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73] 🍄 신에게는 아직 추천할 곡이 많이 남았사옵니다.

힘찬 목요일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로이🍄입니다. 최근에 알게 된 정보인데, "안녕하세요"라는 표현이 일제강점기 시대에 주로 쓰이다 이후 우리 교과서에 수록되며 오늘날 우리의 인사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안녕하지 못했 시기에 서로의 평안과 평안을 물어야만 했던 역사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만약 혹시라도 구독자 님의 현재의 삶에 평안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부디 안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저희 PRIIISM은 음악을 소개할 때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소개하진 않습니다. 그저 요즘 즐겨 듣고 꼭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 곡을 자연스럽게 소개하지요. 그러다보니 가끔씩 지난 호에 소개했던 뮤지션들을 한 번 더 소개할 때도 있고, 숑🌻, 콜리🥦, 로이🍄가 각자 소개한 노래들에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확 끌리게 된 입맛이 때로는 조금 더 오래 지속되기도 하니까요. 

네, 지금까지 앞으로 소개할 뮤지션에 대한 변명이었고요. 요즘 계속 같은 뮤지션의 음악을 듣다보니 제가 최근에 언급한 뮤지션들과 겹칩니다. 그래도 곡이 너무 좋은걸요? 여러분에게 해당 뮤지션(....이동진?)에 대해 한 걸음 더 깊게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음악 추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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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sokuryClub - She's not straight

지소쿠리클럽(JisokuryClub)은 뜨거웠던 지난 여름을 함께 보내준 든든한 동반자였다. 비록 이들의 공연을 보겠다는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륙과 섬을 오가던 출장길에서부터 꽉 막힌 도심을 뚫고 출퇴근하던 거리와 갑작스러운 한밤의 드라이브까지 여름의 모든 순간에 이들의 노래를 들었다. 계속해서 찾게 되는 맛있는 간식 같은 그런 노래들이다. 그런 이들이 여름의 끝자락에 새로운 노래를 발표했다. 여름이 가시는 그 순간까지 새로운 노래라니. 제대로 된 호스피탈리티다. 

지난 일요일에 발표된 지소쿠리클럽의 따끈따끈한 신곡 <She’s not straight>는 그들다운 편안하고 칠한 사운드에 재미있는 가사가 귀여운 노래다. 제목에서부터 뭔가 예상이 갔는데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이던 철벽 개그 코드를 가사로 만든 것 같다. “XX일 시간 되세요?” “저 그날 약속 있어요" “6개월 뒤인데 벌써요?” / “영화 XX 보실래요?” “저 그 영화 봤어요" “아직 개봉 안 했는데요…” / “저 XX님 좋아해요” “죄송해요, 저 사실 게이예요" 지소쿠리클럽 덕분에 여름이 행복했던 나와는 달리, 노래 속 화자는 꽤 답답한 여름을 보냈나 보다. 그저 무심하게 지나간 여름, 아니 그녀만을 탓하고 있으니.

🍄 OUR AGE - Now (Just another day)

이지리스닝이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시대. 이런 때일수록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외길 인생 아티스트들은 그 자체로 존귀하다. 2021년에 결성된 아워에이지(Our Age)는 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을 주된 장르로 활동하는 밴드다. 이제는 뭔가 한 세대가 지난 것 같은 음울하고 비관적인 사운드가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흘러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우연히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오랜만에 그 시절 음악을 좋아했던 과거의 나를 발견했다.

아워에이지는 꽤 준비성이 철저했다. 데뷔부터 6곡이나 담긴 EP [WE]를 준비해 선보였다. Our Age라는 밴드명 답게 'We live in our age'라는 메시지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기 위한 노래를 담았다고 한다. 인트로 역할을 하는 <Live in>도 99년도 세기말 그 어느 때 쯤인 것 같아 반갑다.  어딘가 라디오헤드 향기가 많이 풍기지만 그래도 어떠한가, 이런 음악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WE] 수록곡 중에서 한 곡 <Now (Just another day)>를 추천한다.

🍄 팔칠댄스 - 드림서비스

언론에서는 역대급으로 가장 더운 9월, 최초의 9월 폭염특보 등의 수식어로 지구온난화를 이야기한다.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 우려스러우면서 아침 저녁으로 공기의 내음이 달라진 것도 동시에 느낀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바로 요즘 같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를 말하는데, 이 소중한 시간이 점점 줄어들까 걱정이다. 이 시기가 좋은 이유는 이 때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노래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여름과 가을 사이를 닮은 노래들이다. 

지난 호에도 소개했던 팔칠댄스(87dance)를 한 번 더 소개한다. 2023년 발매한 정규 1집 앨범 [COLOR PAPER HOTEL]의 수록곡 <드림서비스>다. 색종이호텔이라는 앨범 제목과 커버가 왠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드림서비스>는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팔칠댄스의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다. 다정하고 섬세한 가사에 레트로한 사운드는 제목처럼 꿈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곡 후반부의 코러스가 낭만을 더하는데, 라이브 공연 때 팬들이 직접 부른 코러스를 녹음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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