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03] 🍄 구독자 님의 웨딩 음악을 골라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평화로운 한 주 보내고 계신가요? 지난 주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5월은 그래도 쉬는 날이 많아서 부담이 덜한 것 같아요. 저는 최근 즐거운 소식을 하나 들었는데요. 바로 제 동생이 가족에게 결혼 발표를 했답니다. 오래 만나던 연인과 드디어 한 가정을 이루기로 결심을 한 것이죠. 결혼 발표를 하자마자 빠르게 결혼식 날짜도 정하고, 예식장도 정하고, 웨딩사진까지 찍었습니다. 동생이 웨딩사진 촬영 현장 모습을 가족 카톡방에 올렸는데, 왜 이렇게 일사천리인 것인지... 괜시리 서운해 찡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하나 뿐인 동생의 결혼식을 어떻게 축하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어요. 좋은 선물을 주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 더해 결혼식을 더 의미있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답니다. 그러다 저희 PRIIISM이 직접 동생의 결혼식장에 쓰일 음악을 선정해주기로 했어요. 이른바 "웨딩 뮤직 큐레이션 서비스(wedding music curation service)"랍니다. 두 사람만의 스토리를 듣고 참고하여 그에 맞는 상황별 음악을 선정해주는 것이죠. 신랑과 신부의 입장곡, 축가, 행진송, 영상 배경음 등이 될 것 같아요. 더 이상 웨딩곡으로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Marry Me> 쓰지 말자! 이런 취지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웨딩 뮤직으로 활용한다면 좋을 것 같은 음악들을 골라봤어요. 사실 정답이 어디있겠어요? 결혼식 주인공 저마다의 스토리와 취향에 따라 그 어떤 곡이라도 좋죠. <Marry Me>도 좋고 <지금 이 순간>도 좋습니다(아뇨, 사실 안 좋아요...). 당사자들이 행복하다면요! 우리 구독자 님께서 결혼식에 쓰셨던, 그리고 쓰고 싶으신 곡은 무엇인가요? 축가로 받고 싶은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함께 나누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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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IIISM 인스타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해보고자 해요. 저희가 그동안 소개했던 노래들을 이제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팔로우↗︎ 

🍄 Berlin - Take My Breath Away

두 사람이 한 가정이 되기로 한 결혼식. 그 중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순간은 나의 반려자가 버진로드를 지나 나에게 걸어오는 첫 순간일 테다. 그때 이 노래가 결혼식장 전체에 울려퍼진다면 너무나 환상적일 것이다. 바로 1986년에 개봉한 영화 <탑 건(Top Gun)>의 주제가로 유명한 베를린(Berlin)의 <Take My Breath Away>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올드팝은 <탑 건>의 개봉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클래식한 러브송으로 언급되고 있다. 1987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베스트 주제곡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PRIIISM에서 이 곡을 소개하기 위해 조사하던 중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이 곡의 작곡가가 신스팝, 디스코의 황제로 불리는 조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라는 것! 이 할아버지의 미친 침투력은 어디까지인지!

영화 속 <Take My Breath Away>는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과 '찰리(켈리 맥길리스)'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거친 신경전에 이어 격렬한 키스, 그리고 므흣한 장면까지 이어지는 아주 로맨틱한 장면. 상상해보자. 결혼식의 시작과 함께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나는 그 순간. 이 노래와 함께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와 그녀를 바라본다면, 숨도 멎어버리고 마치 세상이 슬로모션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Watching in slow motion as you turn to me and say / My love, take my breath away

🍄 Laufey - Valentine

결혼식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축가일 텐데, 본래의 의미는 이름 그대로 어떤 상황이든 축하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결혼식에서 정말 중요한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다. 아마도 축가의 성패에 따라 결혼식의 분위기가 좌우되기 때문 아닐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축가만큼은 잘 모르는 사람―그가 유명한 가수라고 할지라도―이 아닌 꼭 의미 있는 사람에게 맡겼으면 한다. 예를 들면 신랑, 신부 당사자나 두 사람을 정말 잘 아는 지인에게 말이다. 무슨 노래를 불러줄지 잘 모르겠다면 라우페이(Laufey)의 <Valentine>을 추천한다. 라우페이는 아이슬란드의 싱어송라이터로서 [The Voice 아이슬란드]에서 이름을 알린 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99년생의 젊은 뮤지션이다.

가사가 너무나 사랑스러운데, 겨우 21살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을 귀엽게 표현했다. 라우페이의 허스키하면서도 깊은 목소리가 노래의 매력을 더욱 높여준다. 가사 속 He를 그, 또는 그녀를 위해 He or She로 바꿔 불러보자. 겨우 눈 한 번 깜빡였더니 찾아온 이 사랑, 당신만의 Valentine을 위한 노래를 불러준다면 결혼식의 황홀함이 배가 될 것이다.

🍄 Redbone - Come and Get Your Love

결혼식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 행진곡은 무엇으로 할까? 경건하고 멋지게 팔짱을 끼고 버진로드를 걷는 것도 좋지만 레드본(Redbone)의 <Come and Get Your Love>를 들으면서 신나게 어깨를 들썩이고 춤추며 걸어가보자. 하객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고 함께 춤을 춰도 좋겠다. 마치 스타 로드처럼 말이다.

<Come and Get Your Love>는 제목에서부터 사랑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생에 가장 중요한 약속을 하고 함께 세상으로 나아가는 부부를 위한 축복의 송가이자, 이 결혼식에 참여한 하객들을 위한 행복한 외침이기도 하다. 본격 결혼 권장 노래인것! 당신들도 사랑을 찾으라고, 평생 함께할 반려자를 만나보라고 말이다.

부디 이 노래가 부부가 된 두 사람의 앞으로의 인생에서 서로 때문에 힘든 일이 있을 때 떠오르는 노래가 되길. '그래, 우리 그때 그렇게 행복하게 평생을 약속했지'라며 다시 사랑을 되찾는 연결고리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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