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같은 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47.2조 원이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약 24.9조 원이었다. 반도체만 따지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남긴 것이다.
매출 1위, 수익성은 2위
왜?
삼성그룹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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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2024년 기준 총매출 331.8조 원으로 한국 GDP의 약 13%를 차지한다. 상위 5대 그룹(삼성·현대차·SK·LG·롯데) 합산이 GDP의 약 40%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 혼자 그 3분의 1을 담당한다.
70여 개국, 240여 개 글로벌 거점. 임직원 약 27만 명. 그 배후에 연결된 협력사 고용까지 합치면 수백만 명의 생계가 삼성 생태계에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렇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 지분 20.82%(2025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4%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다. 이재용의 삼성전자 직접 지분은 1%대에 불과하지만, 이 체인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그룹의 심장이다. 제조·금융·건설·서비스 등 계열사들이 있지만, 삼성전자 없이 삼성그룹의 지금 위상은 없다.
반도체에서 왜 밀렸는가 : HBM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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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이 뭔가
HBM(High Bandwidth Memory)은 D램 칩 여러 개를 3D로 쌓아 올린 메모리다. 기존 D램보다 훨씬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다. AI 서버와 GPU는 수백억 개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메모리가 병목이 된다. HBM이 그 병목을 푼다.
엔비디아 GPU 하나에 HBM이 몇 개씩 붙는다. 챗GPT가 돌아가는 데이터센터 서버에는 GPU가 수천 개 들어간다. AI 붐이 곧 HBM 붐이었다.
ⓒ 아이즈매거진 기사사진
SK하이닉스가 먼저 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HBM3, HBM3E 검증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2023~2024년 엔비디아 AI GPU에 들어가는 HBM 대부분을 SK하이닉스가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달랐다. HBM3에서 수율과 발열 문제를 겪으며 엔비디아의 초기 채택에서 밀렸다. 2024년까지 엔비디아 주요 AI GPU에 본격적으로 HBM을 공급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반복됐다.
수치가 결과를 보여준다. 2025년 1분기 DRAM 매출 점유율은 SK하이닉스 36%, 삼성 34%, 마이크론 25%다. DRAM 전체에서도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삼성을 제쳤다. HBM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58%, 삼성이 25~42% 수준으로 추정된다(기관마다 집계 방식이 달라 범위로 제시).
삼성은 2025년 하반기부터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반등했다. 그러나 선점의 차이는 컸다.
파운드리에서도 TSMC에 밀렸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위탁생산이다. 설계만 하는 팹리스 기업(애플·엔비디아·퀄컴 등)의 칩을 대신 만들어준다.
2025년 연간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69.9%, 삼성 7.2%다. 격차가 62.7%포인트다. 2024년 3분기만 해도 TSMC 64.9%·삼성 9.3%였는데, 1년 만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TSMC는 애플·엔비디아·AMD의 첨단 공정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다. 2nm 공정에서도 TSMC 수율이 60~70% 수준인 반면 삼성은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수율은 같은 웨이퍼에서 정상 작동하는 칩 비율이다. 수율이 낮으면 원가가 올라가고 고객 신뢰가 떨어진다.
갤럭시의 현재 : 애플에 밀리고 중국에 치인다
ⓒ 조선비즈 기사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수십 년간 글로벌 물량 1위였다. 2023년 처음으로 애플에 연간 기준 1위를 내줬다. 2024년은 삼성이 19%, 애플이 18%로 삼성이 다시 앞섰지만, 2025년에는 애플 20%·삼성 19%로 다시 역전됐다.
물량으로는 비슷한데 수익성이 다르다. 애플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60~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아이폰 영업이익률은 삼성 MX부문을 크게 상회한다는 분석이 지속된다. iOS 생태계에 한번 들어온 소비자는 쉽게 안드로이드로 돌아가지 않는다.
아래쪽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치고 올라온다. 샤오미·오포·비보·트랜션이 중저가·신흥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트랜션은 2024년 12.2%의 점유율로 급성장했다. 삼성의 A시리즈·M시리즈가 이들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다.
프리미엄에서는 애플에, 중저가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샌드위치 구조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후 약 2,022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는 비공식 집계가 있다. Galaxy AI 기능과 구글 Gemini 연동으로 AI폰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브랜드·생태계 격차를 단기간에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 평가다.
성과급 전쟁 : 노조·주주·사측의 삼각 갈등
ⓒ 유튜브, MBC 뉴스
삼성 첫 파업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표방했다. 2024년 6월 7일, 그 역사가 깨졌다. 삼성전자 역사상 첫 하루 파업이 실시됐다. 7월에는 6,500명 규모의 파업이 무기한으로 전환됐다가 8월 초 종료됐다.
2026년 4월에는 삼성전자 내 주요 노조들이 연합해 평택 캠퍼스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요구사항의 핵심은 두 가지다. 성과급 상한 폐지, 그리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할 것.
ⓒ 연합뉴스
고졸 생산직 vs 연구직 역전 논란
여기서 흥미로운 구조가 드러난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생산직은 HBM·DRAM 호황 덕분에 실적 연동 성과급을 많이 받는다. 반면 시스템 LSI·파운드리·스마트폰 사업부의 연구직은 해당 부문 실적이 저조해 성과급이 적다.
"고졸 생산직이 석박사 연구직보다 성과급을 더 받는다"는 논란이 SNS와 언론에서 반복 제기됐다. 직군별 정량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아 확인이 어렵지만, 이 구조 자체가 현실이라는 인식이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2025년 영업이익률 58%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냈다. "삼성보다 SK하이닉스 성과급이 훨씬 크다"는 인식이 업계 내에 퍼져 있다.
삼성은 2024~2026년 3개년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매년 9.8조 원 정기 배당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이다. 2024~2025년 동안 현금 배당 20.9조 원과 자사주 매입·소각 8.4조 원을 집행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주주는 더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수단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다.
노조는 성과급을 늘리라고 한다.
주주들은 배당을 늘리라고 한다.
회사는 미래를 위해 R&D에 써야 한다.
세 방향의 요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특성상 호황기에 막대한 현금이 들어오지만, 불황기에도 대규모 설비·R&D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산업 구조가 이 갈등의 배경이다.
삼성의 다음 판 : 삼성전자는 어디에 베팅하는가
삼성전자가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반도체·스마트폰·그룹 신사업 세 방향에서 동시에 판을 짜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 : HBM4와 원스톱 전략
HBM3E에서 뒤처진 삼성의 반격 카드는 HBM4다. 12단 적층에 4nm 로직 공정을 삼성 파운드리와 결합해 One-stop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향이다. 메모리·로직·파운드리·패키징을 한 회사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는 이 중 메모리만 한다.
HBM4 공급 계약 협상이 2026년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이 이 협상에서 수율과 성능을 증명하면 점유율 회복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SK하이닉스도 HBM4를 준비 중이어서, 역전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파운드리에서는 2nm·GAA 공정 수율을 올리는 것이 최우선이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69.9% vs 7.2%)를 단기간에 좁히기는 어렵다. 삼성이 현실적으로 노리는 건 10% 이상 점유율 회복과 AI 반도체 고객사 재유치다. 엔비디아·AMD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중국 AI 칩 설계사,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고객군으로 파운드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향도 언급된다.
R&D 투자는 계속 늘린다. 2025년 37.7조 원으로 매출의 약 11%를 R&D에 쏟았다. 글로벌 IT·반도체 기업 평균(7~9%)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기 수익성보다 기술 격차를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는 신호다.
ⓒ 유튜브, 뉴스토마토
스마트폰 : AI폰과 폴더블
갤럭시의 돌파구는 AI폰이다. Galaxy AI 브랜드 아래 통번역·사진 편집·요약·노트 보조 등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구글 Gemini와의 협력으로 생성형 AI를 스마트폰 OS 레벨에 깊게 통합하는 전략이다.
Counterpoint는 2028년까지 250달러 이상 스마트폰의 90%가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은 이 AI폰 전환의 속도전에서 애플보다 먼저 기능을 쏟아내며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향이다.
폴더블은 삼성의 독점 프리미엄 카드였지만,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추격 중이다. 삼성은 갤럭시 Z 폴드·플립 시리즈를 AI 기능과 결합해 단순 폼팩터 차별화를 넘어 '쓸모 있는 폴더블'로 포지셔닝을 전환하고 있다.
ⓒ 삼성커리어
그룹 신사업 : 바이오·배터리·전장
삼성전자 밖에서 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 사업들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DMO) 시장 상위권 업체다. 대형 제약사와 장기 생산 계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 의약품 수요 성장과 함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이다. 2024년 매출 16.59조 원을 기록했지만, Stellantis·GM과의 합작공장 투자로 2025년에는 영업손실 1.72조 원을 냈다. 단기 적자를 감수하고 미국·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발판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Harman은 삼성이 2017년 약 9조 원에 인수한 자동차 오디오·인포테인먼트·전장 브랜드다. 2025년 4분기 매출 4.6조 원, 영업이익 0.3조 원. 전장 시장 성장과 함께 그룹 내 조용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 반도체·스마트폰·성과급·지배구조 네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HBM에서 뒤처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R&D에 연간 38조를 쏟고, HBM4와 파운드리 수율 개선에 집중하면서 바이오·배터리·전장으로 신사업 축을 키우고 있다.
단기 수익성만 보면 지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밀린다. 그러나 삼성이 베팅하는 건 지금 당장이 아니라 2028~2030년 AI 반도체 시장이다. 그 베팅이 맞아떨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GDP 13%짜리 회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선택이 맞지 않으면 오래 고통받을 수도 있다.
본 글의 수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식 IR 자료, Counterpoint Research·TrendForce 반도체 시장 보고서, Yonhap·Korea Times·Pulse 보도(2024~2026년 기준)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HBM 점유율은 기관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범위로 제시했습니다. 고졸 생산직·연구직 성과급 역전 논란은 직군별 공식 데이터가 없어 여론·보도 기반으로 서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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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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