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특집] 스웨덴 한국영화제 방문기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영평🏃🏻‍♀️입니다. 여러분은 이화여자대학교의 ECC건물 내 위치한 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아트하우스 모모는 영화사 백두대간에서 운영하는 독립/예술영화 위주 영화관으로, 각 대사관/문화원등과 협력하여 아랍영화제/스웨덴영화제 등을 개최하기도 합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먼길을 온 영화 중 국내 미개봉작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몇년째 관객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올해도 한번 제 10회 스웨덴 한국영화제에 다녀와보았습니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은 있는 이화여대 ECC 건물 전경입니다.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지은 건물으로 상당히 멋진 외관을 자랑합니다. 이화여대 캠퍼스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서울 명소로 유명합니다. 오죽 관광객이 많았으면, "여기부터는 강의실이니 관광객은 출입 삼가주세요" 등의 문구가 곳곳에 붙어있었는데...코로나 때문에 등교한 학생들도 없고, 관광객도 없고...쓸쓸합니다. 😢

아무튼 처음 가시는 분은 이 넓은 건물에서 헤메실 수도 있을텐데요, ECC 3번출입구로 들어가서 발열체크 후 왼쪽으로 직진하면 아트하우스 모모가 보입니다.

상영시간표가 크게 프린트 되어있습니다. 저는 게스트토크가 있는 <나의 아빠 마리안>을 예매해보았습니다.

티켓은 놀랍게도 단돈 천원입니다!(몹시 기뻐하는 개미🐜) 사실 예전에는 선착순으로 무료 배분 하는 방식이었는데, 몇년 전부터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제 발전 기금으로 천원정도의 표값은 기쁜 마음으로 지불하도록 합니다. <나의 아빠 마리안>, 메인스틸에서 어떤 영화인지 짐작이 가실까요? 영화에 대해서는 뒤에서 조금 더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매표소가 굉장히 휑하네요. 😢 꼭 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이 없더라도, 매표소 앞 라운지는 이대생들이 식사를 하거나 과제 등을 하는 공간이기도 했는데, 코로나로 모든 테이블을 철수했습니다. 😭

포토존도 있습니다. 관종처럼 혼자 플래시 터뜨리면서 레드카펫 온척 해볼까하다가 용기가 없어 접었습니다.

영화제 카달로그 뿐만 아니라 스웨덴에 관한 책자도 몇가지 있어서 읽어보았습니다. 이렇게 생긴책자가 재미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참 재미있어요. 우리 팝콘레터처럼...^^

우선 스웨덴에도 '사미족'이라는 원주민이 있다는 것과 이 원주민에 대한 영화로 '사미 블러드'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에 대해 배웠습니다. 또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간단한 스웨덴어 몇가지도 배워봅니다. 스웨덴 영화 보면 고맙다는 자막이 나올때 맨날 탁!탁!이러던데 역시 고맙다는 뜻이었군요. 오늘도 읽어주시는 구독자님께 탁!

코로나 자가 문진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상영관에 입장했습니다. 역시나 좌석은 띄어앉기입니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좌석수가 반토막난 관계로, 인기 작품의 경우 티켓팅이 더 치열할수도 있을 듯 하네요.

영화 상영 종료 이후에는 직접 내한하지못한 모르텐 클렝베리 감독님과 씨네21 이화정 기자님의 사전 녹화 게스트 토크가 연달아 재생되었습니다. 비록 생중계가 아니긴 하지만, 제가 궁금했던 점들을 기자님께서 대신 질문을 해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나의 아버지, 안 크리스틴> 이라는 소설이라는 점을 알게되었고, 감독님의 여러가지 연출의도에 대해 들을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직접 오시면 좋겠지만, 화면으로 만나는 감독님도 반갑습니다. 이렇게라도 GV가 있는것에 감사합니다. 탁~!

영화에 대해 조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전혀 슬픈 영화가 아니고 오히려 코미디 장르이건만...저는 왜 계속 눈물이 났을까요? 😂

영화의 주인공 한나는 오래전 성공을 꿈꾸며 고향마을을 떠났지만, 결국 대도시 스톡홀름에서 좌절을 겪고 시골로 돌아오게 됩니다. 안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고향 친구들은 도시에서 자리도 못잡고, 그 나이에 남편도 없고 아이도 없는 한나의 인생이 참 딱하다는 듯이 이야기하고, 부모님과 사는 오빠도 속을 긁어놓습니다. 되는일이 없지만 작은 언론사에 취직해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갑자기 아빠가 자신의 진짜 이름은 라세가 아닌 마리안이라며 고백합니다. 한나는 머리로는 아빠를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가슴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은 다 거짓이었다고 느껴지며 엄청난 혼란을 겪는 한나. 그녀는 과연 마리안과 친해질 수 있을까요?

전반적인 영화의 톤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시에 아프고 저릿합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 각각의 입장이 이해가 되어 안타깝고 또 안간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것을 알기에 따뜻합니다.

모르텐 클렝베리 감독은 성인이 된 자식과 부모가 어떤 패턴에 고착화되어 있을때, 가장 큰 지지자였던 그들이 가장 무서운 적대자로 돌변할 수도 있으며, 그런 관계를 지켜보는것이 흥미로웠다고 합니다. (게스트 토크에서 열심히 줍줍해서 폭풍 메모한 내용) 아, 그리고 클렝베리 감독은 사실 배우 출신으로, 극중 한나가 취직한 언론사의 카메라맨 역할로도 출연을 하는데, 밉상 연기가 거의 세계 최고입니다. 심지어 캐릭터 이름도 '프롬헬'이에요. 지옥에서 온 카메라맨...🎥😈

끝으로 <나의 아빠 마리안>속 한 구절과 스웨덴 영화제 링크로 이번 특집을 마무리합니다. 제 10회 스웨덴 영화제는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뿐만 아니라, 부산, 광주, 대구, 인천에서도 진행됩니다! 서울러가 아닌 옥수수님도, 기회가 되면 꼭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