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연남→망원, 사람들이 떠난 이유

임대료가 밀어낸 사람들, 그들이 만든 새로운 동네

2026.06.25 | 조회 181 |
4
|
from.
Hyns


ⓒ

네이버블로그(https://blog.naver.com/humanity97/223815368751)
ⓒ 네이버블로그(https://blog.naver.com/humanity97/223815368751)
  ⓒ 에이블 부동산 중개법인  
  ⓒ 에이블 부동산 중개법인  

목차

 

  1. 홍대가 변한 이유
  2. 상권이 밀려나는 구조
  3. 연남동 : 폐선부지가 만든 상권
  4. 망원동 : 마지막 로컬 상권?
  5. 사이클은 반복된다

 


망원시장 옆 골목에 카페가 생겼다

  ⓒ 네이버블로그(아리의 맛집탐방 여행)  
  ⓒ 네이버블로그(아리의 맛집탐방 여행)  

망원시장 골목 안쪽, 낡은 빌라 1층에 작은 카페가 들어섰다. 간판은 소박하고, 메뉴판은 칠판에 분필로 적혀 있다. 홍대에서 장사하다 연남으로, 연남에서 장사하다 망원으로 온 것이다. 이 사람의 이동 경로가 지난 10년 홍대 상권 이동의 축소판이다.

 

홍대 → 연남 → 망원

 

임대료에 밀려 한 정거장씩 이동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새로운 동네가 만들어졌다.


홍대가 변한 이유

  ⓒ 네이버블로그(아크부동산중개법인)
  ⓒ 네이버블로그(아크부동산중개법인)

예술 상권이 관광지가 됐다

홍대 앞은 1990년대 클럽과 인디 밴드, 거리 예술가들이 만든 동네였다. 임대료가 쌌고, 홍익대 미대생들이 작업실을 차렸다. 주류 문화가 아닌 것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2010년이 전환점이었다. 인천공항철도가 홍대입구역에 연결됐다. 공항에서 1시간 안에 올 수 있는 젊음의 거리로 각국 여행 가이드에 소개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렸다. 2013년 마포구 관광통계에 따르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의 절반 이상이 마포구를 찾았고, 그 중 61.8%가 홍대를 방문했다.

 

사람이 몰리자 임대료가 올랐다. 올리브영, 글로벌 SPA 브랜드,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왔다. 클럽과 공연장 자리에 화장품 가게와 치킨집이 들어섰다.

 

2015년 서울시는 신촌·홍대·합정 지역을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위기 지역으로 공식 지정했다.

  ⓒ 2018년 문화일보 기사 발췌  
  ⓒ 2018년 문화일보 기사 발췌  

숫자로 보면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홍대·합정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13년 2분기 6.2%에서 2018년 2분기 17.2%까지 올랐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최고 수준이었다. 사람은 늘었는데 공실이 늘었다는 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게들이 그만큼 많이 나갔다는 뜻이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홍대 상권 서교동 평당 월 임대료는 2021년 1분기 148,284원에서 2023년 1분기 190,553원으로 2년간 29% 올랐다. 상권이 약해지는 중에도 임대료는 올랐다.

 

2025년 상반기 홍대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340만 명이다. 명동 약 450만 명에 이어 서울 4위다. 홍대는 여전히 관광지로는 살아있다. 다만 예술과 인디 문화의 홍대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상권이 밀려나는 구조

  ⓒ 네이버블로그(OK 부동산 이야기)  
  ⓒ 네이버블로그(OK 부동산 이야기)  

서울시·국토연구원의 젠트리피케이션 연구는 상권 이동 메커니즘을 이렇게 정리한다.

 

낮은 임대료의 낙후 지역에 예술가·독립 소상공인·카페가 들어온다. 동네가 알려지고 사람이 몰린다. 임대료가 오른다. 처음 들어온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나간다. 프랜차이즈와 대형 브랜드가 그 자리를 채운다. 밀려난 사람들은 인근의 더 싼 동네로 간다. 그 동네에서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된다.

 

이 사이클의 서울 대표 사례가 홍대→연남→망원이다.

 

임대료 데이터가 이 이동을 보여준다. 2015~2016년 1년간 마포 주요 상권 3.3㎡당 임대료 상승률은 망원동 21.1%, 합정동 16.6%, 상수동 6.49%였다(국토연구원·로컬실록지리지 분석). 홍대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연남·상수·망원으로 이동하면서 그 지역 임대료가 빠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이 이동에 걸린 시간은 대략 이렇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 홍대 앞 예술·클럽 상권 형성

2000년대 후반~2012년 : 홍대 임대료 상승, 상수·연남으로 확산 시작

2012~2016년 : 연남동 상권 본격 형성

2015~2020년 : 망리단길 핫플화·임대료 급등

 

약 20년에 걸친 이동이다. 한 동네가 뜨고, 밀려나고, 다음 동네가 뜨는 데 대략 5~10년이 걸렸다.


연남동 : 폐선부지가 만든 상권

  ⓒ 출처미상  
  ⓒ 출처미상  

경의선이 공원이 됐다

2009년부터 서울시는 경의선 폐선부지를 공원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마포구 연남동을 지나는 구간이 2015년 6월 개방됐고, 2016년 5월 전 구간이 완공됐다. 6.3km의 선형 공원, 연남동 구간은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을 얻었다.

 

숲길 양쪽 골목에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연남동 젠트리피케이션 연구(윤윤채·박진아, 2016)는 2012년을 연남동 상업화가 본격화된 시점으로 본다. 서울대 사회학과 연구는 2014년을 기점으로 점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한다.

 

숲길을 따라 산책하다 들어갈 수 있는 카페와 브런치 식당. 낡은 다가구주택을 개조한 저층 소형 점포. 홍대처럼 크고 화려하지 않고, 골목을 걸으며 발견하는 형태였다.

ⓒ 네이버 블로그(연극에 그림에 미치다)
ⓒ 네이버 블로그(연극에 그림에 미치다)

연남동과 홍대의 차이

홍대 앞대형 상가·프랜차이즈·관광 소비 중심이다. 외국인과 10~20대 유동인구가 압도적이다. 연남동은 달랐다. 단독·다세대주택을 개조한 소형 독립점포 중심이고, 카페·브런치·디저트·수제맥주·세계 음식이 골목에 섞여 있다. 상대적으로 동네 주민과 결합된 일상 소비 상권 성격이 강했다.

 

2025 마포구 상권분석 보고서(서울신용보증재단·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1만㎡당 유동인구는 서교동 419,852명, 연남동 400,449명이다. 홍대와 거의 같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사람이 모이면 임대료가 오른다. 연남동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2년 거리두기 해제 이후 경의선 숲길 인근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0.9%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다시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압력이 강해지는 흐름이다.


망원동 : 마지막 로컬 상권?

  ⓒ 네이버 블로그(부동산 브리오 BRIO) 
  ⓒ 네이버 블로그(부동산 브리오 BRIO) 

망원시장과 망리단길의 공존

망원동은 원래 주거 동네였다. 망원시장이 중심이고, 한강공원이 가깝다. 대형 상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연남동 임대료가 오르면서 독립 카페·음식점·라이프스타일 상점이 망원동으로 이동했다. 망원동 416번지 일대 골목이 망리단길로 불리며 핫플레이스가 됐다.

 

2015~2016년 1년간 망원동 임대료 상승률이 마포구에서 가장 높았다는 건, 그 이동이 얼마나 빠르게 일어났는지를 보여준다.

 

망원동의 특성은 연남동과 다르다. 전통시장·주거지·골목 카페가 섞여 있는 '생활형 상권'이다. 홍대나 연남처럼 외지 방문객 중심이 아니라, 동네 주민과 새로 유입된 카페·식당이 섞이는 구조였다.

 

2025년 마포구 상권분석 보고서 기준 1만㎡당 유동인구는 망원2동 344,632명, 망원1동 263,248명이다. 홍대·연남에 이어 마포구 유동인구 상위권이다.

첨부 이미지


ⓒ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jirihada/224296746249)
ⓒ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jirihada/224296746249)

재개발이 온다

망원동에 지금 가장 큰 변수가 생겼다. 2025년 8월 27일, 망리단길 일대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사업지로 확정할지 결정하는 날짜가 잡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재개발이 확정되면 망리단길 골목 상당 부분이 사라진다. 소규모 점포들 대신 한강 조망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그림이다.

 

을지면옥이 재개발에 밀려 사라진 것처럼, 망원동도 같은 경로를 걸을 수 있다. 힙해진 동네가 재개발의 표적이 되는 아이러니는 서울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사이클은 반복된다

 

망원 다음은 어디인가

학술 연구와 마포구 상권분석 보고서는 성산동·성산1·2동·상암동을 다음 잠재 상권으로 지목한다. 망원동 유동인구에 이어 성산1동성산2동의 생활인구가 마포구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공식 데이터로 다음 상권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패턴은 반복됐다. 홍대가 비싸지면 연남으로 갔고, 연남이 비싸지면 망원으로 갔다. 망원이 재개발되면 그 사람들은 또 어딘가로 간다.

 

이 사이클이 반복되는 이유

서울시와 국토연구원 연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정책들을 계속 내놓고 있다. 상생협약, 임대료 상한제,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 성동구는 성수동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으로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는 남아있다. 임대차보호법의 한계, 재개발 이익 환수 미비, 토지 소유자 우선 원칙. 어쩌면 자본주의에 의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는, 상권을 살린 사람이 상권에서 밀려나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사이클은 계속된다.


사람들이 다음에 어디로 가느냐가 서울의 다음 핫플레이스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동네도 결국 같은 경로를 걷는다. 임대료가 오르고, 사람들이 밀려나고, 다시 이동한다.

 

상권은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그 상권은 결국 그 사람들을 내쫓는다.


본 글의 수치는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마포구 상권분석 보고서(2025, 서울신용보증재단·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 국토연구원 젠트리피케이션 연구, 재외한국문화원 관광통계 및 주요 언론 보도(2013~2026년 기준)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상권 이동 경로는 학술 연구의 정성적 분석을 포함하며, 개별 상인의 이동 경로를 직접 추적한 공식 통계는 없습니다. 망리단길 재개발 관련 내용은 2025년 8월 보도 기준 추진 중인 상태입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https://forms.gle/s5TGEerct9qaz5SX7

 

위 폼을 통해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피드백을 반영해 더 나은 컨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도대체 왜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4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두덤두의 프로필 이미지

    두덤두

    1
    12일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두덤두의 프로필 이미지

    두덤두

    1
    12일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다른 뉴스레터

© 2026 도대체 왜

잘나가는 기업들의 속사정, 매주 전해드려요.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