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0] 🍄 이 여름이 가기 전, 꼭 들어야 할 노래 3곡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그 사이에 여름 휴가 많이 떠나셨을 것 같은데요. 저는 지난주 제주에 머물면서 콜리🥦와 함께 제주에서 열린 스테핑스톤페스티벌↗︎ 공연을 '따로' 즐겼습니다. 서로 싸운 건 아니고요(ㅎ). 제가 출장으로 일정이 변동되어 아쉽게도 첫날은 저 혼자, 둘째 날은 콜리🥦 혼자 페스티벌을 즐겼지요. 

스테핑스톤페스티벌에는 제주에서 힙하다는 멋진 분들이 다 모인 것 같았습니다. 함덕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곳에서 노을과 함께 음악을 즐겼습니다. 이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순간을 꽤 오랜 시간 동안 간직할 것 같습니다. 비록 보고 싶었던 Jisokuryclub, CHS 등은 아쉽게도 제 일정 때문에 볼 수 없었지만, 이 축제의 순간에 저도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죠. 스테핑스톤페스티벌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20년이 되었다고합니다. 우리 구독자 님도 관심 가져보시고 내년에는 꼭 참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무료랍니다!)

오늘도 요즘 가장 즐겨듣는 노래들로 가져왔습니다. 고르고 보니 지금 같은 늦여름과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더라고요. 여름이 가기 전, 이 노래들을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PRIIISM과 함께 구독자 님의 음악 취향이 좀 더 다양해지고 즐거워지길 소망하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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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S - One Summer Day (feat. mei ehara)

그런 노래가 있다. 전주만 들어도 마음이 결정되어 버리는. 그래서 과감하게 올해의 노래로 선정했다. 22년 선과영의 <해가 지고 바람 불면>, 23년 뉴진스의 <Ditto>에 이어 24년은 CHS의 <One Summer Day>다. 전 세계에서 여름을 가장 잘 노래하는 밴드 CHS는 그들 답게 여름이 가장 뜨겁게 기운을 뿜는 이번 8월에 [열야양성(熱夜陽星)]이라는 이름의 앨범을 냈다.

오늘 소개하는 수록곡 <One Summer Day>의 감상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첫 도입부의 부드러운 전주와 뒤이어 이어지는 mei ehara↗︎의 편안한 보컬, 그리고 마지막으로 CHS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사이키델릭한 기타 독주다. 너무나도 조화로운 이 구성은 CHS 만의 장인정신이 느껴질 정도다. 

뮤직비디오도 여름답다. 평범한 회사원 역할로 분한 배우 박지환이 모래내 극락↗︎을 지나치다 우연히 길에서 주운 오렌지를 깨물며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오렌지 한입에 왠지 모르게 그리운 여름의 기억을 경험하게 되는 구성이다. 박지환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과 CHS의 연주가 어우러져 목가적이고 영화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팔칠댄스 - Youth Heritage

이런 이야기의 노래를 좋아한다. 지고지순하다 못해 마치 병에 걸린 것처럼 누군가를 향한 곧고 곧은 마음을 담은 노래를. 순애보인지 집착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노래들을 때마다 마음에 울컥하는 무언가가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가끔씩 남몰래 새어 나오는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도 7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페기 카터를 향한 한결같은 사랑↗︎ 때문이었다. 중학생 시절 단테의 신곡을 읽고, 너무나 어려운 신앙적 비유와 문학적 가치가 아닌 베아트리체를 향한 단테의 끝없는 사랑↗︎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팔칠댄스(87dance)의 <Youth Heritage> 속 가사가 내 마음을 후벼판다. 먼지 쌓인 내 어깨는 녹슬어도 / 여전히 팔 벌리고 널 위해 존재할게 / 난 너의 어제 속에서 / 희미해진다 해도 / 우연히 날 찾고 / 익숙한 곳에서 / 마주칠 거야 / 다시사랑할거야  부디 이 느낌과 감상을 오래오래 늙어서까지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나를 언제나 청춘에 머물게 하는 청춘의 유산(Youth Heritage)일 것이다.

🍄 babychair - Dear

오늘 소개하는 노래 세 곡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면, 당신의 느낌이 맞다. 세 곡 모두 이 여름의 끝자락, 타오르는 더위의 일상에서 발견하고 마음에 담은 곡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한 공간에서 우연히 이들 babychair의 노래를 알게 되었다. 놀란 것은 이들이 말레이시아 출신의 밴드라는 것. babychair는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3인조 밴드다.

드림팝 장르를 주로 구사하는데, 보컬의 목소리나 스타일이 비치하우스(Beach House)와 많이 닮았다. 유튜브도 그걸 아는지, babychair 음악 다음으로 비치하우스 음악을 틀어주더라. 오늘 소개하는 <Dear>는 드립팜과 슈게이즈(shoegaze) 장르를 구사하는 이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마지막 전성기를 구사하던 홍콩 영화 같기도 하다. 뭔가 센치한 여름밤과 무척 잘 어울리는 노래니, 감상에 젖고 싶은 날 꼭 한번 들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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