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자는구나... 잘자

3년만에 다시 작성해보는 뉴스레터. 그리고 2025 회고

2025.12.31 | 조회 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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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쓰니...? 안쓰는구나... 어 쓰네?

24년도 새해, 전역 1주년 등... 글을 쓰고 싶었던 순간은 많았다. 그런데 너무 멋진 '성공담'만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전역 두 달 전인 23년 5월에 작성했던 뉴스레터 :

 

어쩌면 멋있는 성공담이 '될 뻔' 한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잘 되었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다시 굴곡이 생겼고, 완벽한 스토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글이 늦어졌다.

 

최근 사이먼 사이넥의 '인피니트 게임'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 삶과 커리어는 유한게임이 아니라 무한게임이다. 중요한 건 '성공/실패'가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였다.

 

그래서 이제는 완벽한 성공담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고점과 저점의 반복, 시행착오의 연속은 무한게임의 당연한 과정이니까. 마치 내 주식계좌처럼... 😓 (그래도 장기적으로 우상향이겠죠 제발...)

 

이루고 싶었다던 거는 어떻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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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모두 달성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시점이 그렇다는거지, 언제든지 다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려한다.

 

오늘의 본질은 25년을 마무리하며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회고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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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류

물류는 철밥통이야 

  • 24년에 PM으로 일했을 당시와 25년 현재 PM으로 일하는 모습을 비교하면 AI 활용 수준이 급격히 달라졌다. 업무 방식도, 속도도, 퀄리티도 확연히 변했다.
  • 자연스럽게 고민으로 이어졌다. 'AI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까?'
  •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실물이 존재하는 영역.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물리적 제약이 명확한 분야. 바로 물류였다.
  • AI가 코드를 짜고 디자인을 하는 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25톤짜리 컨테이너를 움직이고, 복잡한 창고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고, 현장 작업자들과 소통하며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일은 아직 사람 몫이다.
  • 작년부터 수많은 물류 현장을 다녔다. 공통점은 하나. 어디든 정말 정신없이 돌아간다. '현재' 운영에만 신경 써도 모자란 환경이기에, AI와 IT를 활용해 '미래'를 설계하는 일의 효용 가치는 큰 것 같다.

 

Product에서 Project로, 무형에서 유형으로

  • 이전까지는 클릭 몇 번이면 전 세계로 배포되는 무형 자산을 만드는 Product Manager였다.
  • 지금은 25톤 트럭에 실려가는 설비를 만들어 미국까지 보내는 Project Manager다. 컨테이너에 실리는 무지막하게 큰 우리 제품을 보면 신기하고 설렌다.
  • 소프트웨어만 만들던 내가 하드웨어와 물류 현장을 직접 마주하니, 세상을 보는 관점이 더욱 확장되었다. 100년 뒤에는 모든 창고가 아마존처럼 자동화될 것이다. 나는 그 과정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확실히 해내고자 하며, 그 변화에 함께하는 과정 자체도 즐기고 있다.

 

2. 커리어

전역 후 기준으로 벌써 네 번째 회사다.

  • 매번 "이번엔 잘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지만... 회사가 기대와 달랐거나 기울었고, 성공담에 직찹했던 나의 글쓰기도 계속 밀렸다.
  • 특히 직전 회사에서는 C레벨로 합류했다가 크게 실패했다. 말로만 C레벨을 약속받았고, 나 역시 행동으로 C레벨답게 움직이지 못했다. 소화할 능력도 깜냥도 없었다.
  • 그래서 배운 것은 :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였다.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지금의 접근법

  • 현재 회사 대표님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셨고, 내가 새로운 도전을 찾고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꾸준히 함께 해보고 싶다고 삼고초려해주셨다.
  • 지금은 PM으로서 C레벨의 안목을 키우는 중이다. 당장의 프로젝트들과 함께 "회사 운영"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전제로, Bottom에서 사내 시스템과 협업 문화를 만들고 Top에서의 사업 및 회사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

 

첫 팀, 첫 팀원

  • 최근 내 팀도 생겼고, 부사수도 생겼다. 조직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끈 경험은 많지만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인 리더 직책을 맡게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 책임감이 무거우면서도 팀원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더 솔선수범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나도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이 든다.
  • 올해는 미친 듯이 일했다. 회사에 필요한 기틀을 빨리 잡아야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올해까는 조금 풀악셀, 내년부터는 장기 플랜에 집중하면서 여유를 가져보는게 목표다.

 

결국은 사람

  • 물류 자동화 업계에 들어온 것도, 일을 풀어가는 것도 전부 사람 덕분이었다.
  • 24년 로봇 회사 면접에서 탈락했을때, 면접관님이 다른 포지션을 제안해 주셨고 다시 전형을 진행했다. 그렇게 결국 합류하여 1년간 경험을 쌓고 네트워킹하며 현재 회사 대표님을 비롯한 업계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
  •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의사결정권자뿐 아니라 현장 작업자분들과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게 문제를 푸는 힘이 되었다.
  • 무엇보다, 굴곡 속에서도 곁에 있어준 친구들과 동료들이 있었다. 늘 고마운 존재들. (이 링크를 직접 받았다면 당신이 그 중 한 명 ㅎㅎ)

 

왜 이렇게 고생하냐고?

  • 과정이 즐겁다. 금전적 보상은 알아서 따라올거라 생각하기에 당장은 중요치 않다. 물류의 미래에서 특정 역할을 해낸다는 것 자체가 가치 있다.
  • 현재 회사에서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진짜 여기서는 뭐라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어서다.
  • 설령 또 망해도 괜찮다. 무한게임 속에서 굴곡은 당연하고, 나를 응원해주며 함께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이제 안다.
  • 서른 전까지만 고생하고... 그 뒤엔 큰 기업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직 살아있다 😅

 

3. 투자 / 자산 형성

방어와 성장의 균형

  • 슬슬 돈을 쓰는 것보다 모으는 게 즐거워졌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걸 보며, 지속적으로 자산을 불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다.
  • 19년부터 시작했던 사회생활에서 코인판에서 많이 잃어봤고, 주식도 수업료를 냈다. 당시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관한 시야도, 판단력도 부족했다.
  • 이제는 경험도 쌓이고 각 산업과 흐름 보는 시야가 조금은 생겼다. 손실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조금씩 늘려가는게 올바른 방향성같다.

 

크게 바라보다

  • 주식은 거시적인 흐름을 보려 하고, 부동산 경매도 조금 알아보는중이다. (현재 거주중인 오피스텔에 전세사기 매물이 많길래 알아보다가 관심이 생겼다. 현재 집 주인분도 경매 법인을 운영하시는 분이여서 많이 배워보려한다.)
  •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며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처할까', '국내 경제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생각이 많아졌다.
  • 또 한편으로는 회사의 첫 미국 매출을 만들어내는 게 나라는 점이... 뿌듯하면서도 걱정되는 무한의 굴레이다. (그래도 내가 달러 벌어오니까 한잔해~ 🍺)

 

4. 아스날 

사진은 한 장이지만 수많은 스토리가 담겨있다.
사진은 한 장이지만 수많은 스토리가 담겨있다.

"축구는 오직 사람들을 꿈꾸게 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이다." 

- 전 아스날 감독, 아르센 벵거
  • 일단 오랜만에 4.스날 해보고싶었다.
  • 아스날을 보며 나도 꿈을 꾼다. 10년 넘게 응원해 온 팀. 요즘 진짜 잘해서 기쁘다. 위태한 1등이지만, 3년 연속 2등을 차지할때도 누군가는 우승을 못했다며 비판했지만 나는 너무 행복했다.
  • 아르테타라는 감독이 본인만의 문법으로 선수단에게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이 요구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테토남 말고 테타남) 영감과 동기를 주는 리더이기에 그를 보고 많이 배우려한다.
  • 스타트업도 축구팀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인재 영입, 역할 설정, 전술과 전략 등.

 

축구만 잘해도 되는데 왜 잘생기기까지...
축구만 잘해도 되는데 왜 잘생기기까지...

데클란을 사랑하는 이유 

  • 특히 선수중에는 데클란 라이스를 정말 사랑한다. 내 유니폼에는 전부 라이스 등번호 41번이 박혀있고, 이전 회사에서는 닉네임을 '데클란'으로 쓸 정도였다. (당시 팀원들은 내가 축구 유니폼 안 입고 출근하는 걸 더 이상하게 여겼다.)
  • 그가 경기장에서 헌신하는 모습, 남들보다 솔선수범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모습이 내가 본받고 싶은 모습이다. 팀의 엔진으로서 조용히 묵묵히 1.5인분 이상 해내는 멀티 플레이어.
  • 나도 앞으로 속한 조직에서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이 생긴다면, 그 회사에서 '데클란 라이스'처럼 활동하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되니까, 팀이 장기적으로 그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90분을 위한 헌신

  • 선수들은 경기장 위의 90분을 위해 경기중에는 물론, 그 전후에도 수많은 훈련과 자기관리를 반복하며 '승리' 라는 목표를 위해 헌신한다.
  • 나도 나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려 한다. 운동 또한 아스날에서 노력중인 선수단을 떠올리며 러닝, 수영 등 스스로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
  • 요즘 다양한 생각도 많고 머리가 복잡하지만, 내가 입고 있는 아스날 옷과 데클란의 등번호를 보며 나 스스로를 그들에게 대입하여 정진한다.

 

5. 결혼

  • 중학교 동창이 올해 결혼을 했고, 나와 제일 친한 고등학교 친구중 한 명이 내년에 결혼한다. 얼마 전에 만난 동갑내기 전 동료분도 결혼한다고 한다.
  • 인생에는 여러 가지 마일스톤이 있다. 군대, 대학, 커리어, 자산 형성 등등... 나름 어느 정도 스스로의 방향성들은 세워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대로 나아가면 무탈하게 다 적당한 수준에서 개인적으로 만족할 정도까지는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뭔가... 어느 정도 각 영역별로 나라는 사람의 방향성이나 조금씩 차오르고 있는데, 결혼과 가정이라는 부분만 마저 차오르면 좋겠다는 느낌이 올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왜 결혼을 하고 싶냐면

  • 나이 60, 또는 그 이상을 먹어서도 같이 놀러 다니고 즐겁게 지낼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 특히 내가 현재 '무엇을 위해 일에 몰두하는가?', '왜 열심히 사는가?' 라고 물어보면 결국 미래의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 지금 고생하는 만큼, 가정과 자식이 생기면 나이 들어서는 시간적으로나 자산적으로 여유롭게 내가 진정으로 아끼는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

 

 

그래서 26년은?

25년을 회고하면서 느낀 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방향성만 있으면 어떻게든 흘러간다는 점이다.

 

26년에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모르겠다. 근데 그게 또 재밌는 것 같다.

이 뉴스레터를 다시 쓸지도 모르겠다. 쓸 수도 있고 안 쓸 수도 있고. 그냥 쓰고 싶을 때 또 쓰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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