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집배원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구독자
📮 문장집배원, 김효선(써니) 입니다.
혹시 그런 적 있으신가요?
다 본 줄 알았다고 생각했던 드라마가 사실 마지막 회만 남아 있다거나,
책장에 꽂힌 책들 중에는 마지막 몇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것들이 더 많다거나요.
괜히 엔딩을 알고 나면, 그 이야기가 정말 끝나버릴 것 같아서
일부러 멈춰 둔 순간들이 떠오르기도 해요.
때로는 관계도 그렇지 않으신가요?
다 안다고 믿었던 사람을 어느 날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헤어짐을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와도 마음 한구석이 선뜻 따라가지 못하기도 해요.
끝내지 못한 일들이나 마음들이 그렇게 자꾸 남아 있을 때가 있어요.
그게 미련인지, 여운인지, 그냥 나만의 속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런 미완의 틈새에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끝까지 가지 못한 마음을 그대로 두는 것도, 어쩌면 우리를 지켜주는 방법일지 몰라요.
오늘은 그런 ‘끝까지 가지 못한 마음’에 대한 문장을 소개해 드릴게요.
어쩌면 그 미완의 순간들이 우리를 조금 더 단단하게, 또 솔직하게 만들지도 모르니까요.
💬 끝까지 가지 못한 마음들
- 다 본 드라마보다 거의 다 본 드라마가 더 많은 사람, 소설의 엔딩을 보지 못해서 책갈피 끼워진 책들이 책장에 가득한 이들은 아직 헤어질 준비가 안됐거든요.
- 거의 다 알지만 전부는 여전히 모르고 싶은 그들에게 끝은, 고요한 시간에 아무도 모르게 숨을 고르며 마주하고 싶은 또 하나의 작은 세계일 테니까요.
- 온전함이란 결국, 98의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2에 달려 있는 걸요. 우리는 왜 자꾸만 덩어리진 헛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요.
- 아무래도 저는 제가 바라는 것처럼 특별한 사람은 아닌가 봐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것이 싫지가 않아요. 오히려 묘한 안도를 느껴요.
다 채우지 못해도 괜찮다고, 요즘은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읽다 만 책이 책장에 그대로 꽂혀 있고, 넷플릭스 목록엔 마지막 한두 편을 남긴 드라마가 몇 개씩 쌓여 있고요. 끝까지 봐야지, 끝까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막상 끝을 마주하면 뭔가 정말 다 끝나버릴 것 같아서 괜히 일부러 남겨두게 되더라고요.
사람 사이도 비슷한 것 같아요. 다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아가지 않아도 그냥 그런 관계들이 있잖아요. 어쩌다 멀어졌는데, 뭔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닌 느낌. 그런 틈새가 마음속에 남아 있을 때가 있어요.
예전엔 그 빈틈들이 답답했는데, 지금은 가끔 그런 여백 덕분에 내가 숨 쉬는 것 같기도 해요. 뭐든 다 알아야만, 끝까지 가야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아직 덜 끝낸 이야기들을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오늘은 그냥, 그 빈틈들 그대로 두고 내 마음 한쪽에 남겨둔 이야기들을 천천히 떠올려보려고요. 혹시 여러분도 그런 이야기 하나쯤, 마음속에 남겨두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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