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문에(혹은 ~이므로) 이 포지션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지원했습니다."
이력서에서 흔히 보는 문구입니다. 인터뷰에서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죠. 하지만 막상 들어보고 같이 일을 해보면 할 줄 모르는 때가 흔합니다.
대체 이런 상황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그들은 거짓말을 한 걸까요?
언젠가 이력서를 받았는데 마침 퇴사한 직장 중 한 곳이 아는 곳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거짓 이력 투성이었죠. 레퍼런스 체크 윤리라는 게 있지만 알음알음 비공식적 루트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 중엔 허위 이력과 부풀림을 자주 발견하게 될 때다 많이 있어요.
오랜 시간 많은 이력서와 인터뷰를 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일반화 해 잘 봐야겠다는 것들이 몇 개 생겼는데요. 그 중 하나가 잘할 수 있다, 해봤다를 어떻게 잘 봐야 하는가입니다.
정확히 해봤다의 기준이 현저히 낮은 경우, 잘할 수 있다와 잘 안다가 내가 관심있고 해보고 싶어 공부했다거나 시켜주면 잘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는 거요.
가장 빈번히 본 장면을 예를 들면 이런 거에요.
웹, 그래픽 디자이너인데 UX라는 직군이 각광받으며 너도나도 UX 라고 하는 겁니다. PO란 직군도 마찬가지이죠. HRBP라는 말이 흔해지면서 HRBP라 하기도 합니다. Dev.ops란 말도 그렇습니다.
막상 이 직무들은 국내에 도입된 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실리콘밸리에서 말하는 수준으로 잘 운영되는 곳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한때 프로덕트 오너라는 책이 유행하며 너도나도 PO라는 직군으로 직무나 직책명이 변경되었습니다. 막상 기존의 PM이나 기획자, 리더와 큰 차이 없는 일을 하면서도요.
이런 유행 속에서 인터뷰 현장에서는 CS가 아니라 CX, UI가 아니라 UX, 기획자가 아니라 PO나 PM, 개발자가 아닌 Ops란 말로 자신을 어필하는 분들을 너무나 자주 봅니다.
그런 개념과 희망조차 갖지 않는 분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 의지와 기대로만 봐야지 그 자체를 능력이고 경험이며 역량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일을 해내는 데에는 실제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영역적 지식, 경험, 이를 바탕으로 응용하고 방법론을 고민해 적용가능한 역량, 하고 싶단 열망, 어떻게든 해내겠단 의지, 그리고 잘 몰라도 궁금해하고 길을 찾아내기 위해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해서 이해하고 알아내는 머리가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이것들이 모두 갖춰져 조화롭게 맞물려 우상향 하면 가장 아름답겠지만 의욕이 실력보다 한참 앞설 때, 열망이 의지보다 앞설 때, 혹은 의지가 열망보다 훨씬 뒤떨어질 때, 실력이 열망보다 못미칠 때 등으로 불균형 상태가 더 많습니다. 스스로도 타인도 착각하고 믿고 싶은 걸 믿으면서요.
이런 예들과 그 오해로 인한 본인과 조직의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여러분은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경험을 살짝 나눠 주시면 더 재미있을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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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슬기
책 많이 산다고 현명해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임자,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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