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니...? 자는구나... 잘자

3년만에 다시 작성해보는 뉴스레터. 그리고 2025 회고

2025.12.31 | 조회 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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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안쓰니...? 안쓰는구나... 어 쓰네?

24년도 새해, 전역 1주년 등... 글을 쓰고 싶었던 순간은 많았다. 그런데 너무 멋진 '성공담'만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전역 두 달 전인 23년 5월에 작성했던 뉴스레터 :

 

어쩌면 멋있는 성공담이 '될 뻔' 한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잘 되었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다시 굴곡이 생겼고, 완벽한 스토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글이 늦어졌다.

 

최근 사이먼 사이넥의 '인피니트 게임'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 삶과 커리어는 유한게임이 아니라 무한게임이다. 중요한 건 '성공/실패'가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였다.

 

그래서 이제는 완벽한 성공담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고점과 저점의 반복, 시행착오의 연속은 무한게임의 당연한 과정이니까. 마치 내 주식계좌처럼... 😓 (그래도 장기적으로 우상향이겠죠 제발...)

 

이루고 싶었다던 거는 어떻게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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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모두 달성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시점이 그렇다는거지, 언제든지 다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려한다.

 

오늘의 본질은 25년을 마무리하며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회고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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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류

물류는 철밥통이야 

  • 24년에 PM으로 일했을 당시와 25년 현재 PM으로 일하는 모습을 비교하면 AI 활용 수준이 급격히 달라졌다. 업무 방식도, 속도도, 퀄리티도 확연히 변했다.
  • 자연스럽게 고민으로 이어졌다. 'AI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까?'
  •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실물이 존재하는 영역.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물리적 제약이 명확한 분야. 바로 물류였다.
  • AI가 코드를 짜고 디자인을 하는 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25톤짜리 컨테이너를 움직이고, 복잡한 창고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고, 현장 작업자들과 소통하며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일은 아직 사람 몫이다.
  • 작년부터 수많은 물류 현장을 다녔다. 공통점은 하나. 어디든 정말 정신없이 돌아간다. '현재' 운영에만 신경 써도 모자란 환경이기에, AI와 IT를 활용해 '미래'를 설계하는 일의 효용 가치는 큰 것 같다.

 

Product에서 Project로, 무형에서 유형으로

  • 이전까지는 클릭 몇 번이면 전 세계로 배포되는 무형 자산을 만드는 Product Manager였다.
  • 지금은 25톤 트럭에 실려가는 설비를 만들어 미국까지 보내는 Project Manager다. 컨테이너에 실리는 무지막하게 큰 우리 제품을 보면 신기하고 설렌다.
  • 소프트웨어만 만들던 내가 하드웨어와 물류 현장을 직접 마주하니, 세상을 보는 관점이 더욱 확장되었다. 100년 뒤에는 모든 창고가 아마존처럼 자동화될 것이다. 나는 그 과정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확실히 해내고자 하며, 그 변화에 함께하는 과정 자체도 즐기고 있다.

 

2. 커리어

전역 후 기준으로 벌써 네 번째 회사다.

  • 매번 "이번엔 잘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지만... 회사가 기대와 달랐거나 기울었고, 성공담에 직찹했던 나의 글쓰기도 계속 밀렸다.
  • 특히 직전 회사에서는 C레벨로 합류했다가 크게 실패했다. 말로만 C레벨을 약속받았고, 나 역시 행동으로 C레벨답게 움직이지 못했다. 소화할 능력도 깜냥도 없었다.
  • 그래서 배운 것은 :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였다. (개인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지금의 접근법

  • 현재 회사 대표님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셨고, 내가 새로운 도전을 찾고 부침을 겪는 과정에서 꾸준히 함께 해보고 싶다고 삼고초려해주셨다.
  • 지금은 PM으로서 C레벨의 안목을 키우는 중이다. 당장의 프로젝트들과 함께 "회사 운영"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전제로, Bottom에서 사내 시스템과 협업 문화를 만들고 Top에서의 사업 및 회사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

 

첫 팀, 첫 팀원

  • 최근 내 팀도 생겼고, 부사수도 생겼다. 조직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끈 경험은 많지만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인 리더 직책을 맡게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 책임감이 무거우면서도 팀원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더 솔선수범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나도 성장하고 있다는 실감이 든다.
  • 올해는 미친 듯이 일했다. 회사에 필요한 기틀을 빨리 잡아야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올해까는 조금 풀악셀, 내년부터는 장기 플랜에 집중하면서 여유를 가져보는게 목표다.

 

결국은 사람

  • 물류 자동화 업계에 들어온 것도, 일을 풀어가는 것도 전부 사람 덕분이었다.
  • 24년 로봇 회사 면접에서 탈락했을때, 심사 과정에 계셨던 분이 시간이 지나 다른 포지션을 제안해 주셨고 다시 전형을 진행했다. 그렇게 합류하여 1년간 경험을 쌓고 네트워킹하며 현재 회사 대표님을 비롯한 업계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
  •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의사결정권자뿐 아니라 현장 작업자분들과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게 문제를 푸는 힘이 되었다.
  • 무엇보다, 굴곡 속에서도 곁에 있어준 친구들과 동료들이 있었다. 늘 고마운 존재들. (이 링크를 직접 받았다면 당신이 그 중 한 명 ㅎㅎ 입니다 감사합니다.)

 

왜 고생하냐고?

  • 과정이 즐겁다. 금전적 보상은 알아서 따라올거라 생각하기에 당장은 중요치 않다. 물류의 미래에서 특정 역할을 해낸다는 것 자체가 가치 있다.
  • 현재 회사에서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진짜 여기서는 뭐라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어서다.
  • 설령 또 망해도 괜찮다. 무한게임 속에서 굴곡은 당연하고, 나를 응원해주며 함께할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이제 안다.
  • 서른 전까지만 고생하고... 망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는 큰 기업 어디든 하나 정도는 갈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직 살아있다 😅

 

3. 투자 / 자산 형성

방어와 성장의 균형

  • 슬슬 돈을 쓰는 것보다 모으는 게 즐거워졌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걸 보며, 지속적으로 자산을 불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다.
  • 19년부터 시작했던 사회생활에서 코인판에서 많이 잃어봤고, 주식도 수업료를 냈다. 당시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관한 시야도, 판단력도 부족했다.
  • 이제는 경험도 쌓이고 각 산업과 흐름 보는 시야가 조금은 생겼다. 손실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조금씩 늘려가는게 올바른 방향성같다.

 

크게 바라보다

  • 주식은 거시적인 흐름을 보려 하고, 부동산 경매도 조금 알아보는중이다. (현재 거주중인 오피스텔에 전세사기 매물이 많길래 알아보다가 관심이 생겼다. 현재 집 주인분도 경매 법인을 운영하시는 분이여서 많이 배워보려한다.)
  •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며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처할까', '국내 경제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 생각이 많아졌다.
  • 또 한편으로는 회사의 첫 미국 매출을 만들어내는 게 나라는 점이... 뿌듯하면서도 걱정되는 무한의 굴레이다. (그래도 내가 달러 벌어오니까... 🍺)

 

4. 아스날 

사진은 한 장이지만 수많은 스토리가 담겨있다.
사진은 한 장이지만 수많은 스토리가 담겨있다.

"축구는 오직 사람들을 꿈꾸게 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이다." 

- 전 아스날 감독, 아르센 벵거
  • 일단 오랜만에 4.스날 해보고싶었다.
  • 아스날을 보며 나도 꿈을 꾼다. 10년 넘게 응원해 온 팀. 요즘 진짜 잘해서 기쁘다. 위태한 1등이지만, 3년 연속 2등을 차지할때도 누군가는 우승을 못했다며 비판했지만 나는 너무 행복했다.
  • 아르테타라는 감독이 본인만의 문법으로 선수단에게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이 요구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테토남 말고 테타남) 영감과 동기를 주는 리더이기에 그를 보고 많이 배우려한다.
  • 스타트업도 축구팀과 비슷하다고 느낀다. 인재 영입, 역할 설정, 전술과 전략 등.

 

축구만 잘해도 되는데 왜 잘생기기까지...
축구만 잘해도 되는데 왜 잘생기기까지...

데클란을 사랑하는 이유 

  • 특히 선수중에는 데클란 라이스를 정말 사랑한다. 내 유니폼에는 전부 라이스 등번호 41번이 박혀있고, 이전 회사에서는 닉네임을 '데클란'으로 쓸 정도였다. (당시 팀원들은 내가 축구 유니폼 안 입고 출근하는 걸 더 이상하게 여겼다.)
  • 그가 경기장에서 헌신하는 모습, 남들보다 솔선수범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 모습이 내가 본받고 싶은 모습이다. 팀의 엔진으로서 조용히 묵묵히 1.5인분 이상 해내는 멀티 플레이어.
  • 나도 앞으로 속한 조직에서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이 생긴다면, 그 회사에서 '데클란 라이스'처럼 활동하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되니까, 팀이 장기적으로 그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90분을 위한 헌신

  • 선수들은 경기장 위의 90분을 위해 경기중에는 물론, 그 전후에도 수많은 훈련과 자기관리를 반복하며 '승리' 라는 목표를 위해 헌신한다.
  • 나도 나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려 한다. 운동 또한 아스날에서 노력중인 선수단을 떠올리며 러닝, 수영 등 스스로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하고 있다.
  • 요즘 다양한 생각도 많고 머리가 복잡하지만, 내가 입고 있는 아스날 옷과 데클란의 등번호를 보며 나 스스로를 그들에게 대입하여 정진한다.

 

 

그래서 26년은?

25년을 회고하면서 느낀 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결국 돌고 돌아 방향성만 있으면 어떻게든 흘러간다는 점이다.

 

26년에는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 모르겠다. 근데 그게 또 재밌는 것 같다.

앞으로도 화이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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