상하고는 합니다.
안무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몇 가지를 찝어볼까요. 먼저 인트로의 인간 드레스 안무입니다. 리안님의 시안 비하인드 영상 댓글을 보니까 이 부분에서 ‘비너스의 탄생’ 작품을 오마주한 것 같은 감상을 받았다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어느 쪽이든 단단하게 고조되는 반주의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 안무가 시선을 확 빼앗으면서 시작을 합니다. 처음 뮤직비디오를 봤을 때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또 다른 파트는 군무를 포함한 댄스브레이크 구간입니다. 보컬 파트가 끝난 뒤 비트가 훅 깔리면서 집중을 하게 만드는데요, 동시에 멀리서부터 청하와 댄서들이 무리를 이뤄 앞으로 파워워킹을 하면서 나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왕관을 표현한 도미노 안무(1), 얼굴에 포커싱이 되어 있는 보깅 안무(2)가 나온 뒤에 댄서들의 군무가 시작해요. 군무 마지막을 냅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깔며 다른 쪽 다리를 하늘로 치켜드는 보깅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 기술로 마무리하면서 댄스 브레이크가 끝나고, 청하가 다시 등장하며 다시 곡에 보컬을 입혀줍니다(3).
스투나 음악 자체가 한번에 많은 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간결하게 그렇지만 화려하게 곡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곡 자체도 상당히 고급스럽다고 생각을 합니다. 3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다는 점이 그런 특징을 입증을 하죠. 곡뿐만 아니라 헤메코 역시 단색의 단순한 옷과 차분한 머리에 반짝이는 악세서리와 화려한 메이크업을 조화시켜 그 고급미를 잘 이어갔죠. 거기에다가 보깅의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3박자 정말 잘 맞았던 활동곡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3가지가 잘 갖춰지는 게 사실 정말 쉽지 않기 때문에 저는 음악방송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투나를 정말 애정합니다.
저의 영업이 조금 통했을까요? 안무로 많은 찬사를 받았던 곡이기에, 저도 이번에는 안무를 중심으로 퍼포먼스를 소개할 수 밖에 없었네요. 하지만 청하의 노래만 들어왔던 분들이 계시다면 청하의 퍼포먼스도 봤을 때 비로소 아티스트 청하를 제대로 알게 된다고 생각해요. 영업만 하다보니까 제가 어쩌다 청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풀어내지 못했는데, 사실 이 언니는 어쩌다 좋아한 게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보자마자 좋아하게 되었어서 저의 입덕 과정을 풀어내기보다는 제가 입덕한 경로로 여러분들을 인도하는 게 이번 시리즈의 목표입니다. 저와 같이 청하의 컴백을 기다리며 퍼포먼스 반복재생을 해주세요! 그럼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온다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구의 증명>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 했을
때 <헤어질 결심>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올렸던
작품이에요. 그러나 사실 저는 구의 증명을 망한 사랑 이야기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구의 증명 속 구와 담의 사랑이 망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온전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구독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집니다.
※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 구의 증명
최근 읽었던
소설 중 이만큼이나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도 없을 듯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먹는다’라는 것이 결코 쉽게 납득되는 일은 아니니까요. 다만 이만큼이나 비릿하고 시린 사랑 이야기도 없었던 것 같아요.
<구의 증명>은 구의 죽음을 시작으로 구와 담의 시점이 교차되며 전개됩니다. 구와 담은 어린 시절부터 같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같은 폭으로 공명하게 된,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어야만
하는 사이입니다. 구는 ‘우리 사이에는 ‘왜’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하고, 담은 ‘우리는 헤어질 수가 없어.’라고 말할 정도로요. 설령 구가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담이 구와 떨어져 있을지라도 이는 둘에게 씌워진 공식이자 속박입니다. 그러나
흔한 사랑 이야기가 언제나 그렇듯, 사랑만으로 살아가기에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둘에게는 남은 가족도, 무엇도 없었거든요.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구의 부모님이 남긴 영원히 줄어들지 않을 빚 뿐. 담은
불행하더라도 구와 함께 있는 쪽을 택했지만, 결국 구는 차가운 길바닥에서 생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담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요.
그리고
이후, 담이 그의 육체를 수습해 그를 먹기로 합니다. 살아있을 적 구가 담에게 말했던 것처럼요. 구가
살아있을 때 그를 쉽게 쓰고 버리고, 물건 취급하던 이들이 죽은 구의 몸에 가격을 매겨 팔 수 없도록. 구의 몸에 칼을 댈 수도, 불에 태울 수도 없었던 담에게 그를 먹는다는
것은 당연한 선택지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담을 구를 먹습니다. 어루만지고, 껴안고, 오열하고, 미치지
않기 위해, 무엇을 먹는지 똑똑히 기억하기 위해 자신을 때려가며.
사랑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을 사랑해 함부로 다루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지만, 기억하고 싶은 페이지를 접고, 인상 깊은 문장에 밑줄을 치며 읽는
이들이 책을 사랑해서 그랬다고 말한다면 그만 할 말이 없어지게 되는 것처럼요. 사람마다 사랑의 모양은
다르니까. 만 명의 사람이 있다면 역시 만 개의 사랑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 어쩌면 담에게 구를 먹는 행위는 그를 끌어안는 것과 다를 바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서래가 죽음으로 미결이 되어 영원으로 남은 것처럼, 담도 구를 먹어 둘만의 세상을 짓고,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결말을 맺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을'테니까. 함께 살아있는 동안 만개하지 못했던 둘의 사랑을 먹어 하나가 됨으로써 그제야 만개시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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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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