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3] 🍄 구독자님, 메리 크리스마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로이🍄입니다. 안온한 12월 보내고 계시나요?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월드컵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시간이 흘러 월드컵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시 선수의 라스트 댄스(Last Dance)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아주 흐뭇했답니다. 메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월드컵 우승 세레머니 게시물은 무려 7천만 '좋아요'를 받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단일 게시물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메시 선수에겐 말 그대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순간이네요.

월드컵 종료와 함께 연말이 불쑥 다가왔습니다. 이번 주말은 크리스마스네요. 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지만, 함박눈은 조금 일찍 내렸고 기상예보에 따르면 이번 크리스마스는 전국이 맑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제서야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보려고 하는데요. 원래라면 12월 1일이 되자마자 크리스마스 음악을 틀고, 어드밴트 캘린더를 사서 스물넷 밤을 기다리곤 했는데, 올해는 전혀 그럴 여유가 없었답니다. 

이렇게 그냥 지나가기가 너무 아쉬워서 오늘은 아주 본격 크리스마스 노래들을 가지고 왔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 노래들을 소개한다면 뭔가 ‘하수'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음악 듣는 것에 고수, 하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즐겁게 듣고 흥얼거리고 기분이 좋아지면 그만이지요. 사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특집(다시보기)으로 캐럴 아닌 노래를 소개하면서도 아쉬웠답니다. 이번 주말 PRIIISM을 통해 추천드린 크리스마스 음악 중 하나라도 구독자님의 기분 좋고 설레는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되었으면 좋겠어요.

📧 추신1, PRIIISM이 한국경제매거진 한경잡앤조이에 "2022년 올해의 앨범"을 소개했습니다. 저희 필진들이 뽑은 2022년의 앨범이 궁금하시다면 한번 확인해보세요!

📧 추신2, PRIIISM 뉴스레터는 상단의 '🌏웹에서 보기' 버튼을 누르면 보다 쾌적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 Jimmy Fallon & Ariana Grande & Megan Thee Stallion) - It Was A…(Masked Christmas) 

작년 크리스마스 때 꼭 소개하고 싶었다. 1년이나 지나서야 다시 소개하지만, 아마도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지 모르겠으나 혹시나 듣지 못했던 분이시라면 한번 꼭 들어보시라. 미국의 남바완 토크쇼 진행자이자 코미디언인 지미 팰런(Jimmy Fallon)과 수식어가 필요 없는 아티스트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그리고 메간 디 스탈리언(Megan Thee Stallion)이 모여 코믹한 캐럴 송을 발매했다. 유튜브의 댓글에 따르면, 유재석과 아이유와 제시의 만남이라 했던가. 

일단 뮤직비디오는 다시 봐도 재미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재미있는 건 세련된 멜로디에 지미 팰런과 아리아나 그란데의 가창력이다. 지미 팰런이 이렇게 노래를 잘 하는지 몰랐다. 미국 토크쇼 선호도를 따지자면 코난 오브라이언이 가장 내 스타일이었기에 지미 팰런은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미 수준급의 가창력으로 유명했다. 아리아나 그란데와의 하모니와 바이브레이션이 일품이다. 

한편 시대를 관통하는 가사가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겨우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마스크를 절대로 벗으면 안 되는 환경이었고 여전히 PCR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 진료소에서 줄을 서곤 했다. 백신 접종 확인서가 기입된 앱을 늘 스마트폰에 넣고 다녔다. 이제는 코로나19라는 표현도 잘 보이지 않는다. 실외 마스크는 의무는 사라졌고 정부는 내년 1월 즈음으로 실내 마스크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어제 약속이 있어 정말 오랜만에 명동을 다녀왔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길었던 팬데믹의 끝이다.

🍄 Sam Ock - Who Would've Thought (feat. Hanbyul)

봄에는 벚꽃 연금이 있다면, 겨울에는 캐럴 연금이 있다. 잘 아시다시피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나 앞서 소개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Santa Tell Me> 같은 노래들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이니까 아마 그 연금액은 어마어마하겠지. 얼마나 많이 활용되었는지 오히려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이 노래들을 틀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또 이 노래야?”하는 일종의 클리셰 같은 반응 때문일까?

나에게도 크리스마스만 되면 반복해서 듣는 클리셰 같은 음악이 있다. 바로 샘 옥(Sam Ock)의 크리스마스 앨범 [Wintery]다. 9곡으로 정성스럽게 꽉꽉 채워진 이 크리스마스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왔고 성탄절이 되었고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간다는 것이 느껴진다. 특히, 4~5년 간 반복해서 듣다 보니 이 앨범을 들었던 매 겨울의 추억이 떠오르게 되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기억나는 것보다 잊혀지는 것이 많아지는 아쉬움에서 그나마 이 앨범이 지난 추억들을 꿰어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

타이틀곡인 <Winter Has Come>도 좋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완벽하게 담긴 <Season’s Taste>도 좋지만, 가장 베스트는 <Who Would've Thought>다. 크리스마스의 본연의 의미가 잘 담긴 노래다. 신앙심이 없더라도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해 따뜻한 기분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혹시 소중한 사람들과 홈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면, 감성이 필요할 때 샘 옥의 앨범을 틀어보자. 몽글몽글 크리스마스의 행복이 피어날 것이다. 

🍄 뉴진스 - Ditto

이쯤되면 둘 중 하나다. 팬심이거나 돈을 받았거나. 크리스마스 음악 특집에 뉴진스 음악이라니 의아하실 수도 있겠다. 그런데 <Ditto>는 다른 분위기에서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과 너무 잘 어울린다. 애틋하고 아쉽고 뭔가 서운하기까지 하는 분위기의 크리스마스다. 무언가 떠나보내는 기분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가는 것에 대한 섭섭함 때문인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성탄 예배를 마치고 나면 헛헛한 마음이 들 테다. 그리고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엿새 정도 남은 2022년이니까. 어느 순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보다 한 해를 떠나보내는 서운함이 더 크다면 그건 더 나이를 먹었다는 뜻이겠다.

<Ditto> 뮤직비디오도 그러하다. 친구보다 더 소중했던 그래서 친구들마저도 조금은 기이하게 봤던 어린 시절 추억과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아이돌을 떠나보내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들처럼 똑같은 삶을 살고, 일을 하며, 관계를 맺으며 세상을 살아간다. 아이돌, 장난감, 만화책, 게임기, 그리고 크리스마스까지 이제는 점점 하나둘씩 추억 보관함에 넣고 있는데, 그게 참 아쉽고 섭섭하다. 여러분도 그러한가요? 저도 그렇습니다. Di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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