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곧 꽃이 활짝 필 것 같아요.
꽃놀이를 계획해보는 건 어떤가요?
-
조금 더 편리한 소통을 위해 페블스의 '큐리어스'를 오픈했어요!
그동안 피드백을 받기만 하고 바로 돌려드릴 수 없어 아쉬웠는데
로그인 없이 실시간 질문과 답변, 피드백이 가능합니다 :)
공개 질문이라는 점 유의해주세요!
비공개적, 개인적 감상과 피드백은 구글폼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본문 하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여러분의 조약돌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Thu
온다 / 너는 내게 유일한 어쩌나
주민 / 처음으로 콘서트에 과몰입했다
- 너는 내게 유일한 어쩌나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정세랑의 소설 <지구에서 한아뿐>에는 ‘주영’이라는 흥미로운 인물이 등장해요. 다음과 같은 평가를 받는 주영은 대체 어떤 인물일까요?
네, 그는 가수 아폴로의 팬클럽 회장입니다. 아주 확고한 신념을 가졌죠.
주영의 주장, 꽤 합리적이지 않은가요? 아폴로라는 세계의 위성이 되기로 선택한 것도 그 선택이 '아둔한 열병이 아닌 명확한 목표 의식'이라는 것도 충분히 설득력 있고요. 잘 다뤄지지 않는 류의 인물이라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그러나 저는 주영과는 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더라고요.
2022년 세븐틴의 <BE THE SUN> 콘서트에서 호시가 "저희는 최고의 가수가 될 테니, 여러분은 최고의 캐럿(세븐틴의 팬덤 명)이 되어 달라~"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어떤 마음으로 한 말이었는지 알았지만 '아...난 최고의 캐럿이 될 생각은 없는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는 주영처럼 누군가의 세계에 함께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타인의 성공에 편승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차라리 그 크기와 흐름이 아주 작더라도 저만의 우주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게 제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흔히 머글*과 덕후는 이런 차이가 있다고 해요.
* 특정 문화층에 관심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
그리고 이 차이는 생각보다 극명히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번 덕질을 해본 사람은 휴식기가 있더라도 평생 무언가를 계속 덕질하고 아닌 사람은 무언가를 깊이 좋아하지 않는, 그런 영원한 평행선을 달리는 듯 합니다. 대상이 취미이든, 연예인이든, 소설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같은 매체가 됐든 간에.
이 기준으로 보았을 때, 과몰입하기 좋아하는 전 분명 덕후가 맞는데…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편은 아니라 헤비 팬의 입장에서는 조금 얄미운, 머글에 가까운 덕후 정도의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거고요. 아마 이러한 차이는 '나'와 '대상' 간의 중요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이런 위치를 점하게 된 것도 결국 대상 보다는 제가 더 중심이 되기 때문이지 싶고요.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런 지점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면 최애를 찾을 때. 주민이 이야기했듯 최애는 교통사고처럼, 혹은 벼락 맞듯이, 어느날 하늘에서 최애가 떨어졌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전 언제나 최애 찾기에 시간이 걸리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그들은 저와 어딘가 닮아 있고요.
잠깐 옆길로 빠져보자면, 그러니까 저의 최애인 정한씨는... 저랑 기질적으로 많이 닮았거든요. 예민한 체질에서 기인하는 성격적 부분들이 특히나 그렇고요. 가장 재밌는 공통점은 '장난을 좋아하는 추억 중독자'라는 점인데요. 부산에선 바닷물 마시기, 나미비아의 소금호수에서는 바닥의 소금 찍어 먹기 같은 것들로 내기를 제안하곤 하는데... 정한도 계곡물로 커피 타 먹기, 녹차 티백으로 뺨 때리기 같은 내기를 즐기는걸 보며 '이 사람도 만만치 않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다른 사람들도 날 저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하고 깨달았어요. 다만 정한이 훨씬 다정하고 애교가 많아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요.
아무튼! 정한씨가 아니어도 누군가를 좋아할 때면 분위기가 비슷하다거나, 닮았다거나...하는 말들을 꼭 들어왔던 것 같아요. 누군가는 반대의 매력에 끌리고, 또 누군가는 외적인 모습에만 집중할 수도 있는데, 언제나 나와 닮은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어쩐지 자기애가 반영된 부분이지 않겠어요?
또 다른 부분은 덕질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점이에요. 제게는 도피처 정도의 위치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현실이 힘들 때 유독 많이 찾는 편이에요. 가볍게는 시험 기간부터, 너무 바빠 몸과 마음이 지쳤거나, 무기력하고 우울할 때 등등. 힘들수록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그럴 때마다 도파민 제공 수단으로써 이들을 찾고는 합니다. 행복할 땐 관심이 비교적 줄어들더라고요. 물론 그럴 때에도 음악을 듣고, 또 콘텐츠들을 즐기긴 하지만 그 열정의 정도가 확연히 차이 났던 것 같아요.
하하 이렇게 말하니까 못된 팬 같이 들리기도 하네요. 물론 사람마다 애정을 쏟는 모양은 아주 다르니까~ 우리는 이미 이 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잖아요. 무엇이 되었든, 어떤 방식이 되었든, 애정을 쏟는 특별한 대상이라는 것. 그래서 마냥 좋은, 내게는 유일한 ‘어쩌나’라는 점은 변하지 않아요. 서로 알지도 못하는 대상으로 인해 울고 웃고, 대가 없는 애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별하잖아요?
구독자님에게 유일한 어쩌나는 무엇인가요?
P.S. 이 시리즈를 처음 쓰려고 했을 때부터 부록처럼 쓰고 싶었지만 항상 분량 문제로 덧붙이지 못했던 글이 있는데요... 바로 저의 밥친구인 '고잉세븐틴 회차 추천' 글이었어요. 그러나 날로 먹는 글처럼 느껴질까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구독자님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처음으로 콘서트에 과몰입했다
제가 NCT의 팬(이하 시즈니)인 것은 초반의 레터에서 이미 밝힌 적이 있죠. 시즈니답게 지난해 11월 26일에 NCT 127(이하 127)의 세 번째 투어 ‘NEO CITY : SEOUL - THE UNITY’를 다녀왔습니다. 저는 2주에 걸친 콘서트 일정 중 막막콘*으로 예매를 했는데요, 엑기스(?)가 담긴 콘서트는 무조건 막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어요. 여러분은 콘서트 일정 중 어느 날을 선호하실지 궁금하네요.
첫 플로어 자리
이때 플로어 좌석을 잡았었어요. 저는 경험이 적어서 플로어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선배분들께 이것 저것 물어보면서 플로어는 뭘 준비해야 할지 팁들을 얻었어요. 그때 (날짜는 다르지만) 1층과 플로어를 모두 잡았어서 둘 중에 어느 곳을 선택해야할지 고민을 했었거든요. 어떤 선배가 플로어를 간 적이 없다면 일단 가라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마음을 굳힐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갤럭시 울트라도 대여 신청 완료한 상태였죠. 제 핸드폰은 아이폰 XR이라서 화질이 좋지 않았거든요. 아무래도 가까이에서 보는만큼 선명하게 멤버들을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지금 글을 쓰면서 제가 찍은 영상들을 다시 보고 있는데 정말 행복하네요.
갤럭시 울트라
콘서트 당일에는 항상 느긋하게 콘서트장에 갈 생각만 했지만, 이 날은 대여한 스마트폰을 찾으러 가는 날이라서 강남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스스로 이런 것까지 할 줄 몰랐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있는 곳에서는 콘서트장보다 대여 매장이 더 멀리 있거든요. 기계 받은 다음에는 일단 어디 앉아서 핸드폰 설정하고 만져보면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근처 맥도날드에서 해결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이때 갤럭시 울트라 시리즈를 완전 처음 접해보는 거였어요. 햄버거랑 겉옷을 카메라로 확대해보면서 화질에 얼마나 감탄했는지 몰라요. 번에 박힌 깨를 이렇게 선명하게 확대할 수 있다니요. 이제 저의 손떨림만 조금 덜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았어요.
들뜸
콘서트장에 도착하고 딱 하나 봐둔 나눔을 무사히 얻은 뒤에는 밖에서 기다리는 것 뿐이에요. 심지어 이 날은 이유는 모르겠으나 입장 시작 시간이 30분 늦어졌어요. 꼼짝없이 입구만 바라보며 서서 기다렸죠. 저는 MD 구매에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할 일이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어떤 분이 감사하게도 저에게 접근(?)해주셔서 입장 안내를 다시 해줄 때까지 심심하지 않게 조금씩 수다를 떨다가 들어갈 수 있었어요. 자리를 찾고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옆자리의 다른 시즈니 분과도 말을 터서 대화를 몇 번 나누었어요. 사실 아이돌 덕질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콘서트에 대한 막연한 상상만 할 때에 가장 기대했던 게 옆 자리 분들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하는 것이었거든요. 실제로 겪게 되니 콘서트의 즐거움도 커지고 마음도 더 들뜨더라고요.
울컥한 이유
사실 이 콘서트는 어쩌면 127이 완전체로 할 수 있는 마지막 공연이었어요. 향후 몇 년간은 멤버들이 하나 둘씩 군대를 가게 되었거든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공지는 없었지만 멤버들은 이미 알 것이고, 시기상 팬들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죠. 그러던 중 맏형이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남은 멤버들끼리 콘서트를 준비하고 6번의 공연을 마쳐야했던 부담감도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멤버들의 불안감이 상당했는지, 많이 울더라고요. 멤버들이 한 명씩 소감을 말하며 울거나 참는 동안 제가 있던 구역의 많은 시즈니들도 울고 있었습니다. 왜 우냐고, 울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앵앵콜 무대에 맏형이 예고 없이 등장해준 것을 보고는 저도 조금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다수의 주목을 얻기까지 불안감을 억누르고 묵묵히 버텨야했던 시기를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멤버들의 공백이라는 또 다른 불안을 갖게 되니 127과 시즈니 모두 많이 힘들겁니다. 이건 비단 NCT 127만 겪는 것은 아니고, 아이돌 그룹과 그들의 팬들은 대부분 겪게 되는 일이죠. 그래도 다들 이 시기를 잘 지낼 수 있을 거예요. 시간이 지나고, 우리도 변하겠지만 좋아했던 마음은 여전할테니까요. 여러분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총 6회의 콘서트 중 6번째(마지막) 공연을 칭함
➡큐리어스
➡구글폼
민짱🌈 : 이 세상의 귀여운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제토🧚 : 주로 갓생을 추구합니다. 밖으로 쏘다니는 외향 인간.
주민💎 : 언젠가는 모두가 알게 되겠죠, 고양이가 우주 최고입니다.
온다🫧 : 직업은 트래블러, 취미는 여유와 낭만 사이에서 유영하기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